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아침 학교 가는 길이 얼매나 설레었는지???
" 보소보소 연일식당에 여급이 새로 왔다꼬 안 하요 요번참에 온 여급은
옷도 희안한거로 입었다고 안 하요 그 멋이라쿠더라 듣긴 들었는데 그 멋이라쿠던데
허벅지허연 살로 다 내 놓고 사타리새로 납닥고치만 살째기 가린 거 멋이라쿠던데???"
"맘보치마? 그기 바로 맘보치마라쿠는기다"
"우째아요? 참말로 당신은 모리는기 없네 맞소맞소 맘보치매라캔거겉소 그런데
요번참에 온 여급이 고마 아랫도리로 세상에 다 내 놓고 남정네 다 꼬시갈라고 작정을 했는갑네
우짜모좋노 이 일을 ?"
"개안타 나가 언제 여급꼬시로 가는거 봤나? 걱정붙들어매라"
"우리집이 그렇다쿠는기 아이고 삼거리 고 서넛집 남정네들말이요 일났네 일났어
살림날리고 집안쌈나고 또 여러집 여자들 접시깨는 일 마이 생기것네
그런데 우짠다꼬 대명천지에 아랫도리로 다 까모 우짠다말이요?"
이런 말을 듣고 학교가는 날 아침엔 학교가는 길도 소로길을 놔 두고 큰길로 가서 삼거리
연일식당에 가서 꼭 그 엄청난 일을 확인하고 갈 작정으로 책보따리를 등에 메었다
"학교 갈 때 사창거리로 가지 말고 샛길로 가거라 알긋나?"
"야 알긋소 움마, 그런데 와 사창거리로 가지마라쿠요?"
"그~~그랑께 그기 말이다 어지 삼거리 연일식당에 이상한 야시가 한 년 왔다쿤께 그런거는 보모 안 좋다
너그는 착하게 커야하는기라 알긋나 더러븐건 보는기 아이라 이말이다 핵교교실 공부만 공부가 아이제
보는거 듣는것도 다 공분기라 더러븐거는 보지도말고 말이 아인것은 듣지도 말라캤다
길이 아니모 가지도 말라캤제 단디하고 핵교갔다 오거라"
"야 학교 댕기오겠습니다"
"히히히 그란다꼬 나가 사창거리로 안갈끼라 생각할까 옴마도 참 ..."
옴마도 말은 야무지게 단속을 시켰지만 사창거리로 안 갈끼라꼬 생각은 안 할 기라
그래도 학교 댕기와가 물으모 시침이 뚝 잡아떼고 ㅋㅋㅋ
이런 날 학교 가는 길은 얼매나 설레이는지...
동네아들 자야, 수이, 혜야, 화야 같이 감서
"이바라 내 느그들 깜짝 놀랠 이바구하나 해 주께이
어제 사창거리 연일식당에 여급이 새로 왔다 안 쿠나 그런데 요 여급은 참말로 희안하거로
우째왔는고 아나? 너그 함 알아 맞추어 보거라?"
"우째왔싯꼬? 그걸 우리가 우째 알것노 고마 니가 퍼뜩 말해보거라 니가 그래상께 더 궁금타아이가?"
"그라까? 그라모 느그 놀래지말그라 옴마야, 부끄러바라 나사고마 부끄러바서 이박 몬하것따"
"퍼뜩 말해보거라 니가 뜸들잉께 더 궁금타아이가?"
이래삿는 아들앞에 참말로 숭시러운 이박을 뱉기가 우물쭈물거리진기라
'퍼뜩 말해보거라 응"
하고 혜야가 등을 두드리기 시작햇다
궁금은거 몬참는 아가 바로 혜얀기라
"그라모 나가 큰 소리로 하모 나가 또 부끄러븐게 너그 귀좀 대바라 귀에다가 살째기 말해주께
너그만 알고 있어라 소문 내모 안 된다 잘몬하모 내 잽히간다
그라고 감옥갈지도 모리고 너그 약속해라 소문 안 낸다꼬?"
'알긋다 우리 소문 내지말자 이로바라 손 가락 다 걸어라"
하고 수이가 다짐을 했다
"자 누가 먼지 듣고잡노?"
"나 나 나 그라모 수이부터 귀대바라"
"옴마야, 멋이라 옷을 벗었다꼬???"
"바라바라 큰 일 날끼다 입조심하라꼬 했제 인자 나만 그런기아이고 너그도 다 안께네
잘몬하모 다 잽히가는기라 "
'아이구야, 내 몬산다 세상에 우재 연일식당에 여급이 옷을 벗고 왔다쿠노?"
"참말로 바라 그세 홀딱벗은기아이고 납닥고치는 가랏다꼬 안하더나
니 말 자꾸 부룰래 금방 전했는데 소문나모 옴마야, 인자 나사 죽었다
울옴마가 사창거리로 가지말라캤는데 우리집앞이 지서아이가
인자 큰일났다 입조심들 하거라 우리 감옥 안 갈라모"
"그래 우리 조심하고 식당앞에 가서 그 여급 치매 구경하고 가거로 얼매나 숭시러운지
똑똑커로 보고 가자 우찌생기싯꼬?"
하고 자야가 거들고
'울옴마가 그라는데 요번참에 온 여급은 뒷골백여시보다 한 급수 더 높아가 동네 남자들
여럿 잡아물기라쿠더라 큰 일 났다꼬 안 하나 그라모 그 집 아지매들은 접시, 수티, 단지 다 깨고
집이 난리벅수가 날끼라꼬 걱정을 마이 하더라"
그러는사이 우리는 연일식당 앞에 왔고
문은 활짝 열려있고 우리는 죄지은 사람마냥 한 명씩 그 앞을 곁눈질을 함서로 지나갔는데
혹 우리가 한 말을 그 여급이 들을까봐서 다리 하나를 지나고나서야
'바라바라 느그 그 여급 우떳터노 이바구 함 해 보거라"
" 옴마야, 참 진짜로 난리났더라 뺄간 처매를 입었긴가 걸친긴가 그럿는데
사타리새가 고마 다 뵈는기라"
하고 수이가 놀란눈으로 말했다
"'그기바로 맘보치매라쿠는기라 우리나라에서는 가수'윤복희'라쿠는사람이 젤 먼지 입었다쿠더라
노래하는 가수가 있는기라"
'옴마야, 나사 그런치매 첨 봤다아이가 그기 입은거 맞나 옷도 아인거것데?"
하고 화야가 왕방울 눈을 하고 물었다
"나사마 본께 빤쭈가 노랑색이고 사타구니옆엔 시커먼 실오래기도 쪼깨이 보이고
입에는 껌을 질겅질겅 씹고 담배를 꼬나 물고 머리는 뽀글뽀글 파마를 하고
화장은 아이고 무시라 똑 사람잡아묵거로 숭시럽거로 해가 징거럽더마는..."
하고 나가 살을 쪼갠 붙이가 이바구하며 학교로 갔다
그날 학교의 화젯거리는 당연 연일식당의 새로 온 여급이었고
그날 이후로 우린 날마다 그 식당앞을 지날땐 여급의 모습을 훔쳐본다고 설레었다
그 여급이 희안한 치마를 입고 온 후부터 동네는 발칵 뒤집혓다
여급의 빨간맘보치마한테 잽히먹힌 남정네가 서넛은 넘었으니...
우리반 철민이아부지도 잡아믹히고 저거삼촌도 잡아먹히고 사진관집 아저씨도 잡아먹히가
집안이 난리가 났고 학교를 오감서 쌈질이 난 친구네집을 보는 건 또 괴로운 일이었다
"그 년이 그래 좋나 나 지기고 새끼들 다 우찌하고 그 년 따라가라
화장하고 맘보치매만 입으모 좋나?"
하고 땅을 치고 통곡하던 철민이엄마를 보는 것도 안타까웠다
맘보치마, 그건 참 무서운치마 , 그 맘보치마를 입은 여급은 세상에 무서운 것 항개도 엄고???
순경앞에서도 당당하고 하긴 순경들도 여급의 빨간맘보치마 앞에선 쪽을 못 펴고...
ㅋㅋㅋ 내 유년의 그림같은 추억속에 맘보치마랑 연일식당의 여급이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궁둥이를
살랑살랑대며 지나간다 동네남정네사냥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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