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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날 이런저런 볼일을 보고 식당에 갔습니다
가볍게 식사를 하려고 메뉴를 보고나서 벽에 따로 붙어 있는
"억매찜'을 보게 되었죠
어라 저건 무슨 요리일까?종업원을 불러서 물었습니다
"억수로 매운 갈비찜이라예 뉴질랜드에서 건너 온 ~"
"그럼 억매찜 맛있게 해 주이소"
잠시 후 푸짐한 재료가 가득한 남비가 버너위에 올려지고
기대만발인 억매찜이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 산 갈비, 삶은 콩나물, 버섯,양상치, 가래떡,메추리알
그리고 억수로 매운 땡초맛소스....
흠흠 얼마나 맛있을까? 침이 꼴깍꼴깍합니다.
남편은 어제저녁부터 굶었습니다
오늘도 회사에 혼자 출근하여 또 아침,점심도 굶었다니
혼자 다 먹어도 모자랄지 모릅니다.
ㅎㅎ 맛있으면 우리집 잡히고 실컷 먹게 해 줄 생각입니다.
돈 G 랄 한번 해 볼까요???
억매찜이 익어 가는 동안 따끈한 육수와 콩나물 국물로
텅텅 빈 남편의 배를 채웁니다
부른 배 고픈 것 정말 참기 힘들죠 ㅎㅎ
억매찜이 익기도전에 밑반찬은 슬슬 동이나기 시작하고...
드뎌 익었습니다
매운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젓가락으로 한젓갈 집어 먹어보니....
우아 ~~ 너무 매워 불납니다
어찌나 매운지... 남편의 너른 이마에도 확확 달아 올라서 불이
났습니다 보이죠 저 빨갛게 타 오르는 불꽃이요 이마를 보라니깐요 !!!
저는 너무 매워서 눈물이 찔끔찔끔 났습니다
그래도 억지로 몇젓갈 더 집어 먹고는 그만 엉엉 울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매운지 귓부리가 쏘옥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고 속에는 불이나서 장작불이 타닥타닥 타올랐지요
하지만 그깐일로 소방차는 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적어도 소방차가 오려면
"와 불이다 연과이네집 돼지우리 불났다 "
이쯤 되어야 한다고요
알고보면 사람의 값어치가 돼지우리 값보다 못한지도 몰라요
속에 천불이 나서 화다닥 뛴다고 맛을 통 느낄 수가 없었던 원수같던 억매찜...
고저 속에 불이 붙어 끈다고 길길이 뛰었더랬습니다
옆 테이블에서도 억매찜을 시켰더라면 우리꼴이 나고
모처럼 아이들과의 즐거운 외식을 망쳤을거라며 만두와 냉면을 시킨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박수를 쳐대더군요
뉴질랜드에서 건너 온 요리 "억매찜"이 우릴 골탕먹인
새해첫날... 매운 맛을 톡톡히 보았습니다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하고 매운맛에 된통당한 그 원수를 어찌 갚을까요???
"그냥 갈비탕이나 먹는건데...돈 아깝네"
식당을 나서며 남편이 중얼중얼대더군요
억매찜의 매운맛은 식당을 나와서 20분이 지나서도 입안이 아리더군요
모두들 요 기이한 억매찜의 매운 맛 조심하세요
아마도 올해는 매운맛을 조심하라는 경고인것 같지요 ?
너무 자극적인 것 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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