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친구네집

이바구아지매 2008. 6. 6. 11:03

 그 날 밖에는 비가 내렸다. 갑자기 고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에 시내로 갔다.

고기를 파는 친구네집으로 ... 참으로 신기하게 친구네집은  고기로 가득했다.

저�게 많은 고기를 다 나 보고 먹으라고???

난 자신 없는데... 나는 삼겹살 몇 조각이면 땡인데...ㅎㅎ 친구는 열심히 고기를 분류하고...사진에 담긴

친구네 부부가 정답게 보여서 올려 본다.

 정육점 앞에는 소머리가 떡 하니 서 있어 움칠 놀라기도 했지만 카메라에 담지는 않았다.

어쩐지 기분이 좀그래서 ...

어깨가 아파서 일을 계속하기가 힘들겠다며 오랫만에 만난 친구에게 그 동안 안부를 묻고 ...

 

참으로 성실하게 사는 초,중,고 동창생 친구

부부가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보기 좋다.

 

친구네아버지는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 학교선생님으로 수 많은

추억을 선물하신 잊지 못할 선생님이셨다.

 

우리 학교는 몹시 가난한 시골학교였다.

선생님께서는 학교에 도움이 될만한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하셨다.

누에치기,벌키우기,학교 뒷산에 밤나무심기...이런 것들로 우리의 저금통장에

조금씩 돈을 저축해주셨던 아버지 같은 분이셨다.

 

운동장 조회대 앞에 수세미가 가득 열리는 그늘도 만들어 주셨고

연못가에 수양버들 늘어지는 멋과 연못속에 잉어도 헤엄치고 놀게 하셨다.

분수물이 높이  솟아 오르게 하여  우리가 공부하던 2층으로 물줄기를 쏘아 올려

  여름이면 얼마나 시원했는지...물줄기 속에 무지개가 뜬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지

 잡으려고 djfaksk  아우성을 쳐댔는지...

 

 학교의 꽃밭가에는 벌통이 가득 놓여져 있었고 벌들이 꽃가루를 묻혀 윙윙거리면

까만 그물을 얼굴에 뒤집어 쓴 선생님깨서 꿀을 따내셨다.

까만그물에 벌떼들이 겹겹히 몰려들어 거대한 벌집가면을  쓴 것 같은  선생님의 모습은

벌에 쏘일까봐 우리들의 작은 조막손에 땀이 가득하고

벌에 쏘여 잘못될까 겁이 나서 오마조마 하여 간이 콩알만해졌다.

 

누에방에 뽕잎을 가득 주면 배 불러 넉잠 잔 누에가  하얀궁전 만들게  집섶위에 올려도 주셨고...

 

부지런하신 친구네아버지는 교장선생님을 거쳐 정년퇴임을 하셨고

우리가 어른이 되는 것을 보지 못한채 이 세상 소풍을 끝내셨다.

 

친구네 집에 가면 늘 친구아버지가 생각난다.

 

누에,뽕,밤나무,벌,잉어,수세미...이런 단어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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