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고 국 끓이고
취사장의 주방 ...큰 가마솥에 장작불 가득 때서 밥을 하였을 것
장작불이 빨갛게 타 오르는 느낌을 주는 조명장치에
장작불이 참 매력적이었다.
포로들도 먹는 시간만은 즐거웠을까?
가마니속엔 하얀쌀이 가득했을까?
삽으로 밥을 펐다고 하니...
이 시간만이라도 자유가 주어졌을까?
한창 공부할나이, 친구랑 어울릴나이, 누군가를 좋아할 나이에...
P.W라는 막사에서 짚멍석을 깔고 잠을 잤다.
애완견이 차라리 부럽다.
전쟁은 잠자리하나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
이렇게 찬바람이 매서운 겨울의 칼바람에도 전쟁은 멈추지 않았다.
앉아서 잠못드는 저 포로는 북녘땅 고향에 두고 온 여자친구를 생각할까?
아버지,어머니,동생들을 생각하고 있을까?
혹 살아서 돌아나 갔을까?
다시 불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나는 사진속에서지만 이렇게
불조심의 경각심을 심어주려고 ㅎㅎ^^*
사자상, 중공군 포로수용소 막사앞에 사자상이 만들어져 있었다고 한다.
중공군은 사자상을 길함과 강함을 상징적으로 생각하며 막사앞에 새겨
놓았다
양은주전자들 , 양재기 , 저 아래엔 장작불이 타오르고 있었다는데
그냥 보기는 추억의 낭만으로 느껴진다.
사상이니,이념이니 하며 희생된 포로들에게 양은주전자의 낭만이란게
있기나 했을까?
"나에게 내일은 없다"
포로들에겐 무슨 희망이 있었을까?
식수를 담아 놓은 대형 물통
넓은 가마솥 뚜껑을 열어 보았다.
그리고 열어놓은 채 찰칵.
볶음요리? 지짐을 구웠나? 이런 철판들이 몇 개 녹이 쓴 채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었다.
버들강아지에 물이 오른다.
봄이 오고 있다.
전쟁이 끝나고 50년이 더 흘렀다.
먼곳에서 아이들 손을 잡고 이 곳 거제도포로수용소를 찾는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전쟁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이유를 설명 해 주시는 멋진 부모를 보니 마음 흐뭇하였다.
봄이 물드는 나무처럼, 그들에게서 희망을 보았다.
서울에서, 인천에서 대전에서 오셨다는 분들에게 난 한 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고마운 사람들 꼭 내 집을 찾아 준 친척같은 느낌으로...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해 본다.
우리들의 언니, 오빠들이 꽃 같은 나이에 쓰러져 간 것이 6,25전쟁 이었다.
아직도 곳곳에 전쟁의 흔적들이 역사로 숨 쉬며 교훈이 되어 있는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아프고, 잔인했고, 지옥같은 시절을 잊어가고 있다.
전후세대들은 전쟁의 고통을 이해할 수도 없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우리들 ...
전쟁은 또 다시 일어날 수 있고
사상과 이념에 자신도 모른채 편가르기에 서 있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다가올지도 모른다.
전쟁,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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