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무릉도원에 가다

이바구아지매 2007. 4. 16. 08:44

 

하늘빛이랑 바다빛이 우리동네에선 똑 같다

 

기분좋은 맑은날에는  내 마음도 파란색이다

 

오늘빛은 당연히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양지암조각공원에 올랐다

 

일요일 오후햇살을 받아 푸른하늘빛은 윤기가 나고...

 

입소문의 기차는 어디서 출발을 했는지 많은 사람들을 이 공원에다 풀어놓았다

 

"참 좋네요 곡 무릉도원인기라요?"

 

'암만요? 무릉도원도 요 보다는 좀 몬할거로요?"

 

"그라모요 요가 우떤덴고 하모 아 그 유맹한 진시황제가 요 양지암꺼티에서 불노초로  캐안갔소?"

 

"오래살끼라꼬요?"

 

"그래 그 진시황제가 지금도 살아있소?"

 

"게뿔로요 사람이 우째불노장생이 가능하요? 옛날에 다 죽엇제 권력이모 머하고 돈이모 머하요

 

오래살아보끼라꼬 요가지 와 가 돌아갔을 땐 지치가 몸살나서 안 죽었것소?"

 

이렇게 할아버지들이 정자아래에서 신선놀음 함서 이바구를 하고 있었다

 

"오 마이 갓  양지암조각공원 최고최고!!!"

 

"블로그에 올려야죠  오 멋져요 ? 원드풀??? 오 프리리"

 

이렇게 외국인들도 무더기로 이곳 무릉도원에 와서 환호를 지르고

 

"나도 블로그 꾸미는데 이곳 경치가 멋져서 봄경치를 찍어 올리려구요?"

 

"제목은 멀로 할라요?"


 

"무릉도원이라고 할까요?"

 

이렇게 주고 받는 사람들

 

"자기야, 유채꽃하고 나 중에서 누가 더 예뽀?"

 

"그기사 유채꽃이 훨씬 더 예뿌제?"

 

"머라꼬, 내가 이래뵈도 벚꽃아가씨에 나가서  당당히 미를 차지했는데

 

그깟 유채꽃이 더 이뿌다카나?"

 

'하모 니는 순 화장발이고 유채꽃은 고마 꽃발아이가 누가 더 이뿌것노?"

 

'그라모 나 하고 절교할래?"

 

"그렇타꼬 절교로하모 나는 순교로 할낀데 그래도 개안나?"

 

"치 자기가 젤 좋아!!!"

 

이렇게 어리광에 받쳐서 연애일기를 쓰는 청춘남녀들...

 

"다 좋을때다 좋을때야"

 

궁시렁궁시렁대니

 

우리가나도 한마디

 

"엄마도 좋을때다 좋을때야!!"

 

아 이러지 않는가?

 

"니가 좋을때다쿠모 알고 하는 소리가?"

 

"좋아하모 다 좋을땐기라예"

 

아들녀석이 한마디 거들고

 

"그래 우리도 다 좋을때지 그자 이리 좋은 곳에 와서 푸른하늘, 푸른바다 보고

 

산딸기꽃 구경하고 보라색 제비꽃 보고 망개도 보고 직박구리샌지 종달샌지

 

노랑부리저어샌지 하여튼 새소리 듣고 파도소리듣고 산냄새 꽃냄새에 취하모 좋은기지

 

"우리엄마 또 주절타령 나오시네 엄마는 산이  그리 좋아요?"

 

"응 아까 들어밨제 할부지들이 하시는 말씀 무릉도원이라고 안 하더나?"

 

'참말로 어른들은 경치만 좋으모 무릉도원이라쿠고 신선선녀라쿠는데 참 우습는기라요

 

어른들도 철이 안 든 때가 많아요?"

 

"그라모 어른들도 좋으모 좋다고해야제 감정표현도 몬하나?"

 

"참내 아까 그 남자하고 여자하는 것 봤지요? 유채꽃하고 나하고 누가 더 예뻐? 하니 니는 화장발이고

 

이라니 흥 하고 삐끼는데 어른들이 우떨때보모 더 알라들같아예"

 

"그래그래 어른도 어떨땐 어리광을 부리고 싶을때가 있는기라 니도 어른 돼 바라 똑 같아진다"

 

'하긴 우리아빠, 엄마도  착각을 잘 하니까 이해는 가지여"

 

초등학교 5학년 우리 아들 다 컷다

 

어른들이 철 안 든 행동 많이 한다는걸 보면서 픽픽 웃는다

 

유채꽃밭에서 사진 가득 찍고 벌, 나비랑 눈에도 담고 즐거운  일요일 4월의 오후 한나절이

 

햇살에 익어가고 누구말마따나 우리는 무릉도원의 신선선녀가 되어서 자연속에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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