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실실 아파 온다
똥이 누루번건가?
"잘잘잘 잘잘잘 잘잘잘...???"
"엥 이기 무신소리고? 수도물소리? 아이구야 쌔기 잠가야제 밤새도록 흘린거 아이가?
우짜꼬 그랫으모 수도요금이 암만키나 나올낀데???"
후다닥 일나서 욕실 문을 활짝 열었다
"이기머꼬 오줌누나? 오래도싸네 한 십분 쌋나? 놀랬다아이가 수도 틀어난줄 안 알았나?"
"그래말이다 오좀이 끝도엄시 나오네 오래도 쌌다"
"그런데 왜 이리 심이 엄노 고마 수도물소리 안 것나
너무 심이 엄는거 아이가?"
"맞다 아푼게 이럿는갑다"
"그래 그라모 낼 당장 시장에 가서 마를 사오께 믹서기에 갈아서 우유랑 꿀 타서
주께이"
"싫다 나 마 싫타고 안 하더나 옛날에 서울에서도 마를 갈아서 밀라꼬 난리로 치더마는"
"와 싫다쿠노 정력에 참 좋다쿠던데"
"됐다 비위상한다 "
"와이구 오좀도 마이눈네 무시라 요가 메통( 시골엔 옛날에 화장실 입구에 오줌만 따로 모으는 오좀통이
있었다) 이가 구새(화장실)가 억시기 마이 누가 나도 똥좀 눌라쿤께 안되것다
아씨가 체면이 있제 우째 이런데서 볼일을 보것노 고마 물내라삐라"
"나가바도 진짜로 메통에 오좀 받아논것 같다 이기 뱅인가?"
"그거사 나중에 이바구하고 나도 똥이 누고 싶다 어서 나가 도"
문을 확 닿고 내 볼일을 보려고 엎드렸다
나는 희안한 버릇이 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변기에 엉덩이를 대고 앉는 법이 없다
그냥 상체를 아래로 굽히고 엉덩이를 하늘로 치켜든다
이 버릇은 내가 혼자서 구새에 가게 되었을 때 부터 생긴 버릇이다
어렸을때 우리집구새는 항상 물이 항거석 들어 있어 똥을 누면 그 물에 빠지면서 똥물이
내 엉덩이에 튀어서 딲아내고 씻는기 얼마나 싫었던지
똥이 누러우모 고마 썽질이 나고 그 똥물 피한다꼬 똥을 몬 누고 도로 쏙 드러가삐던 시절에
얄궂게 똥피하는 습관이 지금도 편안키 앉아서 똥을 몬눈다
그라고 남들이 앉았다 일난 자리가 싫기도하고...
내 똥누는 자세는 가히 개그콘서트에 가모 누가바도 발랑 뒤집어서 배를 잡고 웃을 그림이다
그래도 변비한본 안 걸린 건 이 멋진 똥누는 자세때문이다
언젠가 변비에 안 걸리는 자세는 나처럼 상체를 푹 구부리고 엉덩이를 칙기드는 자세가 아주 좋은 자세
라고 전문가가 이야기하는 걸 본 적이 있다
우쨋든 실실 아푸던 배는 두세번 심주고 나니 고마 기분이 엄청좋아지는기라
손 씻고 거울 보고 무신 좋은일이나 있는거맹쿠로 당당히 욕실문을 열고 나왔는기라
"똥 누고 무신 개선장군 맹키로 당당하게 나오는사람은 니 빽기 엄서끼다"
"그라모 개선장군도 똥앞에서는 꼼짝 몬할거로 이세상에서 최고 행복한 시간이 언젠고아나?"
'또 그 똥소리할라꼬 그라제?"
"그래 똥 누고 난 그 시간이 젤로 행복한기라"
"무신 여자가 저래 똥이야기를 부끄럼도 엄시 잘 하꼬?"
"와 나가 니하고 결혼한거는 다 이유가 있었는기라"
"무신이유?"
"너그집에도 구새가 잇었고 우리집에도 구새가 안 있었나 그랑께 심심하모 똥이야기, 구새이야기
메통이야기, 요강이야기랑 얼매나 재미 있는 이바구가 많노 우리는 서로 잘 통하끼라 생각 안 했나
구새라는 공통점이 있었응께 ㅎㅎㅎ"
"참말로 니는 명물이다"
"와 100년이나 같이 살라쿠모 그런 재미난 이바구없이 긴긴 세월 무신재미로 살끼고?"
"그라모 니는 똥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나랑 결혼했나?"
"그렇다고 볼 수 있제 내가 촌놈을 선택한거는 나하고 통하는기 그런 이야기말고 머가 있것노"
"나 오늘 몸이 너무 아파서 회사 가기 싫다 나 대신 갔다올래?"
"그래도 되모 가보께 대신 집에서 아하고 푹 쉬라 아무 것도 하지 말고 밥도 나 갔다 와서 할낀께 "
" 알았다 나 가나하고 자께"
그렇게 역활을 바꿔보려는사이 아침해가 팍 솟으니
"안되제 가볼란다 아 잘 보고 오늘 억수로 춥단다 가나하고 이불밑에 꼭 있어라 알긋제"
'요한복음강해' 책을 들고 후다닥 나가는 우리 신랑
참 멋지다 내가 신랑하나는 잘 골랐네
신랑 건강에 신경을 좀 쓰야것다 친구가 하는 한의원에 가 볼란다 상담을 받아볼라꼬...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운정도 정인갑소? (0) | 2007.03.16 |
---|---|
샘예, 기별도 엄시 오시모 우짭니까? (0) | 2007.03.15 |
어무이의 풀잎사랑 (0) | 2007.03.11 |
엄마자격증 3개월취소 ??? (0) | 2007.03.11 |
주인 잘못 만나 미쳐버린 컴퓨터 (0) | 2007.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