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세 잘 세이소???

이바구아지매 2007. 3. 3. 16:54

가세 잘 세이소 란 말은 경상도 말로 설 잘 지내란 말이다

 

설 지난 지도 한 참인데 무신 이런 말이???

 

우리가 어렸을 때 우리지방에선(거제도)  설부터 정월대보름까지 설이었다

 

물론 대부분 사람들이 농사를 업으로 해서 농한기라 이 맘 때가 가장 한가한 때여서

 

설이 지난 때부터 만나는 사람마다

 

"아이구 가세 잘 셌습니까?"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것을 오랫동안 보았다

 

이제 생각 해 보니 참 정겨운 인사법이다

 

가세란 ? 설 이란 말로 이 인사는 정월 대보름날까지 하던 우리지역의 특별한 인사였다

 

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인사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어른들도 이런 인사를 하는 사람을 못 보았다

 

내일은 대보름이라서 달 보고 기원을 드려 볼까 하는데 아무래도 어렵지 않을까?

 

일기예보를 보니 달보기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을 내 놨다

 

알 수는 없다

 

요즘 일기예보가 잘 틀리니...

 

나물거리며 부름을 사러 시장엘 갔더니 메구패들이 (농악) 시장을 꽉 메우고 장고, 괭가리,북, 징을 들고

 

어찌나 오란스럽게 두드리는지 정신이 없었다

 

어린시절의 메구치는 모습과는 많이 다르다

 

내일도 메구를 칠지는 모르지만 어린시절의 기억으로는 집집마다 메구패들이 가서 마당을 빙글빙글 돌

 

면서 장고며 괭가리를 두드려대면 몇몇 남자들은 상고를 돌리며 제법 사당패기질이 있는사람들은

 

원을 그리며 빙글빙글 돌며 멋을 부렸고 수고 했다는 뜻으로 돈과 오곡밥에다 나물 ,귀볼기, 술이며

 

가득 내어 놓았다 액을 쫓는다며 방, 안청, 정지 곳간까지 다 훠쩍 문을 열어 나쁜 기운을 몰아 냈다

 

오늘 시장길에서 본 메구패들은 별 성의가 없어 보였다

 

상가만 돌고 돈을 몇만원씩 받는 것도 보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세가 지긋한 노인들이었고 장단도 아주 단조로웠다

 

"딴따다단 딴따다단" 이 정도였다

 

하루정도 연습 했을까?

 

차라리 시장 구경이 훨씬 재미있었다

 

울릉도 호박엿 아저씨의 각설이타령과 함께 각설이분장이며 리어카에 갖가지 엿들이  얼마나 잘 팔리는

 

 

나도 호박엿과 깨엿을 6000원을 주고 샀다

 

나물거리랑, 부름으로 땅콩, 호두, 잣을 사고 술도 샀다

 

한 번 제대로 해 볼려고...

 

낼 밤에 혹 달이 뜨면 젤 먼저 달보러 산에 올라서 기원도 해야지

 

우리집 입시생 둘 원하는 학교에 당당하게 합격하게 해 달라고

 

어린시절의 기억으로는 달태우기랑, 쥐불놀이도 했는데

 

쥐불놀이는 짚단에 불을 붙여서 빙글빙글 돌리며 뛰어 갔던  기억이 난다

 

우리들아이들에겐 이런 멋드러진 추억의 놀이를 전 해 줄게 없다

 

참 아이들에게 '가세 잘 세이소'란 말 한마디는 가르쳐 주어야겠다

 

가세(설)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부산에 나가 있는 딸들에게도 보름의 운치 있는 매력적인 몇가지를 싸이를 통해 알려주어야겠다

 

둥근 보름 달이 떠오르고 가세의 마지막 절정이 그 달속에 새겨지는 것이다

 

얼마나 낭만적인가  달아달아 높이높이 솟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