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얼음공주 보거라(지나간 일기)

이바구아지매 2007. 5. 10. 12:34

얼음공주야, 잘 있느냐?

 

이 오메가 여간해서 잘 안삐지는데 요며칠은 마음이 우울해서 니 싸이에 가서 테러 좀 했다 

 

5월8일이 어버이날이었제

 

이 오메는 할머니, 외할머니 찾아뵙고 눈, 코 뜰 사이도 없었는데 집에 돌아오니

 

범일이녀석이 또 집안 대청소에다가  꼼짝도 하지말라며 어깨도 주물러주고

 

양말까지 벗겨 주어서 참 흐뭇했지

 

"아, 나도 어버이로구나 음 좋아좋아 범일아, 고마워 우리 아들 효행상주어야겠다

 

늘 화장실청소에다 거실청소까지 해 주니 엄마표 '효행상' "

 

"괜찮아요 이깟일로 그런상을 받으면 부담가죠 엄마한테 이 정도는 해 드려야죠"

 

"우리 아들  착하고 고운 마음씨를 가졌네"

 

아이들이 다섯이나 되니 행복한 일도 여러번 생길법도 하건만  정작 기다리는 큰딸은

 

해가 서산으로 기우는데도 아무런 소식이 없어

 

부랴부랴 싸이에 들어가서

 

"딸 잘 있지? 엄마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아빠폰에  감사의 인사말이라도 문자메세지로 보내든가

 

아니면 전화로 아빠, 사랑해요 이런 애교있는 말 한마디 하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밤이 늦어도 아무 소식이 없었다

 

 밤 아홉시를 넘기니  고마 부아가 설설 나기 시작했다

 

신랑보기가 미안했다

 

분명히 어버이날인지 알텐데

 

이미 둘째딸은 장장 두장으로 편지글 보내와서 눈물바람으로 감동해서

 

읽고 또 읽고 완전히 외워서 내년엔 내가 멋진 답글 보낼려고 작정했는데

 

큰 딸이 연락이 없자 오만걱정과함깨 부아가 기어올랐다

 

무슨일이 생긴 걸까???

 

아님 잊고 있을까???

 

나에겐 아무래도 좋은데 저그아빠한테 이러면 일할맛 나겠는가???

 

이 오메는 늘 저그아빠한테 전화해서 고생한다고 온갖 격려를 하는데...

 

어찌되엇거나 신랑보기 미안커로  우리 신랑도 밤까지 우리얼음공주의 소식을

 

말없이 기다리는 눈치

 

"울리리리 왔다 전화 "

 

"여보세요???"

 

"탁'

 

' 어~~ 무슨 전화가 말도 없이 끊겨?"

 

문자메세지가 이내 떴다

 

"현정이... 오빠 나야, 현정이 혹시 나 기억 나? 기억나면 전화 해 줘"

 

" 이게 뭐야  당신 현정이란 여자가 누구야??? 아니 안 그래도 썽이 나서 죽것는데

 

또 웬여편네야?"

 

"아~~ 이거 그런거 아니고 돈 따 묵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이런 짓 해 당신폰에도 한 번 봐

 

찍혀 있을걸???"

 

"어~~~ 언니 ~~나야  현정이  나 기억 나?... 참 그럿네 까딱했으면 육박전 벌어질뻔 했잖아"

 

참 웃기는 세상이다 별짖거리를 해서 돈벌어 먹는세상

 

 

밤에 이런저런 이야기로 서로 눈치만 살피다가 그날을  보냈다

 

담날 혹 또 연락이 올까???

 

싸이에도 들어가보고 묵묵부답 걱정도 되고

 

내 싸이에 들어가서 혼자 난리벅수를 쳤다

 

얼음공주야, 여자가 죽어 한이 맺히모 하얀소복 입고 부슬부슬 비 오는 날

 

나와서 길 가는 택시 세우기, 공동묘지옆에서 슬쩍 지나가는 사람 혼비백산하게 하기

 

강물에서 토닥토닥 물소리내기 대밭에 사각사각 거리며 휘이익 사라지기

 

이런 짓을 하는 이유를  알겠다 살아서 그 여인들은 별것 아닌 일로 심장에 섭섭함이

 

남아서 안 그렇나 하얀 소복녀를 무섭다고만 할 일이 아니다

 

니 오메도 죽으면 고런 하찮은 일이 생각나모 서러바서 흰옷 입고 나와서 난리부르스치고

 

오장육부 서늘케하고 머리에 지진나게 하모 우짤래???

 

이렇게 싸이에 소복녀의 테러를 했다

 

참말로 엄마가 몬됐다 ㅋㅋㅋ

 

아니 진짜루 작은일로 섭섭함에...

 

혹 얼음공주가 결혼이라도 해서 시부모님께 나한테 하듯 하면 이건 죽음아닌가?

 

엄마가  기본  예의도 안가르치고 키웠다고 말펀치가를 다다닥 날리면

 

우짤낀데 망신스럽거로...

 

전화로 해 보면 되지???

 

급한사람이? 답답한사람이 전화한다꼬???

 

ㅊㅊㅊ 그리하긴 싫다고요

 

또 우리집 셋째도 요즘 얼음공주 뽄데기를 좀 받아서리

 

그 날 어버이만 생각해도 눈물이 날 판국에 공부하고 씨름한다고 바줄끼라꼬

 

저녁까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너도 테러를 받아야 해 당장에 싸이로 쳐 들어갔지

 

너  어제 무슨 날인지 알앗것다??/ 오메가 오늘 하얀 소복녀가 되었다

 

또 알제 빨간일기장의 테러 ㅋㅋㅋ 니 나한테 이랄끼가???

 

니 오늘부터 이름 바꾼다 할머니가 니 태어날때 머라캣노 '섭섭이' 라고 했제

 

당장 이름 섭섭이로 부를끼다 흥흥흥..."

 

 

어어어  오만지랄을 다 치고 나니 속이 좀 시원하다

 

오메가 푼수라서 울 딸들이 어버이란 생각이 안 드나???

 

좀 모지래도 어메는 어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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