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골세이집에 가가꼬 절대로 송정으로는 안 가끼라고 맹세로 안 했나
아지기고 분이 안 풀리가 머 좋타고 시집에 가고잡나
하릿밤 잠도 몬자고 허엿키 밤을 꼴딱 새았는데
너그아부지가 델로 안 왔나
"우짜끼고 니 맴 내 다 안다 날로 바서 집에 가자 아는 또 노모 안 되나
우리어무이가 억새서 그런거로 우찌갈버끼고 어무이대신에 나가 이레사정하모 안 되것나
집에 가자 "
"그래라, 제부가 무신 죄가 있노? 니가 제부각시제 너그어무이한테 시집간기 아인기라
니나나나 다 여자로 태어나서 그런거로 우짜끼고 여자는 고마 그리살다 가는거 아이가"
"우째 여자는 그리 살아야되노? 인자봉께 나가 국민핵조만 갔어도 이리 안 살낀데
울오래비 말이 딱 맞는기라 여자도 공부로 해야 되는긴데 내 팔자가 사나번거는 공부로 안 해가
이리 서러번기라 나도 학교에 가야제 고마 도시로 가서 나는 공부해야제
사람으로 태어나서 이리사는기 아인기라"
"말연아, 여자가 공부해가 어데 써 묵는데가 엄따 고마 제부랑 가가 참고 살거라
여자는 고마 그리 사는기 맞는기라"
'세이야, 왜 우리가 여자로 태이나시꼬? 남자로 태이나시모 오래비거치 공부도 하고
일본도 가 보고 그랄낀데 와 여자는 공부로 안 시키고 이리 축구바보로 맨드는고?"
이리저리 앉아서 넋두리만 하모 좋은세상이 안 온다는거는 나가 더 잘알제
"우리가 젊은께 어무이보다 더 오래 안 살것나 고마 가 보자 "
"가자쿨때 가거라 그래도 서방밥이 젤로 팬한기다 요게 오래 있어봐야 너그 행부도 나매라서
나매팬 드는기라 말연아, 다시는 요런 맴 묵지 말고 나는 여자요 여자는 이레 사는기라요
이런 독한 맴 묵고 열심히 살아보거라"
나가 또 세이집에 왔다쿠는 소리로 들은 오메는 쫓아와서로 하는 말이
"호래이도 제 새기는 안 지긴다 고마 나 죽었소 하고 드가가 어무이 잘 모시라
니가 자꾸 이레사모 우리집을 뭘로 보끼고 니가 죽어지내야제 어른한테 갈버모 안 되는기라"
그날로 나는 몬이기는척 또 송정골로 드갔다
참말로 나 죽었소하고 눈도 봉하고 귀도, 입도 봉하고 살았제
어무이딸 거마기 열입곱에 모시배, 미영배, 맹지배 곱디곱게 짜서 고명딸 시집 보낸다꼬
나 손 닿는데거정 고번 옷 손바느질 해 가 내 딸 시집보내디키 안 보냈나
이목이라쿠는 동네로...
시동생 기화는 나 시집가가이고 열한살 묵는거로 핵교 보내고 어무이가
얼매나 오냐오냐 키아가이고 만날 응석받이로 아무것도 안하고 놀기만 할라꼬하데
하기사 몸도 약하고 그래도 학교 보내논께 공부는 최고로 잘했는기라
공부 잘 하는거는 나 맘에 속 들더마는 5학년까지 하다가 안 말았나
하리는 학교로 고마 안 갈라꼬 날리로 쳐서 어무이가 델고 억지로 학교로 가서
교무실에서 선생들이 다 있는데서
"선생이 우찌해가 아가 학교로 안갈라쿠요 우째서 그렇소 아하나 비위로 몬마춘다말이가"
이리 날리로 피운께 큰집 아제가 선생님이었는데
"숙모님, 학교에선 벨일 없었습니다 지가 알아 보고 잘 타이를낀게 숙모님만 돌아가이소"
"무신소리고 선생이 잘몬 했으모 모가지로 띳삐야제 고마 두모 안되는기라"
이리해서 교장선생님께로 씩씩하게 가서
"교장선생님요. 선생들 교육 똑바리 시키소 이런 핵교에 자슥 안 보낼라요"
이렇게 해서 선생님들은 교장선생님께 혼이 억시기 났는기라
기화는 그 질로 핵교도 안 가고 펀펀 퍼질러 놀고 학교선 공부는 일등을 했지만
통솔력이 없고 약해서 공부핸기 아깝다쿠더마는 동네 지 또래들이 학교로 아무도 안강께
고마 지도 따라서 퍼질러 농기 국민핵교 졸업장도 안 없나
참 속상하디라 선생하는 저그삼촌이 몇 번이나 올라와서 공부잘하는 실력 아깝다고
공부시키가 훌륭한 사람되거로 꿈을 키아주야 된다꼬 그리그리 해 사도
어무이는
"그런 핵교 가가 멋하끼고 고마 안 보낼란다"
이리해서 그 질로 백수가 되었는기라
여러 날 뒤에 다짜고짜 나가 안 물었더나
"왜 학교로 안 갈라고 했소?"
그랑께
"죽토모티 돌아오다가 너그 나 잡아으모 돈 백만원주께 이랫더마는 고마 달리기로 잘하고 심이 센
친구가 얼른 뛰와가 날로 붙잡음서 돈 백만원 내 놓으라쿠더마는 날마다 나만 보모 백만원을 도라캐사서
심들어가 몬가것데요 나가 무신 돈이 백만원이나 있소?"
'그라모 선생님한테도 그리 말씀드리야지 나는 고마 장난친기라꼬 그런 일로 학교를 고만두모 우짜요
학교라쿠는거는 그리고만두는데가 아니란 말이요"
그래도 다시는 학교에 가지 않고 고집을 피았는기라
고마 행님행수가 만천거로 다 알아서 돌바주야 되는 아들맹쿠로?
우리어무이 아들 놓기만 햇지 우찌키아야한다는거는 알지도 몬했고 그다가 남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도 아인기라 그 때 선생삼촌말을 들었시모 기화삼촌은 공부 잘 해가 대학까지도 갔
겄제
너그아부지랑, 나가 공부 하는 시동생 우찌해서라도 하고 싶다쿠는데까정 시킷을낀데
그랬으모 나가 훨씬 수월했을끼고마는 고마 그 때부터 탁 들앉아서 시집살이가 더 심해는기라
우리어무이 인자 니가 안가것제 가바야 니가 벨수 있더나
고마 이런 심보로 나를 그전보다 더 숨을 몬시거로 해서 너무 심들모 우떨때는 나 살을 꼬집어밨는기라
혹시 요개가 이승이 아이고 저승인가? 나가 무신 잘못을 크게 해가 벌을 받고 있는가?
이런 생각이 들어서 그래도 눈 꼭 감고 그래 참자 이기 나의 길이라고 죽는날까지...
시동생밥은 아무리 땟거리가 엄서도 하얀쌀밥 땃땃하이 해 가 시간 딱딱 마차가 게기하고
채리주고 그리안하모 삐끼고 이불핵 뒤집어쓰고 드러누어가 일라도 안하모 어무이는
"하나빼끼없는 시동생 눈에 까시거치 하모 니는 좋을 줄로 아나"
이리 억장 무너지는 소리로 항께 너무 일로 하다가도 저녁해가 질라쿠모 띠 안 가나
그라모 일하던집에서
"할매도 아들을 디립기 키운다 나가 몇살인데 아 짓을 하거로 하노
아무것도 안하고 번들거리는 아들로 나가 보 20살이 안되었나
고마 굶기삐라 그라고 할매가 채리주모 되제 너무 일 하는 사람을 일도 몬하거로..."
넘들이 다 속상하다꼬 그리안했나
"고마 가망 없는 집에 살지마소 무신 희망이 보이야제 참고
살제 무신 짓을 해도 묵고 살나이 아이요 이리 살지마소"
그래도 우짜끼고 내 속마 터지제
이기 '여자의 일생'이라꼬
그런 어느 하릿날 꿈을 꾸었제
"말연아, 니 한테 좋은 소식이 있을끼다 니 팽생에 젤 기뿐일이 있을끼다
나는 정몽주라는 조상이다"
이라는 꿈을 안 꾸었나
태몽이었는기라 그라고 달거리가 엄서서 봉께 임신아이더나
그래가 열달 뒤 그랑께 사라호 태풍 불라쿨때 고마 보란듯이 떡뚜꺼비를 하나 났제
너그신랑아이가 내 평상에 젤로 기분 좋은 날이 바로 그날아이더나
"어무이요 요번에는 뭣이요?"
하고 물으니 픽 웃더마는
"고치네 어이구 그 자슥 잘 생깃네 훤하이 정승함 해 묵것네"
이람서로 미역국을 끼리로 가데
그 때 첨으로 3일동안 미역국 묵고 누워 있어 안 밧나
아들이 무신 큰 배슬이라꼬 하리종일 방에 가마이 누워 있음서 밥도 한 그릇 몬 갔다 묵는 아들이
그리도 당당하던지 나도 그런 아들로 떡 낳았는기라 하릿밤에 백번을 더 쳐다바도
또 보고잡은 아들얼굴 말이다 또록또록하이 생기고 예뿌던기라
너그아부지는 그질로 식구하나 더 늘었다꼬 부산다대포로 나무치는 일 하는데 돈벌로 안 갔나
참말로 열심히 살라꼬 나부댔는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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