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모감주나무 이야기

이바구아지매 2008. 1. 28. 16:20

 

 

그림:KoelreuteriaPaniculata5.jpg

 

내 고향 한내 바닷가에는  여름이면 모감주나무 숲이 노랗게 물든다.

모감주꽃은 여름내도록 꽃불을 밝혀, 초록이 지천인 한 여름에 노랗게 도드라진다. 장맛비가  한바탕 쏟아부우면 노란 꽃잎이  쏟아져 내린다.

 

내 고향 한내 바닷가는 모감주나무가 해풍을 맞으며 여름을  기억하게 해 준다.

 

맑갛게 바다에서 솟아 나던 둥근 해가  하늘로 올라 모감주 나무위에서

춤을 추웠다.

 

모감주 숲사이로 해가 지는 밤이면 사람들은 모감주숲이 지옥의 문이라

하였다.

 

지는 해가 모감주 숲을 떠나서 바다로 사라질때 그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지옥의 문을 들어서는  빛깔이 저럴것이라고 했다.

                                                

노랗게 내리던 꽃비가 그치면  꽈리가 생겨서 돌처럼 단단해져서 귀한 염주가 된다.염주는 생각의 구슬이라고 ?

알알이 꿰어진 염주알은 번뇌를 굴리는 것이라고 하던데 ...

모감주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번뇌의 열매?

                                                                                          

 

내 고향 한내 바닷가에는 모감주나무가 그리움을 이야기하고

언덕위에는 작은 교회당 하나가 있다. 

아주 오래 된 교회 그 교회에 살았던 북쪽에서  피난 온 사람들이

예배당의 종소리에 전쟁이 끝나면 고향으로 갈 꿈을 꾸며 기도를 하였다

감자랑, 고구마를 캐 먹고 바닷가에 가서

조개캐서 된장국 끓여 먹고 해삼,멍개, 파래도 건지고...

 

작은 선창으로 나가서 고깃배에 올라서 고기도 잡고...

 

 

 

 

 

 

 

 

목사의 아들은 어부의 딸에게 멋지게 노래를 불러 주고

"옛날에 금잔디 동산에 메기같이 앉아서 놀던 곳?"

"와 오빠 노래 잘한다. 어디서 배웠노?"

"응 난 늘 노래 부를 때가 제일 기분좋아 "

"오빤 이 다음에 어른되면 가수가 되어 봐  멋진 가수말이야"

"ㅎㅎ 그럴까?"

 

 

 


 

 

그렇게 모감주나무의 꽃이 피었다 지고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들고

모감주나무가 단풍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앙상한 겨울을 맞자

북쪽에서 온  목사님과 그의 아들, 그리고 사람들이

모감주나무 숲을 떠나갔다.

 

아직도 모감주나무는 그 해 겨울을 기억하고 있다.

 지금도 해풍의 겨울을 맞고 서 있는 모감주나무숲은 그 바닷가에  병풍처럼 서 있다. 지옥의 문으로 들어서는 빛깔로도 물들이며...

여름이면 노랗게 꽃불을 켜는 모감주나무는 이백살도 훨씬 넘었다.

 그림:Juniperus rigida5.jpg

 

**노간주나무 ... 비슷하게 생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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