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밤이 내립니다 집을 나서 봅니다 혼자서 걷다가 보이는 풍경을 담아봅니다
해바라기가 울타리처럼 피어서 밤에 묻히려고 하네요
2008년8월11일 오후 6시 44분의 우리동네의 하늘 수채화입니다
걸으면서 만나는 여름풍경...피마자 잎이 넙적넙적합니다 얘네들도 밤이 내리는걸 아는지?
고구마의 잎새들도 넝쿨지어 아우러져 황토밭을 감싸 안고 딩굽니다 뿌리내려 굵은 고구마를
선물해 줄는지?
아이들 손 잡고 공원으로 가는 뒷모습이 정겹습니다
늘 눈 감고 생각하는 미의 여신입니다 한 번도 눈을 뜨지 않았습니다 언제까지나 눈 감고 있을
모양입니다
해바라기꽃들이 무리지어 정자 사이로 쏘옥 내다보는 것 같습니다
망초꽃입니다 이 꽃들을 보면 가슴이 허전해 옵니다
능포바다에도 밤이 내립니다
나리꽃인가? 자연이란 신기할 정도로 자연스레 어룰림으로 서로를 아우릅니다
나무위에서 매미가 하도 울어서 ...가는 여름을 발버둥치며 목청것 노래부릅니다.
매미가 그리 야단스레 목청을 돋구지 않아도 여름은 갈텐데...
참깨꽃이 피었습니다 한층 더 더워야 깨알도 죽정이가 덜 생깁니다
박꽃도 피었습니다 흥부네 박처럼 박타면 온갖것 다 나왔으면 참 좋겠습니다
구절초(?)가 피었습니다 문득 들판을,산길을 걸으면 어느새 가을이 느껴집니다
어둠사이로 풀벌레가 웁니다 귀뚜라미 소리도 들립니다 여름속에 가을이 살짝 들어와 자리를
조금씩 떼어 터 잡고 앉습니다
이렇게 고운 꽃이 가득한데 이름도 모르는... 향기가 없습니다
여름꽃들은 맡아 보면 향기가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일몰이 시작되는 바닷가의 하늘 한 모서리가 붉게 물듭니다
그네를 타고 올라 가 보면 더 가까이 저녁노을이 다가옵니다
바다는 조용하고 파도도 잠잡니다
갑자기 어둑발이 내리던 바다가 훤해집니다 날씨가 변덕을 부려서입니다
가끔씩은 갑자기 소나기도 흩뿌립니다. 조금전에도 두어방울 비가 얼굴에 와 닿았습니다
들꽃만 보아도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는 걸 느낍니다 무리지어 핀 들꽃이 무지 곱습니다
다시 어둠이 확 몰려듭니다
그래도 운동을 가는 여인은 열심히 저 갈길을 갑니다
바다,하늘,저녁노을,그리고 그네가 가슴이 쾡하게 만듭니다
꽃송들이 하늘을 다 가립니다
큰 나무사이로 내다 보는 바다는 나 만의 바다가 됩니다 등대에 불이 들어옵니다
흰등대가 한 번 깜빡이면 빨강등대가 또 한 번 깜빡 밤이 하얗게 새도록 등대는
고기잡이 배를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등불이 되어 줍니다
칡넝쿨 , 저 넝쿨사이로 뿌리가 내리며 칡뿌리가 굵어집니다 뿌리를 파서 칡차를 만들어 먹기도 하지요
풀밭에서 만난 염소 다섯마리가 노는 풍경입니다
여름햇살 아래 염소들도 배짱이가 되어 놀기만 합니다
사실 염소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은 통 보지 못했습니다
단단한 뿔에 칭칭 감기면 바보같이 죽어버립니다
자신의 뿔에 자신의 목숨을 거는 바보이기도 합니다.
2008년8월11일 저녁에 혼자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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