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열다섯살 소년의 꿈

이바구아지매 2007. 4. 25. 18:01

" 우하하  작년에 보고 올해 첨 보네 아 마이 키았나?"

 

"보시다시피 아 마이 컷고..."

 

"악수한 번 해 보자   아이구야 손도 보드리하네 아직 청춘인갑다"

 

"오늘도 골기퍼하나?"

 

"당근 나가 누고 이운제 아이가 ?"

 

"어 진짜로 한 인물나네?"

 

"인사도 참빠리다"

 

"그라모   작년에 니 이 항개도 없었제 ? 그라고 오늘 첨보는데 ???"

 

"돈이 좋긴좋다그자? 니 이말 할라꼬그라제?"

 

'맞다 맞다 우찌그리 잘 아노?"

 

'척 보모 앱니다지 나가 누고 20년도 넘기 골기퍼만해 묵고 사는 왕기아이가 허허허"

 

"우리 일년만이제 그자 그런데 우째 술판부터 벌리가 니 오늘 골기퍼하것나

 

골왕창 묵고 나가떨어질거아이가?"

 

'어데 나가 술은 입으로 묵고 공은 가심하고 손으로 받을거아이가 괘안타

 

나가 누고?  나 손은 20개나 안 되나 까딱엄따 술이나 한 잔 따라 도

 

그라고 오늘 원 것 무라이 다린거 묵고 싶으모 말해라  묵고 싶은거 있으모 오망거 다 사주께

 

그라고 갖고 싶은것도 있으모 다 말해라 나가 똥 묻은 빤스로 팔아서라도 니 하고잡은거 다 사 주께"

 

"문디야, 아직도 입이 살아갖꼬 정신이 항개도 없네"

 

'머 사주꼬 루즈? 우리각시는 루즈색깔도 빨, 주, 노, 초, 파, 남, 보로 안 하나 참 더러바서

 

심심하모 고걸 사가 빨가이 보리고 나 이뿌나? 요지랄아이가?"

 

"됐다 됐다 내년에 멋진 거 사주고 오늘은 됐다 술이나 고마 묵어라 운전면허도 취소 됐다캐놓고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나 철 언제 들래?"

 

'철이 말라들끼고 고마 이레 살모 되제 이레살모 얼매나 좋은 세상인데 어른? 그거 싫다

 

나는 만년 열다섯 살아이가  난 소년이단 말이다 "

 

"그래그래 그 말 백번맞다   ㅎㅎㅎ"

 

정신없이 떠들고  술마시고  심심하모 노래하는 소년 왕기...

 

해마다 우리중학교 동문체육대회에서 만나면  빠짐없이 나타나서 호탕하게 웃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주인공  왕기는 신체의 한 부분이 조금 불편한 친구다

 

태어날때부터 그랬을거다 등이 튀어나온 '곱추' 하지만 친구는 정말 밝고 활발하다

 

어렸을때부터 골기퍼는 도맡아서 했고 지천명에 이른 지금까지도 한 번도 골기퍼자리를

 

내 놓고 안한다고 한 적이 없다 해마다  체육대회가  있었고  축구시합에 골기퍼로 출전한 왕기는

 

참으로 동작도 민첩하고 공도 잘 잡아내었다

 

'오늘 축구하고 나서 기장가자 메르치회 사 주께 갈치도 한 상자 사낀께 꼭 가자"

 

"먹은걸로 하께 고맙다 말만 들어도..."

 

왕기는 정말 밝다 맑은 햇살 같고 소년같다

 

신체의 결함이 있음에도 그런 내색 한 번 않고 항상 즐겁고 긍정적으로 사니 친구도 많고

 

친구사이에서 인기도 많다 남자친구는 물론이고 여자친구들도 왕기를  멀리 하는 친구는 없다

 

다 자기 하기 나름이다 적극적으로 사는 자세도 너무 좋다

 

이런 왕기에게 참으로 행운이 찾아왔단다 

 

아들이 없는 큰아버지댁에 양자로 간 왕기에게 큰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재산을 남겼는데

 

그것이 엄청난 금액으로 부동산값이 치솟고 유명 건설회사에서 아파트를 짖는다고 몽땅 사버렷단다

 

돈은 수십억을  손에 쥐어  빌딩을 짖고  어려운 친구들에게도 도움을 주기도 하는 소식을 들었다

 

왕기의 어릴때 꿈은 골기퍼였다고 한다  골기퍼를 할 신체조건이 못 되어 얼마나 아쉬웠을까?

 

우리학교 축구부는 전국에서 유명하다  국가대표선수를 배출하는 학교다

 

왕기도 그 시절에 얼마나 축구를 하고 싶었을까?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슬퍼하지 않는 왕기의 모습은 아직도 씩씩한 열다섯살 소년임에 분명하다

 

해마다 열리는 동문체육대회에서 골기퍼로 멋진 포즈 취하며 공을 잡아내는 친구 왕기의

 

밝은 모습을 내년에도 또 보게 되겠지  왕기야, 내년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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