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요기머하는기고???

이바구아지매 2007. 5. 28. 11:53

월욜 오전만큼 행복한 날이 또 있을까?

 

어제까지 집청소며 빨래까지 다 하고 월욜오전엔 세상에서 젤 행복한 사람되어

 

누워도보고 앉아도보고  그러다가 다시 누웠네

 

천정에 거미 한 마리가 슬슬 기어가네 햐~아 어데로 가노 했더마는

 

옛날옛날에  우리할매들이 처음  문화생활로 마딱뜨린?살아있는 웃음꽃 한개비

 

꺾어준다꼬 따라와보라고하네

 

잘 되었다 막내도 잠 들었고 내 곧 따라 가께이~~~

 

 

옆집 봉이네할매집에  온 동네  할마시들이 다 모여 앉아 겨울 해 짧다고

 

얼른얼른 꽁까자고  모였다

 

모인할매는 봉선이할매, 만줏집할매, 중길네할매, 애자네할매 ,대문집할매 이렇게

 

동네 나많은 할마시는 얼추 모잇다

 

"담밧대에 불좀 부치도라  내레  밥 엄시는 살아도 담배엄시는 하리도  몬살지비"

 

만줏집할매가 아침밥도 소화되기도전에 풍년초담배를 담밧대에 담아 불부치고

 

빠꼼거리기 시작했다

 

"그 놈의 담배가 그래 맛있나 꼬랑내가 나서 나사마 죽것고마는..."

 

대문집할매는 나가 좀 작아서 그런지 담배냄시가 통싫다

 

"쎄기쎄기 이바구좀 해 보거라 어지 본 '청실홍실' 이바구 좀 해바라"

 

하고 중길네할매는 숨이 넘어갈것처럼 연속극이바구에 목청을 높였다

 

"그랑께 나가 어지 본 거는 요대목인기라  인자 지숙이라쿠는 애인이

 

참말로 총각한테 잘 했는데 고마 그 총각이 부잿집 처이 윤희한테 덜렁 넘어안갔나

 

그 총각도 참 좋더마는 돈이 젤인기라 나사고마 지숙이가 똑 불상해가 안 죽것나"

 

이라고 봉선할매가 연속극이바구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바라바라 이기머꼬 봉아? 이기머꼬?"

 

중길네할매는  이바구듣다가 책상욱에 놓인 시커먼 네모배기통을 디다보고 놀래가

 

고함을 안 쳤나

 

봉이할매는 부석에서 정지치운다고 바쁜데 할매들이 몬 보던 신기한기 있어 머하는긴고 물어보았다

 

"참말로 이기머싯꼬? 함 열어보까? 여는데도 엄꼬? 이 꼬래이는 또 머꼬?"

 

하고 애자네할매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디다보았다

 

"글키 그기 머하는긴동 희안키 생긴기 멋하는긴동?"

 

만줏집할매는 담배한번 뽀꿈 거림서 담뱃대로 통을 톡톡 두드려보기도 하고

 

"요중에 이까만통이 머하는긴고 본 망구가 있나?"

 

봉서이할매가 신기하고 궁금해서 소리를 쳤다

 

"어데 꿈에도 본 적이 엄서 그기 머하는긴고 아이고 궁금타  봉아, 쎄기쎄기 일 끝내고 들오바라

 

이기머하는 물거이고 갤카도라 숨 넘어가것다"

 

하고 중길네할매가 소리칭께

 

부석에 있던 봉이할매가 나 부석아구지에 불 한본만 더 밀어넣고 갈끼다

 

쪼깨이만 기다리도라"

 

이랄때 시커먼통에서 요란하이 소리가 났다

 

"따르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

 

'아이구야,이기무신소리고 이거우짝고 머시고 봉아 쎄기와바라 큰일났다

 

자꾸 따르릉거린다 우찌해바라"

 

하고 대문집 할매가 큰소리를 봉이할매를 불렀다

 

"전화라쿠는긴데 나도 잘 모린다 어지 우리 襤側?나준긴데 오늘 하는거로 갤카주기로 햇는데

 

우짝고  고마 함 해보지머 아무도 엄소  예는 아무도 엄다꼬요

 

아무도 엄다쿵께?"

 

그래도 전화는 한 참 동안 따르릉 울릿다

 

'아무도 엄소 참말로 아무도 엄따쿵께요."

 

그러자 전화가 뚝 끊겻다

 

"그만하모말꺼로 엥가이 울리고  할마시들 가심 벌링거리거로 똑 그기 울링께 가심이

 

벌렁벌렁하고 간이 콩콩뛰서 똑 죽것네"

 

하고 봉이할매가 놀랜가심을 쓸어안고 당당하이 한건 잘 해결했다

 

또 전화벨이 울렸다

 

"따르릉, 따르릉"

 

이 때 이웃집 고등학생이 와서

 

"봉이할매 집 전화를 안 받는다꼬 전화를 우리집에 안 했소

 

가보라꼬"

 

"오이? 그라더나 "

 

"나가 전화하는거로 잘 갤카줄낀게 해 보이소 먼저 전화손잡이로 잡고 옆에 있는 뽀족 튀나온거로

 

벵벵벵 돌리는기라요 그라모 저짝에서 교환이 나오는기라요 그라고 어디로 연결해드릴까요?

 

이라모 번호를 대라꼬요 알것십니까? 또 전화가 따르릉 하고 울리모 수화기를 들고

 

줄 있는 쪽에 숨구멍것은기 있는쪽을 입에 대고 여보세요 혹은 여보시오라고 하모 되는기라요"

 

"아이가 참말로 신통하네 그라모 그 안에 사람이 드가있는기가?"

 

만줏집할매가 신기해가 물었다

 

"그 쪼깬한구멍으로 우찌드간다말이고?"

 

대문집할매가 말을받았다

 

"그기아이고요 기계로 소리를 전달하는기 전화라쿠는기요"

 

옆집 고등학생 덕택에 신기하기만 한 소리통의 원리를 전해 들은 할매들은

 

그 후로 전화전문가가 되어서 시도때도엄시 전화질을 해댔다

 

"바라바라 교환 저 건니마을 중길네집 대도라"

 

이런거는 예사고 번호도 모림서

 

'바라바라 교환 저개고지 키커고 다리좀 잘롬거리고 목소리 억시기큰 아저씨있제

 

그 집 좀 대 도 "

 

"할매, 그라모 모리는기라요  전화번호로 모르시면 성함이라도 알아야제 우리가

 

경찰도아이고 그까지는 다 모리는기라요"

 

'가수나가 어른이 이바구하모 와이레 달라들꼬 고마 알것십니다 요레야지"

 

이렇게 할마시들은 새로운 문명에 길들여지기까지는 억지와  무지로

 

웃지못할 이바구를  타래타래 남겼다

 

 

 

전화가 첨 들어왔을때 할매들이 보여 준 멋진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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