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20일 (화) 7시30분에 아침밥을 챙겨 먹고 병원을 나섰다
부산의 맑은 물빛, 태종대를 보려고...30번 시내버스를 탔다. 5월의 날씨치곤 쌀쌀하여 마음은 망설여졌지만
자신과의 약속은 더 소중하기에... 충무동에서 탄 차는 20여분만에 태종대에 내려주었다.
이렇게 맑은 물빛을 보다니 ...이게 어찌 바닷물인가? 파란 하늘이 바닷속으로 스며든 것 같다.
아침 시간이 9시경, 벌써부터 연인들이 찾기 시작한 태종대, 태종대는 부산시 영도구에 있는 아름다운 명소다.
거제에서 바라 보는 바다빛깔도 좋지만 파도치는 5월의 태종대는 혼자보기 아까운 모습이라 아침부터 셔터를 눌러대는
열정을 보였다.
태종대는 신라 제 29대 태종무열왕이 삼국통일의 위업을 달성한 후 전국을 순회 하던 중 이곳 해안가의 절경에 심취,활을 쏘며즐겻던 곳이라 하여유래된 이라고 씌여 있다.
태종대는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로도 알려져 있다. 신라이후에는 동래지방에서 가뭄이 들면 동래부사가 이곳 태종대로 와서
비 오는 기우제를 직접 올렸다고 한다. 비와 관련해서 음력 5월 초열을날에 오는 비를 '태종우' 라 하엿는데 그 이유는 조선 3대 임금 태종왕이 가뭄 때 병으로 누워 계기다가 비가 오기를 바라며5월 초 열흘날에 돌아가셨기 때문이라고 전해진다.
태종대에 왔으니 이 정도의 정보는 알고 가야겠기에...
태종대애 가면 '다누비' 라는 관광열차를 타고 아름다운 바다 절경을 해안을 돌며 구경할 수 있다.
나는 그냥 걸어 다녔고 시간에 쫓기는지라 특별한 곳,눈에 띄는 곳만을 찾느라 태종대의 일부만 구경했다.
오래전 몇 번 온 곳이기도 했고...
태종대에 가서 찾아 낸 흥미로운 발견...파도가 깎아 놓은 유람선 선착장 곁에서 발견한 이곳에서 나는 특별한
사람들을 만났다.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장사꾼 아지매들???
ㅎㅎ 아침부터 해삼,멍게,게불,그리고 술한병을 그녀들로부터 한상 대접 받고...
뒷 모습이 희야를 닮은 그녀들이 손님대접을 열심히 하고...
이 날 난 배거 고프지도 않았다. 하지만 태종대에 가서 만난 그녀들과의 특별한 수다를 위해서 매상을 올려 주고...
이쯤이면 이들이 누구인지 궁금할법도 ...누가 물어 보지도 않는데???ㅎㅎ 묻거나말거나 ...이 분은 나의 맏언니 해녀
"태종대에서 물질을 하고 산지 50년이 넘었나?" 에공 대단도 하시다.
이곳에서 태어나 태종대 바다랑 지금까지 같이 동거하고 있는 ...바다없이는 한시도 못 사는 ...해녀아줌마들
" 아이구야, 쑥쓰럽데이 동생이 요렇게 이쁜 언냐의 모습을 찍어주겠다고???
나는 막내해녀...태종대는 고향이자 내가 묻힐곳이야, 나는 이 바다를 한번도 떠나 본 적이 없어 내가 이 곳을 떠나는 날은
내 영혼이 저 바다를 물질할거야.내 자식들도 이 이 바다가 키웠제, 나는 열세살에 해녀가 되었고
내가 해녀막내야, 나 보다 나이 작은 해녀는 없어 ,내가 죽으면 태종대엔 해녀가 사라지는거야 영원히..."
잠시 가슴이 찡하고.
막내해녀는 새 동생을 만들었다. 해녀언니의 물질하는 모습을 사진속에 담고 싶다고 하자 이쁜 동생의 청을 거절할 수 없다며 연락하고 오면 처음부터 물질하는 과정까지 다 보여주겠다고 하였다.
"언니, 꼭 다시 올게요" 그렇게 새끼 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인연이란 참 우습제 이 나이에 태종대가 맺어 준 동생이 다 생기고..."나는 그 날 해녀가 물질하는 이야기를 난생처음 들었는데 얼마나 신기하였는지
해삼,멍게,소라,등을 따러 가는 바다 밑도 산의 생김새를 보고 바다밑으로 잠수를 한다고 했다. 그게 '바다주소'라고 하는 신기한 이야기며 해녀도 등급이 있는데 제주도 해녀가 가장 물질을 잘한단다 제주해녀는 물길이 험한 곳에서 물질하는 것을 배워서 보통 10~13m 잠수를 하며 숨고르기 후 잠수하여 물속에서 30초 정도 머물며 , 잠수할 때는 까꾸리(호미)를 들고 들어가서 홍합,굴등도 캔다하였다.막내해녀는 물속에 잠수하는 깊이가7~8m 정도이며 망사리를 옆에 띄워 놓고 물속에 잠수를 한다는 해녀이야기는 배 부른 아침에 억지로 술한잔을 마시게 하였다.
전복을 딸 때 칼처럼 사용하는 비창이며 전복만을 잘 따는 특별한 해녀도 있고 산골짜기의 생김새를 살펴 보고
바다 주소대로
성게가 많이 모여 있는 골, 전복이,멍게가 모여사는 곳이 다 다르고 해녀들도 각기 따 올리는 전문분야가 있다는 것 등
난생처음 듣는 아주 특별한 이야기로 해녀로 살다가 영혼마자 바다에서 살겠다는 그녀들의 삶을 짧은
시간이지만 느껴 본 소중한 시간이었다. 해녀의 가방인 망사리도 보고...
저기 둥둥 떠 있는 유람선을 타면오륙도를 돌아 볼 수도 있다니 , 오륙도가 어찌 궁금하지 않겠나 하지만
태종대에선 태종대 만을 생각하기로 했다.
혼자 찾아 오는 사람은 외롭거나 고민이 많은 사람, 둘이 오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단체로 오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
이라고 나름대로 해석하던 해녀아줌마들의 해석이 그럴 듯 하였다.
나도 외롭거나,고민이 많아서 찾아온 사람으로 분류를 하니 ,어쩜 그런지도 모른다.태종대 자갈밭을 하얀 와이셔츠
차림으로담배 피워 물고 걷는 아저씨가를 보자 "에구 아침출근에 혼줄이 났구먼 " '어떻게 그리 판단하세요?"
'ㅎㅎ 우린 심리학자 아니가 출근하자마자 바닷가를 호젓하게 걷는 모습이 그렇게 씌어 있잖아 저 담배
연기가 말해 안 주나 ...ㅋㅋ"
태종대에는 해녀가 있었다.
바다처럼 깔깔거리며 해풍을 닮은 그녀들의 삶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는 해삼이며 멍게를 봉지에 싸 들고
바다냄새를 맡으며 다시 도시속으로 걸어갔다.
귀염이가 기다리는 병실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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