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송정리 정류장에 도착하더니
나를 '툭 '하고 떨어뜨리고 행하니 달아나 버린다.
어머니의 전화를 받고 곧장 달려갔더니
송정리의 풍경은 온통 초록이다
오랜만에 왔나보다
아직은 4월인데 ...
4월의 봄 햇살도 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으로 달린다.
곧 싱싱하고 짙은 초록세상인 오뉴월의 정류장으로 달려 가겠다. 자연이란 열차가...
버스에서 내려서서 바라 본 송정리의 4월은 ...논에 물잡아 쓰레질 해 놓고 볍씨뿌려 못자리 해 놓은 곳도 있고 밭 갈아 씨 뿌려 놓은 곳도 있고...마을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개미새끼 한 마리 보이지 않고, 마냥 한가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그림같은 마을에 어머니가 사신다. 송정리에...
빨강 스레트 지붕들이 풍경화를 그리고 있고... 물 잡아 놓은 논물에 비치는 마을 풍경도 예쁘고,정겹고.
물 잡아 갈아 엎어 놓은 논 ...얼마 쯤 지나면 저 논에 모내기를 하겠지?
쓰레질 한 무논에 이양기가 심심하게 서 있고...
새소리가 가득하고 나비가 너울너울 날아다니던 4월의 송정리 밭고랑에는 푸르게 키 키운 마늘밭 고랑 너머로 유채꽃도
몇 웅큼 피어 있더라.
심심한 마을길을 걸어 올라가다 밭일하던 어머니의 모습도 발견하고...
늙은 감낭개에 새순이 돋아 나 연잎되었네. 가을에는 빨간 홍시감 대롱대롱 감나무에 가득 매달리면 꽃 보다 예쁘겠지.
논 바닥에 자운영이 가득하다 먼 발치서 보니 꽃이 한참 꽃 피어나는 중인가? 그렇게 보인다.
씨를 뿌리는 어머니 ,,,어머니가 돌보신 황토밭에는 비단 이불을 깔아 놓아도 좋겠다.
집 뒷켠 언덕에는 배꽃이 만발하였다.
배꽃이 활짝 피는 계절에는 뒷 봉창문을 열고 하얗게 피어나는 배꽃을 바라보던 친정집 대밭골이 아직도 그립다.
배꽃이 깔깔대며 댓닢소리를 내며 웃던 날 ...유년의 뜨락에는 배꽃 계집애가 하얗게 함께 깔깔대던 풍경도 있다...
우리집 오래감나무도 촘촘히 연잎 달고 햇살을 받으며 광합성 작용을 열심히 하고 있다...
연두빛 여린 감잎이 보드라운 바람에 파르르 떨리고...
그렇게 배꽃이 피었다.
어머니는 초피나무에서 초피잎을 따 주신다. 살짝 데쳐서 먹기도 하고 젓국에 담아서 먹기도 하란다.
초피나무 열매 껍질은 따서 베개속에 넣고 자면 두통에도 좋고, 불면증에도 효과를 본다고...
미국의 어느 학자는 초피나무가 에이즈 균을 죽일 수 있다는 주장도 하였다는데 ...초피나무의 효능이 대단한 모양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골목길 하늘공간에 '부처님 오신 날 ' 등을 미리 둥글둥글 달아 놓았다
고작 2~30십가호 정도인 작은 마을에 '감로사' 라는 암자가 생기고 ... 암자를 지나가니 초가 타는 냄새가 퍼진다
불경소리도 들리고...
송정리의 봄은 초록으로 달려가고 논과 밭에는 흙의 숨소리가 낮게 깔려 있었다.
민들레꽃은 홀씨되어 날아 갈 준비를 끝내고...
2009년 4월 14일(화) 연초면 송정리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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