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는 길에 우연히 앞서 달려가던 아이의 다음 행동이 궁금하여 ...
아이는 다섯? 혹은 여섯살 정도로 보이는데 자꾸만 달려서 금방이라도 넘어질것만 같아서
곧장 따라갔다 아이의 다음 행동은 어떤 모습일지?
마구 달리던 아이가 벌렁 넘어진다
내 안의 심술보는 꼭 아이의 그 모습을 기다렸다는 듯
다음엔 분명 '으앙'하고 울겠지 이렇게 지레짐작을 하면서...
"얘야 다치지 않았니 "
하고 쫓아가니
"아니요 저는 착한어린이라서 울지 않아요
제 이름은 송정환이에요"
"나이는?"
"다섯살이구요 집에 가는 길이에요"
자식 정말 기특하다
엄마가 아이를 참 잘 가르친것 같다
'아줌마, 이런 폼 좋아요 ㅎㅎ"
" 정환아, 넌 정말 착하구나, 넘어져도 울지 않고 스스로 일어났잖아 어디보자 다친데는 없어?"
" 하나도 안 아파요 ㅎㅎ 저 원래 잘 안울어요 울면 안되잖아요 바보가 된다구요"
"아줌마가 땅콩 줄게 참 여기 크렉카도 있다 먹어"
"고맙습니다 아줌마, 나랑 놀아요 "
"맨날맨날 놀아요 여기서 ㅋㅋㅋ"
"맨날은 곤란하고 가끔씩은 놀아줄게
정환이 넘 착해서 아줌마가 보고 싶을거야"
길에서 만난 아이 정환이가
꼭 반질반질 윤기나는 햇밤알 같다
"정환아,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 "
(2008년 9월 4일 능포동 도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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