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오바~~~싸랑해

이바구아지매 2007. 4. 17. 17:21

가나가 봄바람 아토피땜에 심하게 가려워서 고현피부과에 다녀 오는 길에

 

버스를 탔다

 

한 낮의 버스엔  사람이 많이  없다

 

차가 없는 나와 몇몇사람들뿐

 

내 앞에 앉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와   그 여자앞에도 고 옆에도

 

오늘은 쌀라쟁이들이 서넛 탔는데 얼마나 시끄러운지

 

그녀들은 한국으로 시집 온 새댁들임을 첫 눈에 알아 볼 수 있었다

 

20대엔 우리도 저렇게 쫑알댔는지 꼭 중국참새들이 차속에 올라탄  참새판이 아니고 뭔가?

 

하도 시끄러워서 내가 물었다

 

"아저씨, 이 차 지금 사천성에 가요? 자금성에 가요?"

 

"이 차요? 사천성~~자금성~~만리장성까지 안 가요!

 

참말로 시끄럽지요?" 하고 기사아저씨가 대꾸하셨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조용한 편이죠?"

 

"그럼요 요기 보소 요새댁들은  황하강가에서 시집온지 얼마 안 된 새댁들인기라요

 

아메 저그동네친구들이랑 오늘 만내가 반가바사서 저리 날린가 싶어요

 

고마 우리가 이해로 합시다"

 

 라시는 기사아저씨의 너그러운 미소가 빽미러로 보이고

 

"울~라라랄~울라~라리라라라리~~"

 

내 앞의 왕참새가 가방속에서 난리가 난 폰을 꺼내 들고

 

"어 오바~~ 오바~~"

 

"쯔이, 어디야?"

 

"고현~~오바는~~"

 

'점심 먹고 있어 쯔이는 ?"

 

"안 무 다이아트 해 안 무"

 

"굶으면 안 돼! 친구들이랑 짜장면 사 먹어"

 

'짜자장~~ 안 무  치아삐~~"

 

"친구들이랑 재미있었어?"

 

'으 마니마니 아주치구 능포치구 오포치구랑 마나서 ㅋㅋㅋ"

 

"저녁때 갈게 "

 

"멧씨?"

 

"7시 "

 

"쪼아  오 바~~오바 ~~오바 ~~싸랑해  쪽쪽"

 

허허허  요 시끄러운 이국녀좀 보소 남들은 하나도 눈에 안 보이고

 

혼자서 난리가 났어요 용감하게 사랑을 고함침서

 

이런 난리난 차가 고마 사천성이나 자금성으로  가지 장승포로 가는게 맞소?

 

내 앞에 앉은 쌀라녀는 이렇게 한국조선소남자한테 시집와서 행복에 겨워

 

순엉터리로 사랑을 속삭였다

 

그 놈의 휴대폰은 또 그것도 부족해서

 

"오빠~~ 사랑해" 라고 문자까지 날렸다

 

사랑엔 국경도 없는 것이다

 

이 여자도 느낌에 결혼을 주선하는 소개소에서 여러여자들 줄 서서 있고

 

남자가 마음에 들어서 찍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쨋든 내 이웃들도 서서히 다국적사람들로 바뀌어 간다

 

이렇게 시집 온 그녀들은 오늘처럼 친구들이나 고향족 ?똑같은 처지의

 

사람들을 만나서 실컨 쌀라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심심찮게 버스속에서도 이런 여자들을 보고 또 목욕탕에서도

 

가끔씩 본다

 

오빠라는 발음이 어줍게 오바~~ 사랑해~~는 싸랑해 라며 마음을 전하는 이들을

 

보며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결혼풍속도도 이리 많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이나 해 보았을까?

 

확실히 지구촌시대다

 

그녀의 오바는 목소리도 매력적이던데

 

저녁상을 마주하고 앉은 그들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남자의 나이는 40정도 되었을테고 여자는 20대 이들의 결혼은 대부분 나이차가

 

10~20살 이상 차이는 기본이다

 

주위에  이렇게 결혼 한 사람들이 더러 있어서 짐작이 그리 간다

 

참말로 정신없는 수다쟁이를 보니 방송인 이다도시보다  한수 위

 

내릴때도 함께 내려서 000아파트로 가는 그녀들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보았다

 

너무 쫑알대서 혹 바지라도 흘러내리지 않을까 염려스러웠다

 

 

"쌀라쌀라 수다녀 당신을 이 시대최고 수다녀로 봉함 꽝꽝꽝"

 

라고 등뒤에다   내 말펀치를 날렸다

 

누가 뭐라 해도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랑 둘이서 행복한  꿈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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