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귀신이...

이바구아지매 2008. 8. 14. 11:01

 

 우연히 호기심이 발동햇다

과연 귀신은 있을까?

그것이 궁금하여 어둠이 내리자 살금살금 귀신을 찾아 나섰다

귀신은 절대로 둘이나 셋이 갈 때 나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귀신도 단결하면  도로 겁먹나 보다

그래서 일단 혼자 가 보기로 햇다

사람들이 이야기했다 여름밤 양지암 가는 길엔 하얀 소복녀가 산발하고

앞에 가로선다고...과연 그럴까?

 

 

 

 

 평소에도 겁이 많은 내가 정말로 양지암 가는 길에 귀신을 만나면 어쩌지?

그야 뭐 발랑 꼬꾸라지는 일 말고는 뭐가 있겠나?

장화홍련전에서도 만나 본 한 맺힌 귀신과

아랑각의 아랑이란 처녀도 귀신이 되어 원님앞에 나타났겠다

내 앞에도 귀신이 나타나면 뭐라고 할까?

"소지맘님, 많이 더우셨죠 오늘은 제가 시원하게 해 드릴게요???"

"으악 캑 "

눈 떠 보니 아침해가 둥그렇게 ~~

이런 일이 아닌 진짜로 귀신 체험에 나섰다

그래 꼭 귀신을 만나는거야

그래서 꼭 따져볼거야

왜 귀신이 되었냐고? 정정당당하게 나서서 할말하고 잘잘못을 따져보자고...

어둠이 슬슬 내 주위를 휙 감아온다

낮에 보던 황톳길이 밤에는 미끌미끌 이것부터 다르다

"휘익,턱 , 희리릭 ~~"

"엄마야, 무서워"

"탁탁탁 "

이건 귀신이 신발에 묻은 흙 터는 소리???

"아이구야 심들다 볼서로 밤이네 옴마야, 귀신 나오것다 요 옆에는 무덤도 많은데 집에 가자

남은 지심은 낼 뽑거로"

귀신은 분명 아니다

귀신이 뿔 뽑는거 봤나?

밭언저리로 몸빼입고 엉덩이가 봉긋봉긋 하는걸 보니 아지매들이다

휴 때로는 사람이 더 무섭다니깐

터벅터벅  다시 또 귀신을 만나러 간다

 

 

 

 

 

 인적이 드문 숲 속 길

그 유명한 양지암 가는 길이다

낮에도 숲속에서 캥캥거리고

회오리바람이 분다는 ...

바람에 귀신 울음소리가 뒤섞여 난다는...

등골이 오싹해진다

등에 땀이 삐질삐질 난다

저기 하얗고 긴 건 그래 귀신의 치마깃???

그렇담 귀신의 키가 아담한가 보다

일단 키가 아담하면 붙어볼 수 있겠다

몸무게는 한 50kg  나갈까?

아니지

귀신은 밥을 안 먹으니 몸무게는 10kg 도 못나갈거야

지아무리 그래봤자 먹지 않고 어떻게 힘을 써?

"바스락 후다닥 " 이건 귀신이 요 근방에 있다는소리

어이구 정신 똑 바로 차려야지

내가 기절하면 내 영혼을 빼 먹는다 했는데...

 

 

 

 

 

간을 배 밖에 낸 다음   심호흡을 크게 하고

혹 내 앞에 펄쩍 내려서면 나도 두 눈을 부릅 뜨는 거야

절대로 기 죽지 말고 떨지도  말고

그런데 이미 다리는 후들후들거린다

'내 마음은 무서워 무섭다구  '

이렇게 두 마음이 날 헷갈리기 시작한다

아~참 십자가라도 챙겨 오는건데

영화에서 보면 십자가를 휙 던지니까 도망을 가던데...

"휙~휙 ~후루룩~바스락~~"

이제 귀신이 나타난다

정신 똑 바로 차리자

안 그러면 내 육신은 갈까마귀의 밥이 되고 영혼은 귀신이 가져갈텐데...

 

 

 

 

 

드디어 귀신들이 무리지어 춤을 춘다

얼굴을 보이기전에   오프닝을 하는 모양이다

아 저 불 빛 ~ 저 세계로 내가 초대되어 가는구나

그들의 세계로 나는 이미 인간 세상에서  훨훨 날아가는구나

귀신들이 초대하는 곳으로

 

 

 

 

 

이 곳도 인간들이 사는곳과 하나 다르지 않네

저들도 우리랑 똑 같이 사는구나

바다에 가서 조개도 잡고 ,나무도 하고 .고양이도 키우고

"야옹 ~야옹~"

눈에 불을 킨 고양이가 급히 내 앞으로 온다

빨리 오라고 저 깊고 깊은 숲속으로...

 

 

 

 

 

 내 등은 홍건하게 젓어들어 이미 비가 내리고

깊은 숲속에는 환하게 불 밝혀진다

귀신은 내가 왔다고 잔치를 하나보다

그럼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거야?

"아주머니, 정신 똑 바로 차리세요 이 어둔시각에 이 곳에 오면 안돼요

못 들었어요? 여긴 귀신이 나오는 곳이라구요

어서가요 마침 마을에 내려가는 길이니  태워드릴게요"

"그럼 여기가 귀신이 사는 곳이 아니군요"

"무섭지 않으세요? 보세요 무서워서 땀을 비 오듯 흘리시네요

사실  군인인 우리도 무서워서 밤에 잘 못나가는데..."

 

"아~~ 놀래라 정말로 ~ 요기는 귀신이 사는 곳이 아니고 군인이 사는 곳?"

아~참 귀신한테 홀린 줄 알고 하하하 ~ 땀이 식어 한 줄기 찬 바람이 된다

참말로 시원한 납량특집극과  다이어트를 동시에 할뻔했네....어젯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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