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장승포 두모고개를 지나치며 반한 등나무꽃
오늘 기어코 짬을 냈다 보라색 등나무꽃이 치렁치렁 대숲을 휘감으며 요염한 자태를 수줍은 듯 뽐내니
혹 누군가의 눈길이 머물렀다면 반하여 기어코 등나무꽃을 만나러 가고야 말았겠다...
여리고 고운 봄날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서 제 이름을 불러 달라고 각각의 빛깔로 확확 달라드는 4월의 한가운데...
어느 한적한 곳 대숲에서 헨델의 머리 모양같은 꽃다발을 칭칭 늘어뜨린 등나무꽃에 반해서
어찌할바를 몰라 어리둥절하고 ...
마음이 먼저 간 길을 잰 걸음으로 총총히 걸어갔더니 대숲 바람에 서로를 부비대며 휘휘거리는
등나무꽃숲이 나타난다.
간혹 바람결에 너울대다가, 간혹 나비가 날아들면 꽃등속을 보여주다가...
정작 반하여 연애걸고 싶은 내게는 먼 하늘 향해 꽃사래를 치며 내숭만 떨더라...아주 도도하게...네 이름은 등나무꽃이라고?...
가는 길에 민들레 홀씨 되어 날아 가는 풍경도 만나고...
연두빛 여린 잎이 해바라기 하는 모습도 보고...
등나무꽃을 만나러 가는 길목에는 거제문화예술회관도 있고...
이제 건너가야지...
길을 건넜다 ...그리고 만난 풍경 ...
감나무도 만나고...
쨘 ~~며칠전부터 짝사랑하던 등나무꽃을 드디어 마주 보고 섰다.(쿵쾅쿵쾅 ...가슴이 뛴다)
등나무꽃 그 숲에서 ...
반했다. 좋아서 어쩔줄 모르겠다. 보라색 등나무꽃에게 프로포즈를 ...받아 달라고 ///
보라와 연두의 절묘한 하모니...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봄날의 환희.
댓잎에 기대어 부비대는 소리가 사그락거리니 기분도 나긋나긋해지고...
4월의 향기가 이렇게 좋을줄이야...
도도한 등나무꽃과 데이트를 끝내고 이제 돌아 가는 길...
(손에들꽃님의 작품 ...7장, 좋아서 보쌈 해 옴)
두모고개에서 바라 본 장승포의 4월 ...경치가 빼어난 해성고등학교를 덤으로 담아 보았다.
연잎이 촘촘히 하늘바라기 하는 풍경도 예쁘고 ...
이런 모습도 ...
기가 막힌 봄의 연출 ...
봄이라서 바라만 봐도 좋은 ...바다.
거제문화예술회관에 들러서 뮤지컬 " 라디오 스타"를 볼까 하고 챙겨 보기도 했는데...
이번엔 '거제애광원"의 모퉁이도 찍어 본다.
등나무꽃 가득했던 샘길을 내려서서 ...
두모고개 버스정류장에서 빨강구두를 신은 아저씨를 보고 정신이 화들짝 들었다
몽롱하였던 연애하는 기분에서 살짝 제자리로 돌아온 맑아진 정신 ...아저씨의 빨강구두로 인하여...
연산홍도 정열을 토하며 장승포를 빨갛게 물들인다
장승들이 놀라 뒤로 돌아서고...
악악 , 연산홍이 붉은 정열로 봄을 토악질하게 만든다 .
에이 자전거를 타고 바닷가를 행하니 한바퀴 돌까?
등나무꽃에 반해서 종일 장승포를 쏘다녔다 .
소지맘, 봄바람이 단단히 났는갑다. ㅎㅎ
2009년 4월15일(수) 장승포 샘길에서 ~두모고개까지 걸으며 그린 그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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