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선비답게 산다는 것

이바구아지매 2007. 2. 10. 15:18

 

모든 걸 갖고도 늘 부족한가

 

모든 것을 잃고도 늘 넉넉한가

 

 

1519년 서른네 살 김정국은 정계에서 쫓겨났다.

 

기묘사화로 선비들이 죽어나갈 때였다. 국왕 비서(동부승지)처럼 잘 나가는

 

벼슬을 지냈던 그는 시골집으로 낙향했다.

 

고양군 명동리에 정자를 짓고 스스로 '팔여거사'라 불렀다.

 

'팔여'는 여덟 가지가 넉넉하다는뜻. 녹봉도 끓겼는데'팔여'라고?

 

한 친구가 생뚱맞은 새 호의 뜻을 물었다.은퇴한 젊은 정객은 웃으며 말했다.

 

 

"토란국과 보리밥을 넉넉하게 먹고,

 

따뜻한 온돌에서 잠을 자고 ,

 

맑은 샘물을 넉넉하게 마시고,

 

서가에 가득한 책을 넉넉하게 보고,

 

봄꽃과가을 달빛을 넉넉하게 감상하고,

 

새와 솔바람 소리를 넉넉하게 듣고,

 

눈속에 핀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 향기를 넉넉하게 맡는다네.

 

한 가지 더 , 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기기에 '팔여'라 했네"

 

 

참 넉넉하다. 이런 선비정신이 현실에 가득 넘쳐 난다면 세상이 넉넉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울 것이란 생각에서 옮겨 보았다.

 

이 밖에도 좋은 글이, 마음에 와 닿는 글이 많이 있지만 훗날 정갈하게

 

다시 써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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