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너무 추워졌다
모자 쓰고 장갑 끼고 호호불며 산에 갔다
햇살 한 줌이 그리운 날 ...
햇살이 멀어지니 마음도 추워진다
북적대던 산에도 사람들의 인적이 뚝 끈어졌다
매미할배도 안 보이고...
모두가 웅크리고 따스한 곳으로 기어드나보다
용기 한 줌 내서 산에 올라보니 나무사이로 기어 든 햇살이 밝고 곱다
바다는 이제 짙은 코발트색으로 물들더니 내 착한 눈에 멎는다
뼛속으로 기어드는 찬기운이 따끔거리고
산위에서 부는 바람이 우우하고 우는 소리를 내니 섬짓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겨울은 이제 사방팔방으로 기어들어 꽁꽁 얼어붙겠다
나뭇가지 사이로 달아나는 햇살을 따라 내려가다 시장에 들러서 호떡이라도 사가야겠다
아이들과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호떡을 먹으면 참 맛나겠다
옹골진 겨울이 왔으니까...
나뭇가지에 얹혀있는 까치집도 많이 추워보인다
고 나작한 까치집으로 겨울 바람이 숭숭 기어들겠다
까치도, 춥다고 깍깍대고 곁에 선 전봇대도 추워서 오돌오돌 떨고 있다
오늘 밤 모두가 꽁꽁 얼어붙겠다
누군가가 따스한 이불로 덮어주었으면 좋겠다 세상에서 가장 큰 솜이불로...
햇살 한 줌이 참으로 그리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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