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일요일이면 남편이랑 오붓하게 산데이트를 했는데 오늘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남편이가 고등학교 동창들이랑 노자산에 올랐다가 내려와서는 흑염소를 잡아먹기로 했다며
어제부터 집을 나갔습니다
그렇다고 멋진 휴일을 콧물이나 줄줄 흘리며 기침소리로 온 집을 지진나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멀지 않은 곳이지만 이미 마음정한 곳이 있어 훌쩍 댕겨올랍니다.
"자 울 아이들 1,2,3,4,5... 집 잘 보고 실컷 뛰고 솟아라 "
당부하고 집을 나섰지요
자 모두들 저를 따라오세요 그리고 눈팅이라도 슬슬 해 보세요
맨날 간다는 곳이 길위랍니다 ㅎㅎ 걸어가면 더 꼼꼼하게 많은 것 볼 수 있어요
이 곳은 장승포 농협앞 버스정류장입니다 뒤로 돌아보면 바다가 너울 거리지요
은행잎이 하도 날려서 누군가가 생각나기도 하였습니다...
바다, 그리고 등대 ...이 곳은 장승포항이며 사진을 찍은 곳은 외도,홍도,매물도로 가는 선착장입니다
자스민님은 이 곳을 자알 알지요 ㅎㅎ
제가 길을 따라 걸어가는 곳은 마전동입니다
경치가 아주 빼어난 마전동 옛이름은' 구촌,' 혹은 '삼밭에'라는 지명을 단 곳
장승포항 연안여객터미널이지요 부산을 가려면 이곳에서 배를 탑니다.
담쟁이가 사진을 좀 찍어달라고 불러서 쫒아가서 사진한장을 찰칵 해 주니
곁에 있던 젊은 담쟁이가 덩달아서 자기도 찍어 달라고... 그래서 또 한 장을
어우동담쟁이도 요염하게 교태를 부리며 사진을 부탁했지요
그 곁에서 바라보던 수반에 담긴 작품같은 담쟁이가 또 한컷 부탁해서...
이 보다 더 멋질 수는 없다구요 오래 된 성에 가 보면 으례 담쟁이덩쿨이 칭칭...
이 집은 가게로군요. 낭만으로 살아갈 수야 없지요 생활을 해야 하니...
아 드디어 오래 된 성 하나를 발견하였습니다
성주는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고 담쟁이 덩쿨만 무성하고...
은행 나무 밑에는 비둘기가 데이트를 합니다
그런데 참 안타깝게도 검은비둘기는 다리가 하나 없습니다
흰 비둘기는 가여워서 그만 동정으로 사랑하게 되었다더군요
그래도 그들의 사랑 아름답지 않습니까???
조금 후에 둘은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외다리 비둘기가 어찌나 안타깝던지...
걷고 또 걷습니다 발 밑에는 온통 은행잎이 또르르 딩굴며 만추를 이야기합니다.
한창 오르막길을 걸어서 오르니 옥림아파트입니다
그리고 아파트단지 앞 오른쪽의 풍경들이 제법 운치있어 디카스케치를 시작 하였습니다.
그물 속 작은 집에는 예쁜 토끼가 풀을 뜯고 있었지요.
시골집을 재현 해 놓았습니다
뚜껑없는 항아리들이 하늘 향해 입 벌리고 서 있는 것 같습니다
뚜껑이 왜 없는지???
세련 된 허수아비들 ...그룹사운드 같기도 하고 ...
탈춤을 공연하는것 같기도 하고...
행복한 가정을 표현 해 놓은것도 같습니다
아파트앞의 허수네가족들은 얼굴도 허였습니다
잘 먹고 맛있는 것 많이 먹고 헬스도 즐기나 봅디다.
오르막길을 자꾸 걸어 올라가니 이렇게 폼나는 정자도 나오고...
혹시 내가 일본의 호오류우사에라도 온것 같습니다. 그럼 금당벽화가 있는지 찾아볼까요???
어찌나 주변 경관이 뛰어난지 누가 조경을 해 놓았는지 외국인들도 좋다고 감탄하며 풍경을 즐기더군요.
곳곳을 가꾸는 주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외국인 모녀를 위해서 한국인 가이드가 붙었는지 ㅎㅎ 하여튼 저도 따라가 봅니다.
경남 거제시 마전동은 장승포항 주변에서 옥림까지 동네를 마전동이라고 경계를 짓는 것 같습니다
오밀조밀한 집들과 수려한 산새 그리고 넉넉하고 물빛고운 바다가 함께 한 늦가을의 마전동은
한 폭의 아름다눈 수채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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