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모찌기,모심기

이바구아지매 2007. 3. 21. 09:24

어무이가 오셨다

 

당신 큰 아들이 마이아프다고 걱정이 되어 한달음에 날라오셨다

 

아픈사람은 대신 아파 줄 수도 엄는기고

 

"이기나 함 무 바라 중국보따리상한테 샀는데 허리아푼데 특효약이라쿠더라"

 

"약이 무신약이요? 꼭 우황청심원 같은데요?"


 

"대우조선소댕기는사람, 삼성조선소댕기는 사람들이 그 약 마이 묵는다쿠더라

 

속는셈 치고 무바라"

 

이렇게하고선 푹 자라고 하고  우리는 다른방으로 가서 어무이한테

 

"어무이예,  저 부탁이 있는데예?"

'무신부탁?"

 

'어무이가 시집 와서  들일 한 것 있지예 농시짓기중에서  모내기, 벼베기, 타작하기~

 

또 막걸리만들기 장만들기~ 모든 것을 다 지한테 가르쳐주이소?"

 

'그런기 말라꼬 필요하노?"

 

"저는 그런 것을 다 기록하고 싶어예 그리고 지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볼끼라예?"

 

"참말로 별일이다 니는 우찌그리 궁금은기 많노"

 

"어무이가 살아오신 모습을 다 남겨드릴라꼬 그란다 안 합디까?

 

우리 아들도 할머니의 사신 모습을 아는기 좋고 또 농사일이 이제 다 사라진께

 

참 섭섭하다아임니까? 어무이가 하고 사신 것을 다 남기는 게  뜻깊은 일일것 같아서예"

 

"알것다 어데 쓰이낀가는 모리것지마는 생각나는데로 갈키주꺼마"

 

"천천히 해 주이소 적어야 되거던예?"


 

"와따 볼서로 자부럼이 오는데..."

 

"하다가 졸리면 주무시고 낼 또 해 주이소"

 

" 알것다  그라모 나 한 곡 부리게이 요거는 모찌기노래다

 

조리조리자 이 모깡으로 조리자

 

얼른 빨리 들어냄세

 

저게 오는 저 점심은 우리 점심 안오더나

 

너그 점심 오는데도 양에 닷단 죽신 닷단 찜한다꼬 더디더나&%$#%

 

이기 모찌기노래고,

 

모심기 앞소리는

 

이리부린다

 

"서마지기 논 빼미로 반달거치 숨그 나간다

 

장줄로 넘김서로~~ 어이 어이~~"$#%^

 

아이구야 인자 다 이지삐릿네 생각이 안 나네

 

 

다 기억이 안 낭께 고마 모심는거 갈카주께

 

'예 아무거나 다 좋아에"

 

 

3월따씬날에 훌찌(쟁기)에 소멍애 씌워서 논을 갈아 엎는다

 

논에 돌이나 얄궂은것을 다 치아내삐고 훌찌로 안 가나

 

두름을 먼지하고 두름만들기는 손으로 하는데 괭이로

 

물흙을 잡아서 다듬는데 이것을 잡아댕긴다고 안 하나 세번정도로 이리하고

 

 

두름이 매끈해지거로 한 다음 굳힌다

 

그래놓고 쓰레질을 하고  논바닥을 잘 다듬는다 모숨기 좋으라꼬

 

못자리를 만든다

 

한발정도로 못자리를 두둑히 만들어서 다듬제

 

씻나락은 종자를 한 일주일 담갔다가 소독물에 담갔다가 불으모 저녁에 두었다가

 

다음 날 따라삐고 일주일동안 물갈아 주고 하다가 건지서 방에 하릿밤 재았다가 바기미에 건져서 자루에

 

이고 가서 게메어놓은 못자리에 볍씨를 고리하게 두둑에 뿌린다 하릿밤 이슬을 마차서 찬물을 넣고 그라

 

기를 대엿세하고 찬물을 넣어서 키우제

 

모가 커가 5월이 되모 숭군다

 

요새는20일만에 숭군다아이가

 

요새는 비닐하우스에 상자모를 심어서 모내기 하기도 억수로 수월채

 

옛날에는  모판에서 모를 쪄서 뭉키가  칼커리 발부리르 씻어가 시집보낸다쿤서

 

야무지게 모침을 항개씩 다독거려서 뭉킨거를 바지게에다 한바지개씩 담아가

 

쓰리놓은 논에 고리하게 모침을 던지 안 놓느나 모 한 춤이 한발짝정도 거리가 되거로해가

 

그래가 모를 잘 벨리 노모 눈치가 빠리게 행동해가

 

아지매들이 못줄 잡아주는데로 한발씩 늘어서서 궁디로 하늘로 치키들고 엎디리서

 

쓰리논 논에  손까락 세번째끼 살짝 모구딩이로팜서 모를 심는다아이가

 

모도 잘 심어야 뒷일이 엄찌 잘 못 심어노노 삐딱삐딱 함서 누우가 다시 벨리야 되는기라

 

줄 잡는 사람도 장줄과 꽃이 딱 막거로 잘 잡아주야 뒤에 보리갈기도 좋은기라

 

모장줄이 보리고랑이 안 되나???

 

아이고 심들다 중참으로 국시 좀 삶아오이라

 

일로 이리 시키모 국시하고 부치미랑 맛난그로 해 와야제 안 그렇나?"

 

"예, 마실것 가져올까예, 비빔밥, 국시, 라면 다 있어예"

 

"그라모 간단하이 커피나 한 잔 마시자 "

 

"예"

 

"이 논빼미 누구 논빼미고 각시맹쿠게 곱게 생깃네~~~

 

니가 좀 작기 잡는다 저쪽으로 좀 나가 도라 모가 늘간다 세춤석만 잡아라

 

이람서 모로 안 숨구나 "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처자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몰리 내 던지고~~~$%#&"

 

오만 노래 다 부리고 오만집 숭 다 보고  그래도 큰 논빼미 일은 왜 그리 안 굴던고

 

아이구무시라 아이구 숭축해라"

 

"어무이예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늘은 고마 하입시더 오늘만 날인가예

 

낼도 천처이 놈서 해 주이소"

 

"오야  낼은 술치로 온 이바구 하자"

 

밤은 행하니 새벽으로 가고  우리는 함께 이불속으로 들었다

 

엄마와딸 맹쿠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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