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국사봉(464m)

이바구아지매 2009. 3. 9. 18:44

.2009년 3월 9일 (일)

어젯밤까지도  지리산을 갈까 설흘산에 갈까로 고민하고 뒤척이다 느즈막히 잠들었다 게으르게 일어났더니  먼길 떠날 시간은

이미  저만치로 달아나고 ...

할 수 없이 평소에 자주 가는 국사봉 친구를 방문하기로 하고 오전10시에 버스에 올랐더니...

아니 이건 또? 버스가 심술을 부린건가?우리가 가는 방향이 아니라서  깜짝 놀라 황급히 내리려고 차를 세우니

빠른 동작으로  후다닥 앞문으로 쫓아가서 내려버린 남편, 미처 내릴준비도 못한 나는 차에 갇혀버리고

그냥 갔으면 종점까지 갈뻔한 상황...

" 빨리 내리세요 벨 눌렀습니다 기사님 이분 여기 내려주세요"

하고   소리치며  친절하게 문 열어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급하게 차에서   내리다가 고개 돌려 고맙다고

인사하고 보니 그는 핸섬하게 잘 생긴 외국인이었다.

매너좋은 영국신사? 정말 친절한 외국인...

차가 출발하자 그는 다시 내게 손까지 흔들어 주었다.유창하게 우리말도 잘 하던  세련 된 모습...

짧은 시간에 기분좋게 비타민 A,B,C를 흠뻑  마신 기분이 되고.

 아주 가끔은  예상치 못한  이런 즐거움도 맛 본다. ...봄이라서 그럴까?

 

 버스에서 급히 내려  낯선 길에  오똑서니  남편이 국도를 두고 얄궂은 언덕밑으로 내려가더니

다시 쫍고 시커멓게 뚫린 지하도 비스무리한 곳으로 들어서면서 따라오라고 스틱끝으로 방향을 가리킨다.

내키지 않았지만 먼지 푸석거리는 좁은 길을 따라 시커멓게 그늘진 굴다리속으로  들어가니

질러가는  길이었다 이런 낯선 동네의 작은 굴다리길까지 알고 있는 남편의 길눈이 그저 놀라울뿐이다.

작은 리어카 하나가 빠듯하게 지나가면 딱 맞을 길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마냥 신기하기만...

 

오늘 국사봉으로 오를  산행 진행코스는  수월 춘광아파트~약수봉~주자골~작은국사봉~큰 국사봉~명재고개~ 문동폭포~고현

 

비록 지리산과 설흘산을 가지 못했지만 오늘 산행예감은 정말 맑고 상쾌하다.

들머리인 춘광아파트 뒤로 올라서니 10시35분 ... 봄햇살이 쏘아대는 열기가   겉옷을  금방 벗겨낸다.

 오늘 우리의 산행 소요시간은 8시간 정도로 잡았는데  과연 잘해 낼 수 있을까?

진행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다가 ~다시 서쪽으로 걸어 갈 계획이다.

 

 

약수봉에서

 

 

고현만

 

 

수월마을

 

 

 

 

 

 

연초천이 유유히 흘러가서 고현만을 이루고...

 

 

 연초면 연사리

 

 

진달래와 소지맘 ..사진이 떨었네.

 

 

ㅎㅎ 소지맘이 오늘의 산행가이드로...

 

 

 

오늘은 두  개의 오솔길에서 오른쪽 길을 택했는데

왼쪽 오름길로 가면 와야봉에 오르고 오른쪽으로 가면 주자골이 나온다는데...

 

 

주자골 가는 길은 참 착한 길만 계속 되어 발도 편하고 힘들지도 않고...

그래서 기분이 더 맑아지고 상쾌하다 ...

 

 

 

 

HASH님도 이 길을 걸으가셨네

ㅎㅎ 계속 gogo하라고...

요즘 산행길에 외국인 산님들도 많이 만나는데

오늘도 우리 먼저 이 길을 바삐 가셨네.

 

 

산수유꽃? 생강나무 꽃? 산에 많이 피었던데...

 

 

길 방향표시가 틀리다

주자골540m 라고 방금전에 보았는데 2분도 안 지났는데 120m 도대체 알다가도 모를 일 ...

 

 

 

 진달래를 보니 김소월이 생각난다.

 

 

 야부 소류지를 내려 다 보니 그곳도 물이 찰랑거린다.

 

 

소지맘이 가리키는 왼쪽방향이 국사봉 가는 길..

 

 

 

오소리등을 지나서 임도길로 가니 길에서 엉겅퀴를 캔다고 난리다 엉겅퀴는 봄나물로 간에 좋고 신경통에  잘 들으며

신경통으로 고생하는 이웃할머니가 신신당부하여 캐는 중이라는데 소지맘이 보니 머지 않아 엉겅퀴도 씨가 마르겠다.

 

 

송정고개는 남편이 태어난 고향마을...

 

 

오소리등 

 

 

그 동안 봄을 재촉하는 비가 부지런히 내리더니 계곡에도 돌돌돌 물이 흐른다

나도 물병 꺼내 물을 받아 본다 시원하고 시린 찬물 ...복잡했던 정신을 깨끗하게 씻어 주는 것 같다.

 

 

봄이 오는 소리... 나뭇가지에도 봄이 올라붙어 싹 트는 소리가 귀에 막 들리는 느낌이 ...

 

 

 

 

 

작은 국사봉을 뒤로하고 길 위에서

 

 

나뭇가지에 노랗게 매달린 것들이 꽃인지? 열매인지 봄을 찾아 담아보려니 너무 멀리 있어 구분이 잘 안되지만

그래도 산에는 봄이 너울너울 대더라 나비도 날고...

 

 

 

 

 

 작은국사봉으로 ...

아직 낙엽길이라 푹신푹신하니 발도  좋다고  성큼성큼..

 

 

 

양정  채석장도 보이고..

 

 

작은 소지맘이  서 있는 바위는 아주 큰 하나의 바위로 평평하고 넓적한것이 100평에서 200여평 정도가 되지 않을까?

남편이 그런다

이 너럭바위 어딘가에 히틀러의 양주창고가 혹시 숨겨져 있지나 않는지?

깜짝놀라 되물으니  히틀러는 자신이 좋아하는 술을 보관하기 위하여 양주보관 창고를  

  만들었는데 그 곳이 해발 1000m 높이에 있어

그 곳에 오르려면 지하엘리베이트를 이용하였다고 하니 놀라울뿐... 

히틀러의 별장" 이글스 네스트(독수리 둥지)"에 비교하는 남편의 놀라운 상상력

나는 "마추비추" 를 닮았다고 하고...

 

 

요 바위 아래로는 직벽이라 난공불락 [難攻不落 의 천연요새 ...

이 곳은 또 해발 800m 의  직벽인"오녀산성"에 비교되어도 좋을 듯

고구려의 천년요새였던 오녀산성  ... 지금은 빼앗긴 들

중국땅이 되어버린 환인시에 있었던...

앞으로  드넓은 세상을 두루  여행 해 보면 닮은 꼴의 세상풍경을   더 많이 발견하지 않을까 ㅎㅎ

 

 

돌옷 

 

 

 

 

 

 

 

국사봉 정상에서  

 

국사봉 정상에 도착하기전에 너설지대(들거랑)를 지나 오다가" 노루귀화원"을 만났다

어찌나 하얀 꽃, 노루귀가 예쁜지 무리지어 핀 노루귀를 만나서 넋이 나간 채 사진찍고 놀다가 얼추 30여분만에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는데...

내 손에 스틱이 없는걸 발견 한 남편이  어디다 두고 왔는지 잘 기억하라는 바람에

깜짝 놀라서 혹시나? 하고 노루귀화원으로 되돌아 가 보았더니  노루귀가 스틱을  잘 지켜주고 있어  어찌나 고마운지...

 300m 거리를 되돌아 가  숨막히는 희열의 순간을 흠씬 맛 보고

 남편의  쓸만하고 똑똑한 눈쓸미에 믿음과 신뢰를 느끼면서...

하지만 노루귀를 다시 만나자    털부숭이 작은 꽃들의 앙증맞음에 남편의 존재는  금새  잊어버리고...

몇백평의 너른 숲에 활짝 피어나 여린 솜털을 떨며 숨쉬며 미풍에  흔들리는 모습의 장관이란... 노루귀랑 놀다 국사봉으로 올랐더니 먼저 간 남편은  어디로 갔는지? 흔적이 없더라???

폰에는  코스모스님의 끝없는 전화흔적만 가득하였고...

ㅎㅎ 코스모스님의 전화와 문자보낸  성의가 너무도 고마워서

 전화를 하였더니

지리산 어드메쯤이냐고???

법계사라고  ㅎㅎ

천왕봉에서 빨리도 내려왔다고  하니 주고받은  가벼운 농담에  웃음이  실실 흘러나오더라 ..

 

국사봉 찍고...  어느 멋진 산님이 진사노릇을 멋지게 해 주셨지만 결국 남편을 또 잃어버렸다.

남편은 어디로 갔을까???

우리가 걷는 길을  스프링 로드? 라고 이름 지으며   국사봉 산길을 아끼고 좋아하더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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