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크리스마스의 계절

이바구아지매 2007. 12. 9. 08:12


"Merry   Christmas!"

 12월은 온통 크리스마스의 계절일까?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종교를 가지지 못했다.

그렇지만  12월이면 거리의 분위기,가게에서, 교회의 분위기,TV, 그리고

내가 즐겨 찾는 이웃 블로그에서조차 크리스마스를 흠씬 느낀다.

우리집 소년,소녀들, 꼬맹이까지도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낼것인가?

무슨 선물을 받을 것인가로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다들 난리다. 꼭 선물을 받는 날인것처럼 당연하게...

"그래, 아들,딸들아, 마음껏 느껴보거라 이런 아름다운 분위기 얼마나 좋으냐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해마다 보는" 작은 아씨들'을 보고 "나 홀로 집에" 도

보며 케�을 자르며 삼페인을 터뜨리고 캐롤송을 신나게 부르자

크리스마스트리에 꼬마 전구를 가득 달아 깜빡이게 하고 대문앞에도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 세워 두고 깜빡이게 하자"

"와 신나겠다. 엄마 캔디랑 초코렛도 달꺼야?"

"그럼 달아야지 우리 가나가 톡톡 따 먹게"

우리집의 크리스마스는 해마다 이렇게 보낸다.

크리스마스 트리는 1월말까지 꾸며 놓고 반짝이 꼬마전구들이 내 뿜는

작은 불빛을 감상한다.

올 크리스마스엔 흰 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화이트크리스마스가 되게  그럼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는 멋진 날이

될것 같은데 우리지역에서는 겨울에도 눈이 자주 내리는 곳이 아니라서

그런 기대는 어디까지만 희망사항...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가나선물 가지고 와?"

"그럼 가나가 입은 산타옷도 작년에 산타할아버지가 빨강모자랑

빨강양말이랑 가나 잘 때 크리스마스트리에 달아 놓고 갔어

"가나에게 산타할아버지가" 이렇게 메모를 남겨 놓고 말이야."

 열대과일 람부탄...껍질을 벗기면 속이 하얀색으로 말랑말랑 ...맛있다.

 ㅋㅋ 몇 년 전에 가나가 산타할아버지께 받은 이쁜 옷 겨울만 되면 입는다.

이쁜 크리스마스 옷이라면서...이모가 산타할아버지가 되었지.

 올해도 산타할아버지가 오실까? 꼭 오실거야,초코렛,캔디,예쁜장갑도

 갖고 싶은데...

 ㅎㅎ 근데 우리집에는 굴뚝이 없는데? 어디로 오시나? 밤에 눈 뜨고

기다려봐야지 ㅎㅎ

 우리집에도 이쁘게 호박으로 꾸미면 좋겠다. 신데렐라의 호박마차도

꾸미고 ... 

 몇 밤만 자면 산타할아버지가 오실까? 한 밤,두 밤,세 밤...

 돼지야, 너희들도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가지고 왔으면 좋겠지?

엄마,아빠 말씀 잘 들어야 선물 가지고 오신대 말 잘 들어 돼지야...

 

 

째깍째깍 시계 초침소리는  부지런히도 간다.

아이들에게는 크리스마스가 마냥 좋은 날이다.

하긴 나도 어린시절에 마냥 좋았다.

교회에도 가고 희고 고운 한복 입고"고요한 밤 거룩한 밤 " 하고

촛불 들고 춤도 추고 "노엘노엘  노엘노엘 이스라엘 왕이 나셨네"

하고 노래 불럿던 작은  시골 교회에도  크리스마스가 어김없이 찾아왔었다.

목사님은 "동방박사 세 사람이 황금,유황,몰약을 가지고 베를레헴 마굿간으로 왔어요. 별이 인도하여..." 그 곳이 바로 예수님이 나신 베를레헴의 마굿간이었다고?

그런 추억이 어김없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나는 어린시절에 크리스마스 전날 그 추운 겨울바람이 휑휑 부는데도

창호지문을 슬몃 열어 놓고 팔을 쭉 뻗고 잠을 설쳤다.

혹 내가 잠들어서  산타할아버지가 모르고 그냥 갈까봐서 그리고

고민도 했다. 우리집 굴뚝이 높아서 어떻게 그 속으로 오실지 산타할아버지가

굴뚝속으로 오시려면 굴뚝이 저렇게 가늘면 안 되는데  하고 걱정을 태산같이 한 기억도 있다.

국민학교 3학년  크리스마스때  밤을 꼬박 새웠다.

그 날 밤 산타할아버지는 우리집에 오시지 않았다.

다음 날 난 무지 슬퍼서 언니한테 말했다.

"내가 나쁜 애라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도 안 주고 우리집에 안 오시나?"

"아니야, 산타할아버지는 해걸이를 하셔 올 해엔 우리집에 안 오고

내년에 오실거야, 감도 그랬잖아 해걸이를 하면 다음해에

 더 많이 열리는 것 봤지?"

ㅎㅎ 그랬던 기억이  이맘때쯤이면 떠 오른다.

아이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씩 마련해야겠다.

산타는  아이들 마음에 살아 있는 멋진  선물꾸러미며 아름다운  동화속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올 해도 어김없이 12월의 추위를 이렇게 녹여야겠다.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하나만 사 줘  (0) 2007.12.11
치매예방책이라고???  (0) 2007.12.10
아름다운 청년  (0) 2007.12.07
안암골 호랑이들  (0) 2007.12.06
비닐속의 열두대선주자들...  (0) 200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