오랫만에 남편이 집에 머물다.
언제부터인가 집에 머무는 남편이 있는 날은 무지 힘들다고 느껴진다.
19년을 오롯이 눈을 뜨나 잠을 자나 밥을 먹으나 내 근방에서 있었는데
취직을 한 후엔 일욜도 집에 있으면 웬지 부담이 간다.
그래서 토요일만 되면 으례 묻는 말
" 낼 출근해"
"응"
'와~~~~ 짠'
출근한다고 하면 무진장 좋아진다.
욕심인가,게으럼인가?
아침도 8시경 되니 밥달라고 소리친다.
"밥 줘. 배 고파. 나 배고푸모 몬 참것다.
맞다 일하는 사람은 아침을 잘 챙겨 묵어야 한다."
"하기 싫어 진짜 일욜 아침엔 우리 한끼 정도는 건너 뛰모 안되나?"
"그라지말고 나 밥 묵고 도서관에 가께?"
이렇게해서 주방으로 내 몰렸다.
콩나물국, 노루고기 두루치기, 동치미, 갈치젓, 청어구이, 두부구이,갓김치
마늘데쳐무친 것 줄줄이 놓고 아침상을 차렸다.
"역시 우리각시야. 우리 각시가 채려 주는 밥맛이 최고아이가."
아이들을 위해 고메도 삶고,
셋째랑 도서관에 간다고 하니 점심 값도 챙겨 주고
셋째는 내년에 고등학교를 서울로 진학하겠다고 하니 특히 영어공부에
신경을 더 쓰야 할 것인데 영 내 맘 같지를 않다.
오늘 아빠랑 도서관에 가면 아빠가 많이 도와 줄 것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남편의 영어 실력은 굉장하다.
영어로 칼럼을 쓰니 게다가 대학 다닐 땐 '타임반'을 해서 그 유명한' 타임지'의 표지에
얼굴이 실린 적도 있다.
'거제외국어학원'을 할 때도 '타임반을 운영하여 지역에서 영어공부를 하고 싶은
영어에 관심을 가진 모든사람들과 타임지로 공부를 봐 주기도 했다.
7년 정도 하였나???
지금도 밤늦게까지 영어공부에 매달린다.
그뿐인가?
문학, 사회, 역사 모든 분야에서 대단한 실력을 소유한 사람이다.
친구들은 내 신랑의 지식을 이리 말한다.
'너무 앞선 사람이야. 하지만 돈은 안 되고?'
맞다.
많이 앞서 가고 있는 사람 나는 많이 부족한 사람
야망이 대단한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의 옆에 사는 내자.
나는 무엇으로 내 부족함을 채울까???
항상 고민하게 만드는 사람
너무 높은 나무그늘아래서 올려다 보는 사람 , 그 올려다 보는 사람이 바로 나다.
나, 그 동안 나의계발에 좀 소홀했다는 자책감이 뒤따른다
나도 꿈이 있어요... 그러나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꿈을 향해 한발한발 노력하는 나로 살렵니다.
언젠가 그 꿈은 이루어지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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