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고마운사람들, 그리고 하산

이바구아지매 2008. 7. 7. 08:29

앵산(507m)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올라보니 좋은 산이란

느낌이 든다.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도 만나서 그들의 진솔한 삶도 엿 보고...

아버지,어머니 연세이신 분들이 땀흘리며 산에 등산길을 내 주시고...

진담인지 농담인지 하루에 1km정도의 산길을 닦아 간다고 하여

힘든 일을 어찌할지 내가 긴 한숨이 나고 암담한 생각에

  걱정되었다.

작업량이 그렇게 주어졌다니 ...일하는 사람은 몇사람 되지도 않는데...

만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런저런 세상이야기를 하며

 실컷 웃었다.

원래 힘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농담을 잘한다.

일의 능률도 올리고 힘듬도 잊어보려는 뜻에서 걸쭉한 농담에

한바탕 웃어젖힌다.

 

여기서 나는 동영상으로 일하는 모습과 산 아래 풍경과

아저씨,아주머니들의  농담섞힌  구수하고

재미난 풍경을 몽땅 담았는데

집에 와서 동영상을 올려 보니 어디론가 행방불명

아이구 이런 안타까운 일이  정성을 다해 동영상에 담았는데

어째 이런일이???

 

 잠깐의 휴식시간 ㅎㅎ 이건 내가 억지로 만들어 드린 시간이다.

과자를 대접하며 누가 가장 연장자인지 어른부터 대접하겠다고 하니

한결같이 어른하기 싫단다.

'그럼 어느분이  최고 높은 앵산이세요?"

"ㅎㅎ 그럼 모를줄 알고 난 앵산 안해 난 아직 청춘이라구 "

아저씨들은  어른되기 싫다며 사양할 수 있으면 사양하고 싶다고 하셨다.

 

땀에 흥건하게 젖은 아저씨의 등

토시를 낀 소매까지 홀라당 땀으로 젖었다.

바람한점 불지 않고 습한 곳에서  힘들게 일하시면서도 자식들이

알면 걱정한다며 돌아 앉아 뒷모습을 보이시는 아저씨 

이마에 두른 수건에서도 땀냄새가 솔솔나고.

멀리 바라 다 보이는 삼성조선소의 배들이 간간히 보인다. 

 배들 중에 참으로 재미난 캠페인  광고로 

눈길을 끈 배가  떠 있다.

'STENA'

이 배의 광고가 얼마나 기발한 발상의 내용으로 관심을 끌었는지... 

"아이둘에 어른둘이 공짜"

라는 광고다.가끔씩 인터넷상에 떠돌기도 하는 이 광고는 이목을

 집중시킨

대형유람선 광고, 혹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조금 알려드린다면

어린아이둘이서 유모차에 어른들을 태우고 밀고 가는 모습

또  어른을 등에 업고 가는 아이들

ㅎㅎ 처음에 이 모습을 보고 배꼽을 잡고 구르면서 웃었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어른들께 쉬엄쉬엄 일하시라는 인사를  남기고

새로 길을 낸 푸석푸석한 황톳길을 걸었다.

방금 삽질,곡괭이질을 한 땅이 많이 푸석거려서 걸핏하면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지곤 하여 길을 반대로 꺾어서 숲속 작은 오솔길로 걸어겄다.

빛이 없는 어두컴컴한 숲속으로...

나무에 걸어 놓은 가방속에는 무엇이 들었을까?

가방속이 궁금하여 사진속으로 불러 들이고

푸석거리는 낙엽뭉치가 패여 있는 곳을 걸어가니

랑이가 한마다 한다.

"멧돼지가 난리를 쳤군 "

'멧돼지? 멧돼지가 나타나면 어떻게 해야 해"

"빨리 나무위로 올라가야지 힘이 좋아서 당신정도면 통째로 우아~"

"무서워 그럼 어떡해 지금 나타나면???'

갑자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산속에서는 쿵쿵거리는 소리가 나고 ...

놀란 가슴은 벌렁거리고 머리카락이 쭈삣쭈삣 ...내가 죽으면 ...우리 아이들은?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우아 큰일났어요. 멧돼지가 나타났어요. 정말로 나타났다구요.

어디로 피해야 하나요?

백두산 맷돼지랍니다. 순간 난 지혜를 발휘하여 나비의 날개에 올라앉아

사뿐히  하늘로 날아 올랐습니다.  눈 깜짝할 사이에 ㅎㅎ

앵산 하산길에 꿈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하하하

멧돼지들 구경하세요 ^^*(요장면, 소지맘의 상상인지 실제인지? 헛갈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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