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갖고도 늘 부족한가
모든 것을 잃고도 늘 넉넉한가
1519년 서른네 살 김정국은 정계에서 쫓겨났다.
기묘사화로 선비들이 죽어나갈 때였다. 국왕 비서(동부승지)처럼 잘 나가는
벼슬을 지냈던 그는 시골집으로 낙향했다.
고양군 명동리에 정자를 짓고 스스로 '팔여거사'라 불렀다.
'팔여'는 여덟 가지가 넉넉하다는뜻. 녹봉도 끓겼는데'팔여'라고?
한 친구가 생뚱맞은 새 호의 뜻을 물었다.은퇴한 젊은 정객은 웃으며 말했다.
"토란국과 보리밥을 넉넉하게 먹고,
따뜻한 온돌에서 잠을 자고 ,
맑은 샘물을 넉넉하게 마시고,
서가에 가득한 책을 넉넉하게 보고,
봄꽃과가을 달빛을 넉넉하게 감상하고,
새와 솔바람 소리를 넉넉하게 듣고,
눈속에 핀 매화와 서리 맞은
국화 향기를 넉넉하게 맡는다네.
한 가지 더 , 이 일곱 가지를 넉넉하게
즐기기에 '팔여'라 했네"
참 넉넉하다. 이런 선비정신이 현실에 가득 넘쳐 난다면 세상이 넉넉하고
편안하고 아름다울 것이란 생각에서 옮겨 보았다.
이 밖에도 좋은 글이, 마음에 와 닿는 글이 많이 있지만 훗날 정갈하게
다시 써 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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