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독봉산은 중통골의 옛 바다를 그리워한다

이바구아지매 2008. 9. 17. 06:53

그래  이제 혼자서 도전해 보는거야 ㅎㅎ

내가 누구냐?

나는 나라구 ...

 

나는 오늘 혼자서 산에 오른다

독봉산으로...그게 어디에 있는 산?

경남 거제시 신현읍 양정리 산 00번지

이 산은 그다지 높은 산이 아니다

하지만  오래전부터  꼭 올라 보고 싶었다

고현동 고려아파트와 수월지구 사람들이 가볍게 몸을 푸는 운동으로

이 산을 오르는 것 같다

 

 

그야말로 동네 뒷산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산을 높이로 말하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지...

 

 

 

 2008년9월 15일 오전 11시 48분에 거제시 고현동 육교위로 올라서니

독봉산의 이정표가 제일먼저  반겨준다

 

 

도시자연공원, 등산로 0.66km 라고  안내 표지판에 쓰여 있다.

체육시설이 있으며  이곳은 장평동, 상문동, 고현동,양정동은 거제의 인구 21만중에서

10만 이상이 살고 있는 곳이니 자연 독봉산에 오르는 사람의 수도 많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동네 뒷산정도로 생각하며 오르는데 오르막이 나오기 시작하니 제법 힘이 든다

어제와그저께 연거푸 산을 올랐고 추석 준비한다고 잠도 제대로 못잤던터라

졸음과 함께 다리가 뻐근해 온다 

그래도 끈기를 가지고 올라야지 다짐하고 산길을 오르는데

아는 아지매들이  산을 내려 와서 지난 추석 안부며 아이들 이야기를 하느라고

시간을 제법 보내고...

 

 

그래 나도 아니간듯 다녀가야지 ...참 아름다운 문구다

 

 

여전히 매미소리가 드높다

나무위에는 청설모가 또르르 기어 오르고

나무 곳곳에서 긴 꼬리의 시커먼 청설모가 묘기 대행진을 벌인다

동영상을 찍어도 가만 있다

하긴 나무위에 있는 저를 내가 어쩌지 못하리란 판단이 서는지 내게 약을 올린다

"나 잡아 봐요"

참 내 ...그래 나는 청설모같이 묘기를 부릴 줄도 몰라

그래도 너 나 약 올리면 안 돼

나는 만물의 영장이야  망할 것 ㅎㅎ

 

 

 

나무 계단이 정겹다 

 

 

 

돌 계단도 정겹다

 

 

 

 

벤치에 앉아 보고 싶다 

 

 

 

산행을 오신 분 같지를 않아 가서 인사하고 비석을 읽어보니

'처사의령옥공지묘' 라고 적혀 있고 봉분이 김유신 장군묘정도 크기라서

도대체 누구의 묘인가 궁금하여 여쭈어 보니 조상의 묘라고 한다

"저도 옥가입니다"

"그럼 항렬은? 에이 그럼 나한테 손주뻘이네 어디 사는고? 나는 삼거림에 산다"

이러신다 항렬이 높으신 어른을 숲속에서 만났다

 

 

 

"어느 집안인고?"

"방곡집안입니다"

잠깐 만나뵌 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산하시는 분께 살펴가시라고 인사드리고...

 

 

무엇하는 곳인가? 군인들이 사용하는 어떤 곳 같은데 용도를 잘 모르겠다

 

 

정말로 먼저 인사할 일이 많은 하루다

계속 아는 사람을 만나니 인사해야지

또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인사를하고...

 

 

가을 산의 빠알간 열매가 구슬같이 예쁘다 

 

 

무슨 열매인지??? 

꽃만큼이나 예쁘다

 

 

재선충으로 베어넘긴 소나무를 잘라서 싸 놓은 나무더미 

 

 

정상인지?  

고현만이 내려 다 보인다

삼성중공업에서 만든 배들이 고현만에 떠 있다

 

 삼성중공업이 자리한곳이다

  오래 전 삼성조선은 고려 해운이 조선소를 건설하다

부도를 맞아 채권단이 가지고 있던 조선소를 삼성(1977년의 봄)이 인수하였다

옥포의 대우조선보다 조선소 건설중 터 닦기는 늦게 출발하였지만 빨리 준공하고 배 만들기도 더 빨리

 시작하였다 규모가  작은 탓으로 ...

 독봉산에 올라  거제가 탈바꿈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감회가 새롭다

자꾸만 달라져서 옛모습을 흔작도 없이 바꾸어 버리는 현실이

안타깝기도 하고...훗날 거제의 역사라고 말하는 날이 오겠다

어린시절 독봉산 자락 아래는 온통 바다였다

중통골(지금의 고현동  몇년전까지는 중곡동으로 불렸음)이라는 지역으로 바닷가에 모래사업을

크게 하던 사돈댁이 있었는데

사돈댁은 이 독봉산의 주인이었다

  한창 새마을 운동이 진행되던 시기에 모래사업을 하던 사돈댁은 

 바다 매립사업이 추진되어 호경기를 누려  거제 지도를 바꾸면서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

바다가 안겨 준 황금덩이

독봉산은 거제의 노른자위다 

어떻게든 이 산이 사라지지 않고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숨 쉬는 산소덩이 공간으로 남기 바란다

 

 

거제시공설운동장 과 충혼탑이 있는 곳 공설운동장 쪽 뒤로 오르면 계룡산에 오르는

등산로가 나온다

 

 

 장평동  옛날에는 이곳을 진들이라고  불렀다

그렇게 좋은 땅이 아니었다는 기억이 있는데 조선소가 들어오면서

도시로 탈바꿈을 하였다

6,25때포로수용소로 사용되었던 공간의 흔적이 남아 있기도 하다

 

 

바라보이는 아파트 옆으로 '대섬'이라는 제법 큰 섬이 있었는데 조선소가 넙죽 집어 삼켰다

 

 

독봉산을 넘어서 양정마을을 내려 다 보며...

지금의 거제도는 조선도시,관광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6,25가 발발후는 피란민들이 남으로 남으로 몰려 왔던 곳이며

포로수용소가 잇었던 곳이다

나라의 위급한 상황일때마다 거제도는 크게 나라를 구한 섬으로 평가받고 있다.

바람앞의 등불이었던 나라의 운명  

임진왜란 때  옥포만에서의  첫 승리

6,25 한국전쟁의  상처를 감싸 안은 곳

IMF의 위기에서도 나라를 구했다는 평가도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고현 상동마을 대동아파트

국도 우회도로를 바라보며

 

 

누구세요 ???

 

 

양정마을 , 독봉산에서  바라보면 남동쪽이다

 

 

용산마을 독봉산에서 남동쪽

모델은 산에서 만나서 통성명을 하고 몇 시간을 함께 걸으며 사진 모델이 되어 주기도

한 보라엄마, 고현동 고려아파트에 살고 있으며  언니도 잘 안다고 했으며

우연히 내 친구의 슬픈 첫사랑이야기를 꺼내게 되었는데

책을펴면 책속에도,,세숫대야에 떠 놓은 세숫물 속에서, 때로는 둥근 보름달속에도

  시도때도없이 둥둥 떠 올랐다는  

첫사랑이야기

 머스마가 죽자고 했다면 같이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밤새도록 걸어 아침이   되도록  길을 걸었다는 내 친구의 글에 나왔던 배경이 이곳이어서 ?

참 애틋한 이야기가 된다. (친구는 훗날 시인이 되었고...)

이루어지지 않아서 더 아름다운 첫사랑이야기...

 말하기   좋아하는 아지매들의 수다방에서

한 동안 아름답게 그려지고...

 

 

 

 

 

산을 넘어 용산마을로 ...그리고 징검다리 위에서...

 

 

순간포착 ...소년은 징검다리 위에서 ...

순간 황순원의 소나기가 생각난다

 

 

 고현천을 따라 난 길을 쭉 걸어서 고현버스터미널로 갔다

시내버스에 오르니 2시30분.

 

오늘은 독봉산위에 올라서 지도가 확 바뀌어 바다가 육지 되고,도시가 된 중통골이란 옛

 지명을 생각해 보았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달라져도  독봉산이 내려 다 보던 바닷물이 찰랑대던  중통골(고현동)은  

그곳이 갈대밭이었고,바다였고, 물고기가 뛰 놀았던

곳이라는

기억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2008년 9월 15일 산행소요시간 3시간 26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