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이야기

3월의 끝자락...

아직은 바닷바람이  어깨며,허리를 휘감는 차거움이 느껴지고

손끝에도 겨울이 남아  있는데

봄꽃들은  그 알싸함을 밀쳐내고 누가 먼저 피어나나 내기하듯 다투어 피어난다.

 여린꽃잎들은 무리지어  고 작은 꽃잎을 촘촘히 모아 등처럼 켜들고 하늘무대에서  한바탕 바람춤을 춘다.

세상이 눈부시게 곱다.

아직은 3월인데...

 

날씨가 재촉하였을까? 

 

남녘의  동쪽 끝, 꼬랑지 섬에는  지금 한바탕 봄꽃들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농부는 농한기를 밀쳐내고 지게지고  들로 나가고

어부는 그물 챙겨 배에 싣고  바다로 나가고...

 

 

 

 

 학교 앞에 활짝 핀  벚꽃

 

 

고목으로 자란 벚꽃이 화려한 꽃 춤을 추는 듯...

 

 

유채꽃 무덤 

 

 

뾰족한 가시가 돋은 고목으로 자라는 나무에 새순이 ...나물 해 먹는 것 같은데

두릅인가? 

 

 

돌담위의 도랑사구 ... 파란하늘과 파란색 함석지붕이 서로를 물들이는 3월  어느 날...

 

 

사뿐히 눈이 내려앉은 것 같은 설유화 ? 조팝나무?  구분이 잘 안되지만

잘 살펴보면   알 수 있겠다 ...

 

 

언덕 위의 집 ...바다를 내려 다 보고 있어 전망이 훌륭하다. 

 

 

능포동 바닷가에 터 잡은 집들... 바다를 바라보는 빨래줄에는 해풍에 빨래가 말라가고,

남새밭에는 마늘이 쑥쑥 자라고,  성글게 대간짓대로 울타리  삼은 풍경이 있는  곳.

 

 

 아지매는 마늘밭에 지심을 매는지...호미끝이 간간히 보이고..

 

 

남새밭 울타리가 정겹다.

고무장갑 끼고 혹은 목장갑 끼고 밭일하다 씻어 말려놓은 풍경이 정겨운 동네...

 

 

갱변엔 자갈들이 모여앉아 파래랑 깔깔대는  곳

얕은 바다속이 훤히 비쳐지는 곳, 어부가 멀리로 고기잡이 나가고

바다는  3월 하늘과 어울려 서로를 물들이며 노닥거린다. 

 

 

내일은 멀리로 고기잡이 나갈건갑다

그물도 깨끗하게 씻어 말리고 떨어진 그물을 꿰매이는 작업도 부지런히 서둘고

가물거리지만   어부들이 그물깁는 풍경도 잡힌다. 

 

 

그물말리는 풍경은 날마다 봐도 싫증나지 않는다. 

갯내음도 그물깁는 풍경도...

 

 

능포항의 풍경 

 

 

 

 

 

어부의  아내도 함께 바다로  바다로 나가서 함께 고기잡이 일을 하고 돌아온다

금방 고기잡아 돌아온 어부네가 마무리 작업을 하고...

 

 

수선화 핀 언덕 

 

 

 

 

 

 수선화 핀 언덕아래로 바다를 내려 다 보며 빈 의자에 앉아보아도 좋겠다.

사랑하는 사람과 혹은 친구랑...

 

 

어~~라 팽나무도 싹을 봉긋봉긋 ... 봄이라서

지난 가을에 맛깔난 작은 열매를  조롱조롱 달았더니

겨울에도 고 작은 열매는 찬기운에도 단맛을 내며 입안을 녹여주더니만

다시 새 싹을 ,,, 그래 봄이니깐...

 

 

 지난 겨울에 빨간 고구마를 가득 캐더니

다시 봄이라고 빨간황토 속살 드러내고 ...이젠 무엇을 심을까?

거름인지? 비료인지? 밭고랑에 중간중간 한포대씩

이 밭에서 씨 뿌리는 농부는  마음이 더  행복하겠다

바다를 내려 다 보면서 마음 설레이며 씨를 뿌릴테니...

 

 

배가 있는 풍경 ?

하지만 그림같은 풍경의  모습은 알고보면 슬픔이다 

능포항과 장승포항 그리고 지심도에는" 깡통배"들이 수십척 떠 있다

밤이되면 배들은 화려하게 불 켜고 축제의 바다를 연출하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멋지고 화려하고

운치있다고 탄성 내지르지만  그 내막을 알고나면 슬퍼진다.

 세계가 온통  불황속이고 그 여파가 우리동네까지  쳐 들어왔다

 그 동안 조선소는 고환율이면 돈방석에 앉았는데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키코인지 개코인지 하는  얄궂은 보험상품에 잘못 들어서 고환율에 빗나간 대처능력의 부재와

배를 다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선주들이 인도 해 가지 않고 있는 난처한 상황인지라...

대부분의 선주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만든 배를 사 가고  되팔아 이익을 남기는데

지금은  선주들이 배를 가져 가 봐야 팔곳이 없는 형편이다

배는 수출을 하려는 상품을 싣고 다니는것이 대부분인데  온 세상이 연결고리로 불황이 도미노현상으로

수출의 길이 막혀버린 상황이니 ...

 

능포바다는 화려한 불빛속의 슬픈  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 미로같은 경제의 어둠이 어서빨리 걷어져야 할텐데...

 

 

 

 그래도 봄에는 씨를 뿌려야지...

 

 

 

 

 

 

 

 

"꿈 꾸는 섬에는 꿈 꾸는 소녀가 있다"

 

하늘과 바다가 서로를 물들이며 닮아가는 세상에 희망의 갈매기가 날아 오른다.

소녀는 희망이고  갈매기는 소녀의 희망을 날개짓하여 창공으로 날아오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