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라서 게으런 하루가 느릿느릿 진행되어도 뭐 특별히 잘못 될 일도 없고...
오전은 우물쭈물하다가 흘러 보내고...
오후가 되니 햇살이 조금 후덥지근하고 갑갑하여 산책길에 나섰다
역시 동행하는 가족은 둘째랑 다섯째... 참 착한딸들 ...
양지암으로 가자고 약속하고는 집을 나섰다.
조각공원을 가로질러 양지루에 가서 가슴 탁 트이는 바다를 먼저 확인하고 다시 숲속 황톳길을 타박거리며
걸으니 걸음걸이도 느릿해지고, 온 몸에 힘이 빠져 나가는 듯 ...
이런 기분을 눈치챈듯 팽나무 숲이 바람을 살짝 일으켜주니 해풍이 참으로 시원하고 상쾌해진다.
벌써 여름이 숲속을 점령하였나?
팽나무가 부비대며 바람을 일으키자 "스르르 스르르 찌찌르르" 어라? 이게 무슨소린가?
아니 벌써 매미가? 그건 아닌듯... 그럼 찌르라미? 외래종인 찌르라미가 숲을 장악하였나? 큰일났네...
성급한 계절의 풍경 , 팽나무숲에서 바라보는 4월의 풍경들이 조금 성질급한 여름의 풍경이지만
그 또한 행복한 4월의 그림으로 밉지 않다.
양지암 가는 길, 너른 공터에 올해엔 유채꽃이 가득하여 작년에 무성한 풀만 가득한 모습과는 전혀 딴판으로
누군가의 작은 성의가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노란 기쁨을 전해준다 ...유채꽃이 있어 흐뭇한 시간...
노랑꽃속에 나비 두마리가 너울너울~~
ㅎㅎ 꿀을 따려면 꽃과 나비가 사랑을 속삭여야 한다는...
유채꽃밭 ...체험학습장으로도 아주 인기가 높아서 토요일은 인기절정.
행복한 사진 찍기도 하고...
둘째랑 다섯째랑...
우리도 사진찍기 놀이 한번 하고...
샛길에서 다시 산책길로 들어서고... 양지암 가는 길엔 하늘높이 키를 쭉쭉 키운 소나무가 가득하다.
이 곳의 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키가 큰 소나무로 신기하리만큼 쭉쭉빵빵인데 왜 그리 키가 큰지는 잘 모르겠다.
소나무가 울창한 이곳을 지나니 솔향이 어찌나 좋은지...찌르라미 소리가 유별나서 한 여름 속 같았고...
연두빛 청미래덩쿨( 망게잎새)은 햇살을 짙게 받으며 날로 푸르름을 더하고 ...
청미래꽃은 망울로 열매를 맺으려고 준비하는 중인지?
자연의 하루 일과도 따져보면 정말 눈코 뜰사이가 없어 보인다.
플로라님, 요건 뱀딸기꽃? 양지꽃? 에공 노란것이 넘넘 예쁘고 ,우리동네 산과 들판에 가득한데 요렇게 생긴 꽃들 종류가 대여섯가지는 되는것 같아서 이름은 잘 몰르겠어요 ...가나 왈" 몰라꽃 "...
정확하게 갈켜 줘야해요... 이 꽃은 이름이?
숲속은 정말 바쁜 하루였다 ... 새싹이 쏘옥 올라오는 것이 있고 연두빛 고운 연잎새는 날이 갈수록 초록으로 변하고
가만 지켜보면 숲속의 하루가 엄청 바쁘다는 ...식물들이 사람을 위해서 쉬지않고 자연을 변화시키는 ...
우리는 가만 보고 즐기기만 하면 되고 ...고맙다 자연아... 언제나 그 은혜 잊지 않을게...
저 소나무에 노랗게 주렁주렁한 '수꽃'(정자)은 얼마후면 송홧가루 되어 풀풀 날아 온 세상을 노란 카레색으로
물들여 놓을게다.
우리집 창문틈으로도 날아들어 방바닥에 송홧가루가 노랗게 쓸려나올 시간도 다가왔고...
나무위에 주렁주렁 매달린 아이보리색으로 보풀보풀한 것은 꽃인지? 보푸라기인지 ...
너울거리는 모양이 멀리서 바라보니 그 또한 꽃만큼 예쁘다
이름은 몰라서 역시 가나말대로 "몰라꽃"으로...
오후의 산책 , 철 이른 여름을 느껴보며 ... 기분좋은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얼음 한알 콕콕 깨물어 먹으니
우아 벌써 여름이 입안을 시원하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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