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콩아, 보거라

이바구아지매 2007. 6. 26. 12:58

콩아, 콩아, 넌 군댈  갔구나

 

내가 널 보고 부르스리 같다고 놀려대서 정말 미안하구나

 

콩아, 대한민국의 남자로 태어나선 별일없으면 군대를 댕겨 와야 하는게 당연하지

 

어쨋든 군 복무 잘 하고 다시 학교로 복학하길 바랄게

 

콩아,  난 콩숙이의 엄마야  솔직히 난 네가 첨에 별로 맘에 안 들었어

 

물론 외모로 판단하는건 잘못이지 어디까지나 내 시각으로, 내 잣대로 널 보았으니

 

어쩌겠니 네가 재수없게 콩숙이엄마의 이상형이 아니라서그래

 

콩아, 내가 널 첫날 콩숙이의 싸이에서 봤을 때 놀라서 까무러칠뻔했지

 

왜냐구??? 넌 하필이면 내가 젤로 싫어하는 부르스리(이소룡)을 닮은거야

 

난 첫날 콩숙이의 싸이에서  보고 얼마나 흥분을 했는지 ...

 

"너 콩숙이 방학때 보자 넌 죽었어 그게 뭐야 저리 얼빠진놈 비스무리한놈을 친구라고???"

 

하고 전화기를 당장 들었지

 

"콩숙아, 너 당장  그놈 떼어내 그게 뭐야 병신, 머저리, 삼식이..."

 

이렇게 흥분을하고 중얼중얼대며 전화번호를 누르기 시작했어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 있고 ..."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

 

부르르 떨다가 전화기를 놓고 , 그리고 시간이 마구마구 흘러간거야

 

하루, 이틀, 사흘, 열흘, 보름 ...

 

어느 날 또 싸이로 들어가서  콩식이를 보게 되었어

 

아, 오늘은 좀 괜찮네 그 부르스리에서 조금 달라져서 이젠 제임스딘쪽으로 방향을 ...

 

그리고  콩식이는 군댈간다는거야

 

군댈 가면 고무신도 꺼꾸로 신겨도 될 시간

 

음 누구집 자식인지 모르지만 콩식이 어머닌 마음이 쨘 해지겠지

 

콩식이는 그리그리 군댈 갔다

 

콩숙이는 겉으론 아무사이도 아니고 그냥 친구라고만 했을 뿐...

 

내 눈치가 몇단인데 그걸몰라

 

난 콩숙이의 싸이에 날마다 놀러간다

 

하루는 편지가 30통 사진으로 올라와있다

 

"놀래줘야지 훈련병에게 용기를 ... 이 정도면 콩식이도 멋진 놈이라고 놀라겠지"

 

하고 콩숙이가 콩식이를 위해서 편지를 정성드려 우표까지 붙여서 우체통에 넣기전에 '찰칵'

 

하지 않았나

 

요새 세상에 편지를 쓰는 순진무구한 사람들이 도대체 몇명이나 있을까?

 

5월8일 어버이날에도 편지 한 통 안 보낸 콩숙이가 대한민국 국군이 된 콩식이를 위해서

 

위문편지를 하루에 한통씩 보내는꼴이었으니 국방부 장관도 감동하겠지

 

못생긴 부르스리인 콩식이...

 

나는 그렇게 콩식이를 눈에 반도 안 차는 불량콩식이로 판단했는데...

 

그리고 얼른 고무신을 거꾸로 신길 바라는데 솔직히 콩숙이가 콩식이보다 백배났다

 

콩식이엄마는 저거 콩식이가 우리 콩숙이보다 백배 났다고 하겠지?

 

그럼 아빠, 엄마도 비교 해 볼까?

 

집안도?

 

또 있지  가족수로  대결해보면???

 

이렇게 우리콩숙이가 콩식이네보다 월등한데 어디감히

 

"고무신, 거꾸로 신어"

 

요렇게 적으려다 차마못하고

 

"콩숙아, 너' 검정고무신 '보았니? 한 번 보거라 참 재미있다"

 

에고 우리집 콩자랑, 콩지, 콩일이는 검정고무신이라면 다 아는데 빨랑 고무신 거꾸로 신으라는...

 

며칠 전 콩숙이를 직접 만나서 동태를 살폈지 

 

"그냥 친구에요  저도 아빠말고 남자를 알아봐야 하지 않겠어요 알아야 면장을 하지 "

 

'엄마가 늘 소개 해 준다는 남자는 제 이상형이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콩식이는 저하곤

 

아무런 관계도 아니에요 아무 일 없으니 안심하세요 "

 

이러고 툭 부질러버리네

 

내가 콩식이를 부르스리라고 한 걸 콩숙이는 다 눈치챈 것이다

 

"엄마 맘에 들고안들고 할 필요 없어요 여자나남자나  친구이상 으로 가지 않아요

 

결혼 할 사이라면 엄마한테 데려오지만 친구도 엄마허락 맡고 사귄다면 올려고 하겠어요?"

 

이렇게 도로 구박이나 받았다

 

나혼자 오랫동안 싸이에서 보고 인제 조금 제임스 딘 쪽으로 옮아가려는데...

 

하지만 나도 내숭이 10단이제 

 

"담에 진짜로 맘에 드는 콩식이가 생기면  그 땐 미리 꼭 데려와서 부모님게 보이고 사귀면 좋겠다

 

부모님은 인생의 멋진 선배아니겠니 오랫동안 산 인생의 선배는 긴 안목으로 사람을 볼 줄 안단다"

 

"그래서 아빠, 엄마는 긴 안목으로 여덟살에 만난 친구랑 결혼했어요 참 안목 한 번 뛰어나다"

 

".........."

 

콩숙이는 지금 꽃 다운 나이 콩식이도 꽃다운 대한의 군인 모두가 멋진 이십대를 잘 보내길 바란다

 

더 이상 내 무슨 할 말이 있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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