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나비의 자살

이바구아지매 2007. 6. 7. 16:03

나비가 자살을 했다

 

우리는 보았다 나비의 자살을 죽지 말라고 말리지도 못하고 자살방조자가  되었다

 

너무나 순간적으로 자살을 ? 아니 급사를 당한  나비는 이제 어디에 묻힐 것이며

 

누가 찾아와서 슬퍼 해 줄까?

 

"엄마, 나비가 죽었어  어떻게  기사아저씨의 가방속에 떨어졌어

 

엄마가 살려 줘 엄마나비가 죽으면 아기나비는 어떻게?"

 

"응 그러게 말이다 누가 저 보고 날아들어오라고도 안 했는데

 

어찌저리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서 저리 박복하게 죽을까? 엄마가 어찌 살려 내노?"

 

"엄마가 나비데리고 병원가면 되잖아 어서 아기나비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거야"

 

"참 그도 그럿네 아기나비가 있다면 엄마나비를  눈이 빠지라고 기다리것지"

 

우리가 탄 시내버스엔 유월의 땡볕과 유리창에 반사되는 햇살이 따가워서 창문을 다 훨훨 열어제꼈다

 

바람맞으러... 바람이 시원하게 쏟아져 들어왔다

 

"와~~ 시원하다 기사아저씨가 신나게 달리면 바람이 시원하게 쏟아져들어오지!"

 

"응 너무 시원해 넘 좋아 계속 달리면 좋겟어 엄마"

 

이렇게 즐거운 차타기 놀이를 하고 있는데 어느 눈 삔 , 재수나쁜, 오늘 꿈을 잘못 꾼 나비한마리가

 

고마 바람에 실려 우리차안으로 날아들었다

 

"야, 나비다 엄마, 나비야 하얀나비가 날아왔어?"

 

이때까지는 참 좋았지  나비가 차안에 날아들어 너울너울 날아다니니 얼마나 좋아

 

순간 차안의 사람들은 "나비가 날아들었네 고 참 잘 날고마는 꼭 춤추는것 같네"

 

"너울너울 춤 추는 나비 저 나비 오늘 운도 좋네 지가 언제 공짜로 차속에서 날아봐

 

그냥 바람 타고 이리저리 세상구경하다가 오늘은 차속이 궁금턴가베"

 

하고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던졌지만 그때까지도 나비가 기막히고 잔인하게

 

죽어가는 것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차 안을 몇 바퀴 춤추는가 했더니 그냥 유리창에 부딪치고 날개가 접히더니

 

기사아저씨 옆가방속으로 스르르 미끄러져 들어갔다

 

순간 우리들은 깜짝 놀랐다

 

"에고 불쌍해라  금방 춤추더마는 그기 나비의 마지막 저승가는 춤이었네"

 

"우짯고 불상해라 아무리 말몬해도 살아잇던 목심이 '으악' 이런 말한마디도 몬하고

 

소리소문없이 그래 죽네"

 

할머니는 나비가 죽은것이 너무도 안타까워서

 

"아이구 어메나비모 새끼나비들이 얼매나 기다리것노 안 됐다 새끼들이 불쌍한기라"

 

"참 말 몬하는 벌레가 되논께 저리 죽을 줄로 알았으모 고마 창문밖으로 날리보내줄낀데

 

아이구야 이기 자살이가 아이모 우리가 지긴기가 새끼들만 불쌍커로 우짜모 좋노?"

 

연뷴홍색 블라우스를 곱게 받쳐 입은 할머니는 꼭 우리 가나마음을 닮았다

 

"괜찮소 할매들, 너무 애석하다마소 나가 운전해 댕기모 이런 일은 허다하요

 

고것도 지운명 아니것소 죽음이라쿠는기 별거 아이요 이레 살아잇어도 밤새 죽는 사람은 또

 

나비랑 다릴게 뭐가 있소?"

 

"근디 오늘 죽은 나비는 자살이까? 혹 집에서 괴로븐 일이 있어가 고마 일부러 차속으로 날아들엇시까?

 

냄편이 바람을 피앗거나 새끼들이 말로 안 들었거나?"

 

"허허이 할매도 우찌 나비가 사람하고 그리 비교가 되요 벌레가 날아댕긴거 하나도

 

그냥 몬 넘어가는 할마시들 고마 개안소 그 나비는 죽을때가 된 나비아이요

 

집에 가마이 있으라쿵깨 말로 안 듣고 쓰데댕긴 노망든 나비란 말이요"

 

"그렇게 늙으모 댕기는것도 내 맘대로 몬하제 저 나비도 우리겉은 망구였는갑제"

 

 

나비 한 마리가 죽었다

 

사람들은 자살이라고 했다

 

참문에 부딪쳐서 죽었기에...

 

 

사람도 저런 나비랑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할매들이 힘 주어 말했다

 

우리가나도 불쌍한 나비라고 했다

 

아이랑 할매들의 마음은 동심이다

 

 

나비야,  훗 날 다시 태어나거라 그 때는 저 멀리, 저 높이 날거라.

 

구름속이나 꽃속으로만 날으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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