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인생이란 드라마?

이바구아지매 2007. 10. 19. 07:40

 숲 속에 길이 나 있습니다

 등 구부정한 할머니가 앞만 보고 가듯 내 인생길도

저런 모습이 아닐까? 할머니의 발자국이 몹시

힘들어 뵈듯...남긴 발자국, 앞서 가는 발자국

모두 인생을 담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장독대 근처 남새밭 언저리에 가득했던

피마자, 저 잎사귀를 꺾어 비 오면 비가리개 해 쨍쨍한날엔

파라솔처럼 하고 동무들과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걸어보기도 하고

 돌담으로 꼭 물웅덩이처럼 둥근 밭모양을 만들어 놓은

황토밭...아주 작은 저 땅을 밭으로 만든 누군가의 정성

나팔소리 내며 아침을 깨운다는 나팔꽃이 울타리를 정겹게 하고

 

 장미공원엔 장미가 가득 계절을 혼돈하고

 

 할아버지의 뒷모습...공원벤취에 앉으신 할아버지는

지금 책을 읽고 계십니다 무슨책인지???

 코스모스, 남녘엔 아직도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습니다

 장승포의 모습...아주아주 오래전에는 일본군들이

점령했고 그리고 6,25,지금의 모습...그런 파란만장했던

시간들을 하늘은 기억하는지.산,바다는 알고 있어도 말이

없으니...

 거제도 곳곳에 군부대가 있습니다

가끔씩 이런 공원에 와서 질리도록 바다구경(명상)을 하게도 하는데 저 바다를 보면 군인들은 가족이 그립고 연인이 보고 싶고 불투명한 미래가 걱정되기도 할 것입니다

 인생이란... 저 벤취에 앉아서 앞에 펼쳐진 사물들을

바라 보는 것입니다

무념무상이라고???

 

 

배가 불룩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날마다 귀여운 아기, 예쁜 아기,똑똑한 아기,성공할 운명을 타고 난 아기가  태어나길 빌었습니다

해,달,별,바다,산.나무,심지어 흙에게도...

간절한 바램으로 고통을 감내하며 여인은 세상에

아이를 밀어냈습니다

 

눈도 맞추고 입도 맞추고 젖도 빨리며 조막손 속의 금줄도

깨끗하게 없애 주었습니다

아이는 자라면서 말하고,걷고,뛰고 부모님의

기쁨이 되었습니다

학교에도 가고 학교에선 선생님께서

 

"너희는 꿈이고 희망이고 미래란다"

 

수없이 이런 명언을 들으면서 학교를 끝내고 군에도 가고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는 취직을 위해서 애씁니다

그 동안 희망둥이,꿈둥이,미래둥이는 현실적이고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 되어갑니다

할아버지,할머니가 그랫듯이 아버지,어머니가 그랫듯이

우리가 그랫듯이 내 아이들도 그렇게 뒤를 따릅니다

 

인생이란 이름으로  할아버지가 벤취에 앉아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것이 인생입니다

 

나팔꽃,코스모스,장미가 피었던, 우리들의 황금같은

젊은시절도 있었는데

 

아름다운 추억,아름다운 뒤돌아봄도 아주 좋은 시간이 될듯 합니다

 

지난 여름이 많이 극성스러웠으니 이제 조용히 명상을 해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나를 돌아보고 미래를 계획하는 뜻깊은 조용한

나만의 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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