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우울한 날

이바구아지매 2007. 2. 2. 15:04

 

괜히 짜증이 난다.

 

요즘더러 가나는 10초도 안 떨어져 있으라쿠고...

 

멀리서 들려 오는 소리들 울친구 누구네 큰애는  어느대학 무슨과에 당당히 붙었다쿠고...

 

어젠  실에서 우연히 큰 딸 초등학교 동창녀석엄마도   십년만에 만났나?

 

"아이구 지은엄마?"

 

" 어 경률이엄마?"

 

"얼마만이에요?"

 

"십년만이오?"

 

"경률이는 어느 대학에 다녀요 ...?"

 

"부산대학요."

 

"지은이는요?"

 

"하하하 부산여대?"

 

오랫만에 만나서 묻는 근황이란게 이런식이었다.

 

아이들로 인한 만남이었으니  이럴 수 밖에

 

친구 경순이는 큰아들이 서울대학, 작은 딸은 한국외대

 

삼수네  큰딸은 서울대 법대, 작은 딸은 대원외고

 

원춘이 아들은 카이스트 명옥이 아들은 미국스탠퍼드대학에...

 

입시철만 되면 마음이 심란해진다.

 

내 아이들을 돌아본다.

 

일류대학이 인생의 전부를 결정하는 건 아니라고

 

마음을 다스려보려 애쓰지만 괜히 컴앞에 앉아서 '싸이질'을 한다고 셋째에게

 

또 버럭 화를 냈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지은이가 서울에 뮤지컬 보러 혜윤이랑 가겠다고 연락이 왔다.

 

보내 줄 수 있는 문제다. 편하게  그러나 대뜸 화를 냈다.

 

토익시험은 언제 치냐, 영어공부는 밤낮으로 하느냐, 돈은 아껴쓰느냐?

 

결국 가라고 허락할거면서 엉뚱한 짜증을 내곤 서로가 기분이 나빠졌다.

 

시기가 그렇다. 우리 딸들이 남보다 잘하리란 기대감에 사로 잡혀 있었던 것 아닐까?

 

내가 요즘 스트레스를 받는 결정적인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다.

 

자신의 계발을 너무 안이하게 했다는 자책감이 들어서이다.

 

친구들을 돌아보면 야무지게 자기계발을 해서 즐겁게 사는 것 같다.

 

나? 나?나?  그 동안 뭐했느냐고?

 

몇번인가 말했지만 나를 위해 노력하지 못하고 남편, 자식...

 

그러니까 우리어머니들 세대처럼 그렇게 살아왔다.

 

좋은 말로 희생? 지금의 나를 돌아보니 꼭 그런 꼴이다.

 

핑계요 자기변명으로 스스로에게 화가 나는 것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내가 가장 멋지게 살았다고?

 

이유는 간단하다.

 

남편 뒷바라지... 아직도 그런 사람이 있나?  바보아냐?

 

다복한자식들... 다섯이나 낳았으니 안타까워  위로의 말을 던지는 수 밖에

 

이제 겨우 직장생활 3년차인 늦깍이 남편 ...

 

휴 오늘 아무도 몰래 한숨을 쉰다.

 

울신랑은  이런 내맘을 알까?

 

하긴 자기도 맘속으로 짜증이 날지도 모른다.

 

그래도 웃어야지 어쩔거야 늦다고 생각한 그 때가 가장 빠르다고 했으니...

 

내년이면   수험생이 둘씩이나 버티고 있다.

 

  당당하게 원하는 대학과 고등학교에

 

진학했으면 얼마나 좋을까?

 

늘상 삼촌들 그늘에서 묻혀 숨죽이며  사는 우리 일수는   없다.

 

그래 일어서자. 자극을 멀리서 받을 게 아니다.

 

내 가족중에도 휼륭한  사람이 있잖은가.

 

세계적인  과학자가 있다고?

 

얼마나 열심인가

 

여전히 새벽까지 공부하고 연구하는 아이들삼촌 ...

 

그래  우리 다시 주먹 불끈 쥐고  일어서야지

 

우리가족들   열심히 최선을 다하자.

 

화이팅~~~ 그리고 웃자   하하하 우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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