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큰일났어요

이바구아지매 2007. 5. 30. 07:42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는거 보면 무슨 일이 단단히 난 거 아닌가 모르겠네

 

이른아침 4시부터  어무이네집에 전화를 했는데도 안 받고

 

지금까지도 안 받으니  필경 무슨 일이?

 

한댓잠을 ?

 

남의 집에?

 

어찌되었을까?

 

글쎄 어제 어무이가 적금을 탄 게 있다면서 우리집에 오셨어여

 

나한테 100만원 한다발을 손에 꼭 쥐어주시면서

 

"이 돈은 고마 아들 약 해 주라 할매가 있다캐도 벨시리 아들한테 도움이 몬되네

 

아무리 쓸데가 많아도 눈 꼭 감고 아들 건강챙기라

 

돈이 작아서 미안타"

 

'아니라예 고맙습니다 근데 언제 이리 적금을 넣었습니까? 돈도 없었을낀데예?"

 

"너그아부지 돌아가시고 난 뒤 바리 넣었다 한 달에 10만원씩 넣어가 오늘 찾았네?"

 

"5년이나 부었네예 참말로 없는 돈에 욕봣십니다  어무이하고 싶은거 안하시고"

 

이렇게해서 식사만 하시고 돌아가셨는데 가시고 난 후 30분쯤 지났을까?

 

이불에서 열쇠뭉치가 나오지 않는가?

 

'앗 이건 어무이방 열쇠 ?"

 

"엄마, 이 열쇠 머하는기고? 예뿌다 인형도 달리고?"

 

'할머니가 흘리고 간 것이야 우짜까? 가나야, 니가 할머니한테 갖다드리고 올래?"

 

"가나 몬간다 혼자서 할머니집 몬 찾아간다 엄마하고 같이 가자"

 

이리저리 고민만  하다가 못가고 오늘아침까지 와버렸다

 

전화를 아무리해도 안받으시는 게 벼라별 생각이 다 든다

 

돈뭉치는 어찌되었을까?

 

돈이 걱정되어 이웃집에서 잠이나 제대로 주무셨을까?

 

내 잔망으로  걱정만 불거진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전화벨만 울린다

 

이 일을 어쩔까?

 

어무이는 우리집에 열쇠를 바뜨렸다고 생각도 못하시고 동네방네를

 

헤매고 다니시나보다  낼모렌 어무이 생신인데 ?

 

빨리 찾아서 생일 상 차려드려야하는데

 

동네사람들 다 초대해 놓았는데...

 

떡, 식혜, 잡채 갖가지 음식 준비한다고 말해놓았는데

 

어디가서 찾을까?

 

아주고모네? 옥포고모네? 건너아파트고모네? 다 연락해도 안 오셨다하신다

 

혹 대전아들네?

 

돈 본 김에 아들네에 손녀들이 생각나서 가셨나?

 

우리어무이한테 아무일도 안 생겨야하는데...

 

마음 곱게 쓰시는 하늘아래 천사님인데...

 

"보소? 누가  우리어무이 본 사람 없소? 나이는73셋이고 키는 150cm정도 얼굴은 갸름하고

 

이마가 톡 튀어나왔소 주름이 서너줄있고 몸무게는 40kg 정도요 행동은 날래고 총기가 있고

 

말씨는 갱상도말에다가 거제도말씨를 씁니다

 

혹 보신분이나 함께 계신 분 연락주세요 후사하겠습니다

 

연락처 T123~4568입니다

 

주소는 대한민국 골짝시   서면 가요리에  123번지요

 

정신은 말짱하며    아주 똑똑합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아 울어무이요?  잘 모리것는데 함 찾아봐 주이소

 

고모님 안 찾아주면 낼모레 울어무생신날 떡 하나 안 줄기요?"

 

"알것다 나 잘 찾아보께 몬 찾으모 떡한개도 안 줄끼라는데

 

참 큰일났네 참내 말여이가 어데로 가싯꼬? 말연아, 어데있노?  쎄기쎄기 나오이라"

 

 

참말입니데이

 

다들 함 찾아봐주이소???

 

부탁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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