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키우는 동물들을 우리는 '가축'이라 부린다
허수아비가 잼난 글을 마이 썼는데 나도 내 느낌들을 몇 줄 그려볼란다
우리집에도 소, 누렁이가 있었다 두말하모 잔소리 재산목록1호제
우리집에는 오빠들이 많아서 어린 시절에 소먹이러 간 추억이 수두룩빽빽하지는 않다
열손가락 안에 헤아릴정도로???
그것도 훗날 오빠들이 도회지로 다 나가삐고나서야 소 먹이던 추억 몇개가 있을 정도로...
참 나도 연사소들에 대한 추억이야기 함 궁시렁거리볼란다
열녀천산의 임자가 우리집이란 걸 친구들은 다 알랑가 모리것네???
그 산으로 말하면 역사속의 산 증인이기도 한 산이며 연초면네 사람치고 열녀천산의
추억하나정도는 없을 사람이 없것제
허수가 쓴 글 중에서 소를 며칠동안 놔 먹인다고 했는데 인자봉께 연사소들이 우리열녀천산에
내려와가 밭에 심어 놓은 콩이며, 고구마줄기, 감자. 참깨,들깨 다 정친 이유를 알것네
우리산에는 밭이 큰 것이 대여섯개나 있었다
6.25때 피난 온 사람들이 우리산에 100호정도가 마을을 이루고 살다 도회지로 떠나고 난 뒤
평지가 된 몇 곳은 밭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나는 어릴때 이 밭으로 엄마를 도우러 혹은 중참을 이고 간 기억도 많지만 여기서 만난 소떼거리거들 땜
에 정말로 힘들었다 열녀천산 너머 마을이 어딘가 바로 연사마을이다
연사소떼들이 무리지어 꼭 산을 넘어 우리밭을 다 정칫는기라
얼마나 심하게 그랬는지 아나 일주일에 2~3회는 우리집 소마굿간 두름밭에는 소들이적을 땐 5마리에서
많을 땐 10마리정도까지...
이렇게 우리집 두름밭에 소가 우글거리는 날이면 내 가슴은 콩콩 뛰었다
연사사람들중에는 틀림없이 우리반 친구들의 소가 있고 그 중에 우리반친구가 우리집에 소찾으러
오면 당연 아부지한테 혼이 날것 아닌가?
참말로 내 가슴이 쿵쾅거던 그 시절 이바구를 허수땜에 읊어버리네
울아부지는 연사 소가 하도 넘어 와 산께 누구집소인지 꽤 차더만
나는 참 속 상했다
"이 소는 신정동선생네 소 이 소는 손재기네소..."
나도 일찌감치 붙들여 온 소가 뉘집 소인지를 알아 두었다
혹 소찾으러 오면 나랑 눈 마주치면 참 낭패아닌가?
얄미운소들... 그 소들이 붙잡혀서 오고도 며칠씩 안 찾아가면 할 일만 많아졌다
비록 농작물피해자로 몰고는 왔지만 찾아 갈 동안에는 잘 먹이고 보호 해야 하는 일이었으니까
때맞추어 짚도 풀어 주고 고구마줄기도 가득 갖다 주고 베어 온 복새풀도 얼마나 날라다 주었는지?
연사소들은 우리집에서 대접 잘 받았다
그런 어느 날 원추이아지뱀엄마랑, 일석이아부지랑 소 찾으러 안 왔나
나는 작은 방 대창문 구멍사이로 두름밭에서 들려 오는 이야기를 들었제
'연사소들은 해도 너무 안 합니까? 하루이틀도 아이고 우리밭에 심어 논 것은 다 정치는데 우짜모 좋겠습니까?"
울아버지는 참 양반이셨다 그리고 면서기를 오래 한 이유등으로 사람들한테 함부로 대하질 못했다
"아이구야, 울아부지 벼르다가 헛일하시네"
결국 소들은 대접만 받고 주인을 따라 무리지어 연초지서앞을 당당히 지나서 연사로 갔다
허수야, 아마 너거집 소도 있었을끼다
연세소들 나도 참 마이 돌봤다
내가 살았을 적에 이 야그를 함 써 묵네
엄청시리 농작물 피해 준 연세소들 그 뒤엔 너희들이 있었네... 아후 속이 다 시원하네
인자 대밭에 가서 소리 안 질러도 되것네
그런데 연세소들 와 우리밭에 그리 넘어 와시꼬? 대바늘 복새풀이 그래 맛있더나?
자운영 꽃잎이 그래 맛 있더나? 고메줄기는? 짚단까지??? 나 기억할라나
연세소들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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