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밭을 만들러...

이바구아지매 2007. 4. 7. 07:49

일주일째 고민을 하던 그 날이 왔다

 

오늘 내가 할일은 그 동안 한 20년은 묵정밭으로 방치해 두었던 , 그래도 이름은 밭이다

 

지난여름에 한 번 가 보았더니 근처아파트에서 땅의 반은 시멘트로 발라서 주차공간으로 쓰고

 

남은 몇 개의 밭때기엔 아파트사람들이 고추며, 호박, 상추를 심어서 거두어 가는 모양새였는데

 

보기좋게 밭의 폼을 잡고 있진 않았고

 

그냥 아파트사람들이 심심하니까 심심풀이로 하니까 그냥 초등학생들의 실과시간에

 

실습나와서 재배하는 그런 모습이라고나 하면 딱맞았지

 

나는 논농사며 밭농사를 보기만 했지 아파트사람들보다 더 젬병

 

오늘 내가 가려고 하는 곳은 연초면 송정리 밭일을 할 건 아파트에서 내다버린 쓰레기며

 

돌무더기를 치워서 제대로 된 밭을 한 번 만들어 보자고 마음을 먹고

 

어머니가 살아계실때 하나씩 배워 볼 생각으로

 

며칠동안 일해서 밭모양이 되면 들깨를 심어 볼 계획

 

밭농사의 첫 재배내용은 가장 하기 쉬운  들깨농사를 해 보아야겠다

 

이 정도도 어머니의 90%이상의 도움 없이는 곤란

 

경험상으로 농학박사 이상인 어머니께  도시락 싸서 이불이며, 돗자리, 장난감, 동화책, 디카까지

 

챙겼다 노트와 필기구도 빠뜨리면 안 되는 필수품 이젠 다 준비 되었으니 마지막점검으로

 

물이 빠진 것을 추가로 챙기고 소풍가듯 준비를  하고 나니  걱정 반 기대 반

 

걱정이란 내가 오늘 하루 해 동안 밭일을 제대로 해 채우며 할 수 있을까

 

돌나르기며 풀까지 호미로 메어야하는데...

 

우리가나까지 있는데...

 

또 하나 기대되는 건 어머니의 한 맺힌 그러나 기막히게 재미나게 풀어나가는 화법으로

 

나는 넋을 뺴고  듣는 이야기속으로가 기다리고 있지 않는가?

 

어쨋든 하루해에 즐거움도 담고 보람도 느껴야 할 텐데

 

차 타고 20분거리에 있는 밭

 

오늘일은 디카로 또 담아야제

 

"니 일하로 왔나, 사진박으로 왔나?"

 

우리어머니가 이러실게다

 

'님도 보고, 뽕도 따고 , 도랑 치고, 가재 잡고..."

 

"말이사  농사가 그리 시번기아이다 말이다 천심으로 살아야 하는기다 돈이사 되느기아이고

 

고마 얼매나 끈기가 있나  이거 실험하는거하고 똑 안 같은가 말이다

 

도로 닦제 ... 이기 농사 아이더나  나가 그 농사꾼아이가 끝에는 요레 되는기라"

 

FTA(자유무역협정) 이런기 도대체 뭣인지 알리가 없는 우리 어머니께  설명이라도 함 해 드려야지

 

그 사이에 시계는 8시15분 농사꾼의 일시계는 새벽부턴데

 

지각하것다   그냥 갔다 올란다 어무이한테 혼나기전에 쌔기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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