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데고 내 팔자야, 말여이는 고마 춘천에서 살아야 딱 되는긴데
호자아들이 제주도로 이송을 해 가는 바람에 혼자서 춘천땅에
남을 맹분이 엄서가 할 수 엄시 꿀단지 몇 개 이고 꿈에도 가기 싫은 시집으로
두 눈 딱 감고 안 드갔나
"어무이예, 지 왔는데예 그간 벨일 엄었습니까?"
"나 죽었어모 니가 좋타고 춤 출거로? 니 좋으라꼬 나가 죽으끼가 택도 엄따
그리는 몬하제"
참말로 숨이 꽉 차고 기가 차서 꼴딱 넘어가것대
모질고 독한 시집살이가 시작되고 낮도밤도 엄시 일로 시키고 잠을 자는 꼴로 몬 보데
요새겉으모 어데 그리살아 고마 보란듯이
'이혼합시다"
이라지만 그 때는 봉사3년귀머거리3년 버버리3년 이래가 숭악한 시집살이었는기라
요새사람들도 시어무이 시짜도 싫다쿠데 그래서 시금치가 뵈기도 싫다고 한담서 시짜가 들어갔다꼬???
나도 요새사람이모 고마 이혼을 딱 하고 저 서울이나 부산이나 아이모 춘천으로 가삐낀데
이년의 팔자야 , 그래도 나랑 비슷한 시기에 시집온 다린집매느리들은 이리고약한
시집을 안 살았다
그래도 독한 맴 묵고 행부가 준 돈에다가 춘천에서 버리모은 돈으로 땅대지기로 두마지기 안 삿나
우리할마시는 땅때지기도 하나 엄시 큰아부지살림만 바라보고 살데
우찌그기 할매지낀고 할매의 시숙끼 지낀줄로 착각을 해삿코 어엽는기라
그 때 내 뱃속에는 춘천에서부터 달거리가 한 본 빠진거로 알고 와 농께
배가 자꾸 불러 갔는기라 낮이고 밤이고 모시배짜다가 맹지배짜다가
니비키우다가 소키우고 밭일논일 다 하고 나는 밭도 시동생기화가 번들번들 놈서도 안 갈아줄라캐서
고마 소를 몰고 훌찌로 안 갈았나 일도일도 무시라
큰아부지네 서른배미도 더 되는 논일이랑 너그아부지가 양재되끼라꼬
몽창시리 일만 안 했나 고마 일구덕아이더나 뱃속에 아 때미 몬묵꼬 어지러바서 팩 쓰러지기도 하고
그래도 싯다하라고도 안하고 물거로 좀 갖다주는것도 엄섯다
뱃속아도 얼매나 골았것노
똑 일에 지쳐서 자부럼이 쏟아져도 어데 누 보라케
무나 안무나 부린배는 자꾸 더 불러오데 그랑께 어무이는
"어느놈의 씨로 받아와갓꼬 지랄로하는지 화냥년이 되농께 어데서 씹지랄을 해싯꼬?"
서방없이 사는 것도 서러운데 고마 뱃속아만 없어시모 쎄로 칵 깨물어가 죽었삐고 싶더마는
하기사 그래 죽었으모 어무이는 또 이랄거로
'화냥질로 하더마는 죽어도싸제 "
이랬시끼다
모시배짜고 미영배, 맹지배 짠다고 논일밭일 엄으모 새복까지 그리 배틀에 앉아서
북을 끼우고 배로 짜모 배안에서도 아가 발로 턱턱 차데 고마 같이 배짜는거로 배안기라
요새는 태교라쿠데
아 어엽은거는 그 아가 안 죽고 살아있었으모 아메 태교로 모시배짜기, 논갈고밭갈기
저그할매한테 쌍욕배우기 이런 것만 잘 안 했것나
참 잘 죽었제 그 세상이 우땟것노
춘천에서 온 안 해 오월 모를 심고 들아가 배가 하도 아파서 몬일라고 뚤뚤군든께
"저 년이 저기 머하는짓이고 일안할라꼬 꽤부리는갑네 아이고 더런년"
사람이 죽는다고 날리가 났는데 고마 딱 죽것데
꼬딱지만한 방에서 심이 넘어가는데 그 때 너그아부지가 제주도에서 휴전이 됐다꼬
제대를 하고 집에 안 왔나
나가 아놓는다꼬 문꼬리로 잡고 뚤뚤군등께 너그아부지가 잡아주데
참말로 하늘에 별이 안 보이데 그래야 아를 놓는다꼬 안 하더나
"으앙"
아가 세상에 나왓는기라
"멋이요"
하고 물응께
"예뿐이아이가"
그 소리로 듣고 할마시가
"예뿐이라꼬 어데 화냥질로 해가 와가 너무 씨로 받아와가 나 놓고 예뿐이라꼬 더런년"
참말로 아 놓고 미역국은 커녕 이런 욕을 들은년은 내 빼끼 엄을거로
우찌그리 건 욕을 해 대더마는 미역국 한 사발 끼리 주고 안 날 고마 일하라꼬
난리로 쳐서 눈도 몬뜬 아로 나 놓고 일하로 안 나갔나
몸조리가 머꼬 아 젖이 머꼬 아로 보도 안 하데
서방이 와도 더러번 성질을 내는거는 바끼도 안하고
그라다가 아가 백일쯤 되가 하리저녁에 고마 설사로 좔좔 하고 바치준 두둑바지가 다 달라삐고
아가 열이 펄펄나고 밤새도록 우는기라
우리작은아부지는 주렁에서 한의사로 해가 델고가모 손을 바 주긴데
할매눈치본다꼬 몬가고 고마 밤을 새농께 아가 갱을 해 가 고마 축 쳐지는기라
나가 봐도 죽것데
그랑께 고마 너그아부지가 작은아부지한테 델고 가자고해서 아로 업고 날라갔더마는
작은아부지가 욕을하고
'아로 인자 델고 오모 우짜노 이레가 안 되것다
어제 당장 델꼬 와야지 이기머꼬 "
함서 약을 지주가 가 와가 미도 받아묵도 안하고 볼서로 이 세상 아가 아인기라
그래가 딸하나로 이지삣는기라
할마시는 그래도 신청코도 안하데
널널하거로 아로 잃고 내 가심속이 타서 말이 아인데
'저 년이 밥도 안 하네 머 무끼고?"
이라는기라 할마시가 미안하게 생각할긴가 싶었더마는 내 가심에 못을 탁탁 박데
담달이 오월이네 그 딸이 살았시모 쉰한살이 되낀데 명도 짧고 복도 없는아였는기라
할마시가 하도 더럽거로 항께 너그아부지가 고마 저거어무이한테 앵기지는 몬하고
고마 놋그릇을 들더마는 도구통에다가 획 던져가 지그지근 볼바삐데
아을 잃은 아베아이가
젙에 사는 태남이아베하고 너그아부지가 죽은아로 광목천에 싸 가이고 삽하고
곡갱이로 들고 산에 가서 작은 구디로 파 가이고 아로 묻고 구디주위에는 돌로 쌓는기라
애기장을 안 했나
나는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안살끼라고 탁골세이집에 달나삣는기라
말여이 한풀이 보소
말연아, 말연아 복좀 타고 나지 멋이 무겁다꼬 그리숭악한 시어매만내가꼬
나 죽을 때도 안 이지삐고 한맺히거로 복이 엄으씨꼬
가마이있거라 나가 누한테 시집을 갔노???
창화한테 시집을 갔나? 남수이한테 시집을 갔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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