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첫사랑...때려주기

이바구아지매 2007. 3. 22. 07:45

우리집에 그늘이 너무 졌다

 

햇빛이 필요하다

 

햇볕은 웃음이고 활력이다

 

집 분위기를 좀 바꿔야제

 

오늘밤도 분명히 내 서방은

 

"아이야아이야, 허리가 아파 죽것다 요리누도 아푸고 조리 누도 아푸고

 

디비누도 아푸고 치끼누도, 꺼꾸리누도 ..."

 

이랄거아이가 문디 우짜다가 허리가 부실해진는고?

 

우쨋든지 이미 난 뱅이모 뱅도 내 식꾼께 받아들이야제

 

밤새 꽁꽁 알코 밤을 허옇게 새고 회사에 가모 멋이 능률이 오리끼고 나만의 처방전이 필요한기라

 

그래 결심했어

 

서방이 아픔을  쪼깬이라도 이기낼라쿠모 나의 노력이 필요한기라

 

고민고민하다가

 

한가지  번쩍이는 묘안이 떠 올랐는기라

 

바로 그 '첫사랑'을 떠 올려 주는기라

 

됐다

 

밤에 서방이 왔다

 

"여보야, 밥 맛이 통 없다 묵기 싫다"

 

"그라모 안 된다  당신이 좋아하는 삼겹살캉 봄도다리쑥국도 안 끼릿나

 

쪼깬이라도 무바라 당신이 안 무모 나도, 가나도 못묵는다아이가"

 

하고 수저에 묵기 좋거로 얹어서 입에 넣어 주었다

 

"안 씹으모나가 대신 씹어서 입벌리고 넣어 주까? 그기 머 좋노 "

 

이렇게 해서 억지로 봄내나는 저녁상을 물리고

 

"불꺼까? 고마 눕자  나 오늘 재미난 이야기 하나 해 주께"

 

"무신이야기고"

 

"불로 꺼야제 무드가 있제 당신은 까만 밤에 추억을 떠 올리모 되는기라"

 

"무신뚱딴지 같은소리고"

 

'그런기 있다"

 

"이불덮었나? 눈은 반쯤만 깜아라 그라고 우리가 중학교때로 돌아가바라 때는 봄이고

 

운동장에는 머스매가시내들이 조잘댐서 난리를 침서 노는 점심시간인기라

 

저 동쪽 화단아래 함 보거라 칸다꾸옷에다 하얀 브라우스입고 이쁜 가시내 셋이

 

무얼보고 조잘대제  가시내 셋이 다 참 이뿌제?"

 

"머 하노 지금 ?"

 

"머하것노  니가 좋아하는 첫사랑 가시내 찾아줄라꼬 안 그라나"

 

"또 그 이야기가"

 

"나가 아직 숭기고 말 안 한 기 있거던 오늘 갤카 줄라고"

 

"그라모 해바라"

 

"조기 보이제 가시내 셋은  애정이, 남미, 맹수기  이뿐이 삼총사제  우리가 그 날 한 이야기가 먼줄아나?"

 

"몰라"

 

"들어바라  애정아, 니는 우리학교 머시매중에서 누가 맘에 드노?"

 

"응 나 이야기하모 놀릴라꼬?"

 

"아이다 이 이야기는 우리가 무덤에 들어갈때까지 절대로 이야기 안 하꺼마 맹세하모 안되나"

 

"나 나는 편지로 마이 받았는데 그것가는 잘 모리것고 공부도 잘하고 잘생긴 미환이가 젤 좋다"

 

"미환이? 그 아는 안 된다 쌔빠지게 공부만 해가 하바드대학인가에 갈긴갑더라

 

우리가 지나감서 불러도 대답도 안한다 참말로 문디자슥이다

 

그 아는 뺏삐라 다린 아들도 좋은 아들이 천지빼까린데 하필이모 멋대가리없는 공부벌레고"

 

"나가 머스매 하나 소개시키주까? 우리학교 촌놈이 머 좋다꼬 니 눈도 낫네 저 서울에

 

가모 나가 아는 아가 있는데 바로 영화배우다

 

요런 시골아들하고는 상대가 안 된다  공부도 잘 하고 잘 생기고 노래도 잘 하고 기타도 억수로 잘친다

 

니 하는거 바삼서 소개시키주낀게 가마이 있어라 "

 

"그라모 맹수가, 니는 누가 좋노?"

 

"나, 나는 이런 촌놈들은 눈에 항개도 안 든다  나는 공부해가 서울에 가고 영어로 더 잘하게 되모

 

미국이나 영국에 가 볼란다 이 촌놈중에 골라가 팽생 똥장군 지고 사는 여편네 될라꼬

 

택도 엄따 눈좀 높이라 촌에 살모 무신재미가 있것노?"

 

"맹수가 그런데 나가 편지 받은거중에서 참 착해 보이는 머스마가 한명 있다

 

그 아는 우떡컷노?"

 

"그 아 그 팬지로 뵈바라 어 요거? 연과이아이가 옴마야, 문디 이 머시마는 참 착하고 공부도 잘한다

 

저거 이모집이 우리집 옆이고 저거이모집에 오모 너무 착해가 말도 몬하는 그머시마가

 

우째이런 연애팬지로 다 써씻꼬 참말로 문디다 니 야가 맘에 드나?

 

그라모 팬지 써가 나한테 도  나가 갖다주께"

 

이리해서 그아가 쓴 팬지는 나가 몇 개 받아 났다아이가

 

그 아는 얼굴이 참 예뿌긴했제 그런데 얼마 안 가가 온데 연애편지로 몽창시리 받고

 

편지질로 하는데 우습데 그리 연애박사가 되삐더노

 

"듣고 있나?"

 

"으"

 

"애정이 요 가시내 쌍판때기만 이뿌제 행동은 시궁창, 똥구새, 요강, 오좀통이었는기라

 

가시내 고마 머스마들이 좋다쿤께 천지도 모리고 날띠데

 

니도 그랬제 말해 주따아이가 첫사랑이라꼬? 문디  구새같은 행동을 하는 아가 멋이 좋다꼬 머시마들이

 

그 난리여시꼬  특히 연과이 니 그 연애박사 어디가 그리 좋더노

 

나는 나중에 그 아 행동이 더러바가 친구도 안한다꼬 안 했나

 

머스마들이 눈도 삣제

 

앨범에 같이 찍어가 너 놓은 사진 그것 나가 째삘라쿠다가 몬쨋다

 

앞으로 하는거 바감서 또 보골채우모 팍 찢어삐끼다

 

멋이 고랑에서 빨래하모 그 옆 돌빡에서 쳐다보고 있었다꼬?

 

너무 좋아서 쳐다만 봐도 좋았다꼬 ? 여수로 이사 갈 때 이삿짐을 싣고 애정이가 손 흔듬서 가는거로 보

 

고 아쉬워서 울었다꼬? 지랄하네 

 

우리가 서울 살 때  새벽에 전화 해 가 말 안하고 듣고 있던 그 전화도 애정이 전화였다꼬

 

참 드러바서  우째 친한친구랑 사이가 요리되삣노

 

니는 정신 똑 바리 채리라 나 만낸기 행복이고 진짜로 잘한 일인줄 알거라

 

애정이랑 만약에 결혼햇으모 아이가아이가 그아가 본데가 있나 머리에 든기 있나

 

집안은 또 우떻고 콩가리집아이가  안 그럿나  나가 백배 낫제  머스마들이 나는 얼매나 좋다캣는데

 

나가 눈이 높아서 그 아들 안 차삣나 니도 알제 애정이하고는 상대도 안된다꼬"

 

"니 지금 나 약 올리나? 무신 또 용심시런 소리만 골라하노?"

 

"아직도 애정이 생각하제 그 연애박사 연애걸기 대회가 있으모 금매달감이제

 

그래도  전화하모 절대로 이런 말 안 한다

 

나랑 전화하고 있는거 모리제?

 

애정이는 나 보고 좋아하는 사람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것다꼬 부럽다꼬 안 하나?"


 

"그럼 너는 행복하지 않단 말이가? 요레 물으모 그 아는 씁쓸한 느낌으로 말한다아이가"

 

'남편이 의처증끼가 있다꼬 안 하더나? 의심하는거? 그래서 전화도 잘 몬하고 못받는다쿠더라"

 

"에고 또 울 남편 애정이가 불쌍다고 마음이 여려 진다 니 우나? 애정이가 안 됐다꼬?"

 

"머가 말라꼬 울끼고 이리 장가도 잘 갔는데... 옛날 이야기다  사실  그 아도 행실이

 

안 좋긴 했제 그랑께 신랑이 의심을 한다아이가"

 

"안됐제"

 

그러고 보니 기분좋게 해 주려다가 기분 잡치게 했다

 

친구도 잘살고 있을텐데 남편이 각시가 너무 좋아서 그리하는지도 모르는데...

 

나만 나쁜 여자가 되어버린다

 

애정아, 보고 싶다 어째 너랑나랑 친군데 우리 신랑의 첫사랑이 니가 되어서 평생 살면서

 

니를 때려주는 역활을 하게 되네

 

내가 우리신랑이랑 결혼을 안 했으면 이런 이야기는 안 나올텐데...

 

애정아, 니가 예쁘긴 많이 예뻤제 그래서 이뿐 아를 좋아하는기 남자들맴이고

 

언제나 철이 들어가 너한테 고운 말하고 살까?

 

미안해 애정아,

 

우리신랑 어둠속에서  첫사랑은  그리움으로  어린 날의 그 아픈  통증은 잊었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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