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이바구아지매 2008. 2. 19. 00:54

 

시장을 가다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었다.

와현 바닷가를 꼭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가면 바다는 은파로 가득할 것이고

지난 여름 공고지 갈 때 본   바닷가 작은 성당의 팽나무 아래에서

여름 햇살을 피한 그 멋진 기억을 따라 무작정 택시에 올랐다.

" 지금쯤    예구에 가면 바다가 빛나고 황홀할겁니다.

왜 시장을 가다가 그러세요 혹 무슨 일이라도?"

"아니에요 그냥 꼭 가 보고 싶어요. 지난 여름이 좋아서

지금은 어떤 풍경인지 궁금해서 가 보려구요"

그리고 택시를 탔다. 15분정도 갔나? 택시비가 10,000,원이 나왔다.

"저기 바다에 해녀가 있군요 사진 한 장 만 찍고 올게요"

"네에 그러세요 저도 오늘은 예구바다를 실컷 느껴볼랍니다

얼마든지 기다려 드릴게요. 해녀도 담고 공고지도 가 보시고 와현해수욕장 해변도 실컷 걸어보세요."

 

 

파래가 가득 한 청정해역에 해녀는 성개를 잡아 올리고

 

바닷가 백사장에는 아이들이  모래성을 쌓고

 

 

 내가 꼭 오려고 결심한  바닷가의 작은, 마을에 있는

천주교 공소(예구 공소) 이 곳에 잘 봐 둔 그 무엇이 있다.

돌담길을 돌아서 들어가면 여름에 그늘로 싱그러운

모습 보여 주는   작은 뜰에 선 팽나무

그 운치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지난 여름에 난 이곳에 반했다.

 

 

바닷가 작은 마을은 이렇게 생겼다.

돌담길을 돌아서 골목길을 들어서면 전망좋은 바다가 펼쳐지는

언덕 위의 집들이다.

 

팽나무엔 스피커가 달려 있다.

동네에 볼 일이 있으면 아마도 이장님이 방송을 할까? 마을주민들한테???

아니 공소의 뜰에 있는 나무에 매달아 놓았으니 혹 신부님이 오실때

공소로 예배를 드리러 오라고 방송을 하는건가?

 

예구 공소의 담벼락에서 내려 다 보면 와현 바다가 펼쳐진다.

그림같은 어촌

 

작은 천주교 공소의 모습  어찌나 소박한지 교인이 스무사람이 될까?

그래도 성모상이 있고, 갖가지 고운 꽃들과 담벼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잎이 싱싱하게  뻗어  돌담을 예쁘게 감아 나가고 있었다.

누구나 지나가다 쉬어가도 좋을 쉼터를 제공하고

 

 

 

팽나무 아레 항아리속엔 김치를 묻어 놓았나?

 

내가 여기에 온 이유는 바로 이 모습을 찍으려고

교회 종탑  저 흰 네모박스 속엔  교회의 종이 매달려 있다.

저 종을 찾아왔는데  멋지게 찍을 방법이 없다.

지붕 위로 올라 갈 수도 없고

어쩌나 선명하게 찍고 싶은데 ...

 

교회의 십자가

 

공소의 바로 앞집 옥상엔 해풍에 말라가는 아구가  빨래줄에 매달려서

해풍에 간을 들이며 말라 가고  있고

 

공소앞집 지난 여름 이집 빨래줄에는 해녀의 물옷이

팔랑거리며 춤 추고 있었는데...

 사이좋은 양쪽 돌담길 그 사이로 걸어가는 기분이

낭만적이었다.

 

종아종아, 탑속의 종아 네 모습을 보여 다오 .

  저 길로 쭉 가면 망치라는 마을이 나온다.

도끼라는 마을 이름은 없을까? 

  봄이 온다고 꽃나무를 가득 싣고  온 차가 아마도  산을 넘어서

공고지로 갈 모양

 

바다는 봄으로 찰랑거리고

어부의 작은 배들은 한가로이 여유를 부리고

 

공고지 넓은 종려나무 숲에  다시 멋진 나무를 가득 심을려나 보다.

 

내도는 와현 앞바다에 떠 있는 예쁜 섬

외도는  바닷길을 한 참 떠 가면 있는 섬으로, 내도와 외도는 서로 바라보며

그리워하는  섬으로 ,사람들은 부부섬이라 부른다.

 

천주교 예구공소 미사시간은 오전 8시30분이래요

늦지 마세요. 형제자매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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