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색다른 추억

이바구아지매 2007. 1. 30. 16:03

 

 

바람이 힘겨루기를 한다.

 

바닷바람, 산바람, 골바람이...

 

방안에서 방네귀퉁이만 살펴 본다.

 

이런 날은 구석의 먼지도 정겹다. 뭉치도깨비이니깐...

 

 

아이들이 곁에서 놀고 있다.

 

저희끼리 노는 모습을 보며 컴앞에 앉았다.

 

지난 밤 꿈에 본 외사촌 이야기를 해 볼까 싶다.

 

일본 동경에 살고 있는 나랑 동갑인 두아들의 아빠!!!

 

 

손  영 신

 

왜 내 꿈에 보였을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걸까?

 

못만난지도 십년은 넘었다.

 

결혼 후엔 다 각자의 삶으로 바쁨에 쫒기어서 잊고 지냈다.

 

무심하다고 나타났을까?

 

예전처럼 환한 모습으로 흰색 와이셔츠를 입고 웃는 모습으로

 

내 앞에 섰다.

 

오랫만이라고 내 손을 꼬옥 잡아 주었다.

 

벌떡 일어나 앉았다.

 

 

 

꿈이었구나.

 

영신이는 지금 두아들과 살고 있는데 아내와는 이혼을 했다.

 

내가 학원을 할 때 전화를 한 번 해 본 것 뿐 ... 신경을  써주지 못했다.

 

미안하다.

 

무슨일이라도???

 

 

 

내가 영신이를 첨 만난 것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려고 할 무렵

 

졸업 후의 짜투리시간 때 첨 만났다.

 

외사촌 영태오빠의 결혼식이 있은 다음 날

 

외가에서 만났다.

 

처음 보는 잘생기고 아주 핸섬한 그 남학생은 서울사는 막내외삼촌의 아들임을

 

느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외가엔 결혼 한 오빠랑 사촌오빠들이 가득했고 오빠들은  다 참 재미있엇다.

 

오빠들은 짖궂기도 해서 나랑 영신이가 서먹해 하는 모습을 보고 놀려 먹자는 생각을  했었다.

 

서먹하게  사촌임을 확인 후에 멋적게 앉아 있으니

 

영태오빠가 날 불렀다.

 

"숙아, 오빠가 뭐줄게 영미언니 방에 들어와 봐"

 

"영신아, 너한테도 뭐 줄게 있으니 누나방에 들어가 있어라"

 

우리는 멋모르고 방에 쏘옥 들어갔다.

 

그러자 곧 방문을 밖에서 잠궈 버리는 게 아닌가?

 

"오빠, 왜 문을 잠궈??? 약속이 틀리잖아."

 

"형들이 왜그러지??? 괜찮아 이리로 내려 와 아랫목이 따뜻해"

 

"괜찮은데..."

 

"내게 ,오빠라고 한 번 불러 봐"

 

"고작 6개월 먼저 난 것도 오빠야?"

 

"그럼 오빠지 하루 해가 얼만데"

 

그렇게 영신이는 내가 서먹해하기도전에  나에게 편하게 해 주었다.

 

문밖에선 사촌오빠들이 우리가 어떻게 서먹해 하는지 궁금해서 못견뎌했다.

 

영신이는 남자답게 나에게 아주 편하고 다정한 오빠로 대하기 시작햇다.

 

그래도 어디 그게 한 번 도 본일 없는 사춘기쯤의 시기에 만난 사촌들이

 

그냥 자연스런 사촌이 되기는 무리였다.

 

사촌오빠들은 첨 만난 사촌동생들의 모습이 보통 흥미로운 것이 아니었다.

 

짖궃은 영일오빠가 밖에서 큰 소리로

 

"너그 방에서 뭐하노? 남녀7세 부동석이라캤다."

 

이러는 게 아니가?

 

"형, 뭘 원하는거야? 우리가 내숭 뜰고 있을 거라고 믿어? 천만에 들어오지마

 

우리끼리 있을 거야."

 

갑자기 방에 갇혔지만  재치있고 현명한 서울애는

 

형들의 놀림감이 전혀 되지 않았다.

 

하긴 16년만에 첨 보는 사촌인데 감정이야 묘한 건 사실이었다.

 

첫날부터 우린 오빠들의 장난이지만 더빨리 친해졌고

 

고등학교에 가서도 방학땐 몇 번이나 우리집에 왔다.

 

영신이는 공부도 잘해서 고려대학에 진학했고 졸업 후엔 '한국화약' 비서실에

 

취직이 되었다. 얼마나 핸섬하고 멋졌는지 내 친구들은

 

"꼭 배우같애 넘 잘 생겼어. 소개시켜 줘"

 

하고 극성스럽게 졸라댔다.

 

 

 

세월이 얼마나 흘렀을까

 

우린 다 결혼 했고 산다고 바빴다.

 

내가 서울 살 때 꼭 한 번 울신랑이랑 외삼촌네에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느낌이란 게 결혼 한 영신이가 행복해 보이지 않앗다.

 

내 느낌으로는...

 

 

그 후로도 영신이는 승진도 척척 되고 직장생활에 날개 돋힌 새마냥

 

출세가도를 달리더니... 정작 결혼생활은 불행했다고 한다.

 

이혼하고 일본에 산다

 

 

일본 동경에서 두아이를  홀로 키우면서...

 

 

더이상 불행하지  않았으면...

 

 

 

 사춘기소녀에게 색다른 추억을 선물한   외사촌

 

추억속의 소년처럼 그리 씩씩하고 멋지게 살았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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