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밤은 싸아한 기운이 뼛속을 후빈다.
아직 타작하지 못하고 쌓아둔 나락더미 뒤에
오두마니 떨고 앉은 점순이, 달빛아래 입술이 파르란히 떨리는
모습에 동이는 점순이를 와락 껴 안는다.
달님도 사랑하는 두사람에게 환하게 다가오다 멀어지다한다.
이렇게 이쁜 사랑을 하는 동이와 점순이는 올 해 열하고 다섯
달빛소나타는 그 날 밤 오랜시각 계속되었다.
동이는 근본도 ,누구네 자식인지도 모리는 언젠가부터 그 에미와
이마을로 굴러 들어 온 아이로 마을의 유식한 분의 도움을 받아 임씨라는
성을 받아 시조가 된 시조 임동이다
점순이~~~이름대로 입옆에 뺑덕어미의 방정맞은 점처럼 고런 점 하나를 단
나이보다 밝힘증이 일찍 찾아 온 여식아.
점순이또한 이마을로 굴러 들어 온 것은 학교 교편을 잡고 있던 이 마을 '꾀꼬리'선생
덕분이었다.
점순이도 근본없는 아이로 어디서 데리고 와서 '꾀꼬리선생'의 고모네집 하녀로
막부려 먹어
"에구 불쌍한 것 저 어린 것이 동지섣달 얼음물에 서답 빨아오게 하는 마아놈의 할마시
문디 할메가 디져야 우리 점순이가 좀 팬할낀데..."
마을 아지매들의 안타까움이 점순이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점순이 서러운 눈물바람으로 옹고집쟁이 할마시 꼬챙이를 이를 갈면서 비벼댔다.
달빛아래서 동이는 점순이의 희망이었다.
둘은 달빛을 뒤로 하고 나락단으로 딩굴었다.
사그락 거리던 나락단이 찰싹 하고 점순이의젖가슴에 얹혔다.
동이의 씩씩함이 나락단과 결투를 벌였다.
"아얏, 이 나락단은 왜 이래 까시랙이 많노 자꾸 찌리네
순아, 괘안나?"
이 연애이야기는 1974~5년경 이야기다... 달빛과 나락볏가리를 쌓아 둔 시골 논바닥에서의
이야기이다.
꾀꼬리선생 훗날 점순이한테 된통 당했지... 몰똑시런 할마시 재산을 다 차지한 점순이
위력은 그 달밤 동이와의 '살춤' 사건으로 역전 되어버린 것이다.
"점순아, 동이야,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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