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는거 보면 무슨 일이 단단히 난 거 아닌가 모르겠네
이른아침 4시부터 어무이네집에 전화를 했는데도 안 받고
지금까지도 안 받으니 필경 무슨 일이?
한댓잠을 ?
남의 집에?
어찌되었을까?
글쎄 어제 어무이가 적금을 탄 게 있다면서 우리집에 오셨어여
나한테 100만원 한다발을 손에 꼭 쥐어주시면서
"이 돈은 고마 아들 약 해 주라 할매가 있다캐도 벨시리 아들한테 도움이 몬되네
아무리 쓸데가 많아도 눈 꼭 감고 아들 건강챙기라
돈이 작아서 미안타"
'아니라예 고맙습니다 근데 언제 이리 적금을 넣었습니까? 돈도 없었을낀데예?"
"너그아부지 돌아가시고 난 뒤 바리 넣었다 한 달에 10만원씩 넣어가 오늘 찾았네?"
"5년이나 부었네예 참말로 없는 돈에 욕봣십니다 어무이하고 싶은거 안하시고"
이렇게해서 식사만 하시고 돌아가셨는데 가시고 난 후 30분쯤 지났을까?
이불에서 열쇠뭉치가 나오지 않는가?
'앗 이건 어무이방 열쇠 ?"
"엄마, 이 열쇠 머하는기고? 예뿌다 인형도 달리고?"
'할머니가 흘리고 간 것이야 우짜까? 가나야, 니가 할머니한테 갖다드리고 올래?"
"가나 몬간다 혼자서 할머니집 몬 찾아간다 엄마하고 같이 가자"
이리저리 고민만 하다가 못가고 오늘아침까지 와버렸다
전화를 아무리해도 안받으시는 게 벼라별 생각이 다 든다
돈뭉치는 어찌되었을까?
돈이 걱정되어 이웃집에서 잠이나 제대로 주무셨을까?
내 잔망으로 걱정만 불거진다
아무리 전화를 해도 전화벨만 울린다
이 일을 어쩔까?
어무이는 우리집에 열쇠를 바뜨렸다고 생각도 못하시고 동네방네를
헤매고 다니시나보다 낼모렌 어무이 생신인데 ?
빨리 찾아서 생일 상 차려드려야하는데
동네사람들 다 초대해 놓았는데...
떡, 식혜, 잡채 갖가지 음식 준비한다고 말해놓았는데
어디가서 찾을까?
아주고모네? 옥포고모네? 건너아파트고모네? 다 연락해도 안 오셨다하신다
혹 대전아들네?
돈 본 김에 아들네에 손녀들이 생각나서 가셨나?
우리어무이한테 아무일도 안 생겨야하는데...
마음 곱게 쓰시는 하늘아래 천사님인데...
"보소? 누가 우리어무이 본 사람 없소? 나이는73셋이고 키는 150cm정도 얼굴은 갸름하고
이마가 톡 튀어나왔소 주름이 서너줄있고 몸무게는 40kg 정도요 행동은 날래고 총기가 있고
말씨는 갱상도말에다가 거제도말씨를 씁니다
혹 보신분이나 함께 계신 분 연락주세요 후사하겠습니다
연락처 T123~4568입니다
주소는 대한민국 골짝시 서면 가요리에 123번지요
정신은 말짱하며 아주 똑똑합니다
"따르릉, 따르릉 여보세요? 아 울어무이요? 잘 모리것는데 함 찾아봐 주이소
고모님 안 찾아주면 낼모레 울어무생신날 떡 하나 안 줄기요?"
"알것다 나 잘 찾아보께 몬 찾으모 떡한개도 안 줄끼라는데
참 큰일났네 참내 말여이가 어데로 가싯꼬? 말연아, 어데있노? 쎄기쎄기 나오이라"
참말입니데이
다들 함 찾아봐주이소???
부탁합니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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