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의령 자굴산(1)

이바구아지매 2009. 6. 6. 12:12

.2009년 5월31일, 경남 의령군 가례면 갑을리,

의령군 칠곡면 내조리,대의면 신전리에 걸쳐 있는 "자굴산"을 다녀왔습니다.

의령군의 또 하나 유명한  "한우산"을 놓고 고민끝에

남편의 의견을 존중하여  자굴산으로 갔습니다.

가는 도중 칠곡면 대의휴게소에서  사 먹었던 망개떡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찰진 찹쌀떡을 얌전하게 펴  팥앙꼬를 넣어  "반짇고리 보자기 "(짜투리천을 싸서 묶어 놓는 보자기) 모양으로

앙팡지게 싼  떡을 찐 망개잎 두장으로 양쪽에 붙여 망개향이 베어나게 만든 떡은 먹기조차 아까웠습니다.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마침 풀숲에 피어있던 갯멧꽃  옆에 놓고 사진을 찍어 보니 꽃같이 예뻤습니다.

자굴산을  오르려고 들머리를 찾다가 만난  부산에서 온 부부산행팀이 알려준 등산로 제2코스인 자강암쪽으로

  올랐다가 그만  산길을 잘못들어

둘러가며 엄청나게 고생한 우리가 걸은 코스는   개념도에   없는 순전히 억지로  우리부부가 개척한 길이었습니다.

달분재고개에서 만난 산님은 우리가 산행한 코스를 듣더니 웃으며

"새 지도를 만드셨네요  그런 개척 정신이 있어야 여러 사람에게 또 하나의 길이 열리죠  하하하  

 주차장 바로 옆 왼쪽에

 내조리 등산코스가  있어요  그쪽으로 오르면 아주 쉬운데... "

아니 그럼 우리가 여태 걸었던 코스는  전혀 새로운 길? 

  숲을 헤치며 걸으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도대체 사람이 다닌 흔적이라고는 없었으니 ...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그런지

끝없이 나타나던   산딸기,  넓은 숲속이 온통 딸기밭이었고 ,생각지도 못한 상큼하고 달콤한 딸기 따 먹는 재미가

특별하였고

등산로  초입에서  만났던 뽕나무에 촘촘히 매달려  새까맣게 익어 달짝한 맛을 내 던 오디맛은

아직도 입안에서 침고이게 하며

까맣게 익은 오디가 뽕나무에 별처럼 촘촘히 달려 있던  모습도 아직 생생합니다.

의령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망개떡은 상표가 "자굴산 망개떡"이라  하여

자굴산은  온통 망개 천지로  자굴산에서 딴   망개잎으로만 망개떡을 만드는줄 알았는데

산에 올라보니 망개 덩쿨(청미래)은 거의 보이지 않아서   또 한번 놀랐습니다

마치 안동의 간고등어가 유명한 것과 같은 이치로 보면 될까요?

안동에는 바다도 없는데  안동 간고등어의 유명하듯...

의령 사람들도 참으로 지혜롭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굴산의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인적없는 산길을 고독하고    힘들게 걸었지만

사람냄새가 베이지 않은 산, 자연의 향기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여 인상깊었던 자굴산

언제까지나 태초의 모습인  자굴산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도에도 없었던   억지로 개척하여 걸었던  산길, 그 곳에 남겼던 우리의   발자국도  이제  흙바람에

 실려 사라져 버렸겠지요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자굴산 정상에서 바라  본  "한우산"의 꼬불꼬불한 산길도 인상적이어서 사진으로 몇번이나 찍어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시절"이란 영화의 무대가 되었다는 꼬불한  산길"한우산" 을 자굴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재미도

유월의  더위에 살짝 맛 보는 미풍같았습니다.

하산길에는 등산코스를 제대로 확인하여 내조리로 내려 와

마을에서 모내기 하는 풍경도 보고

내조마을 정자나무 아래서  만난 할머니는 길을 잘못들어 고생한 우리에게 초등학생들도 뛰어오르 내리는

 산이란 말에 허탈해지기도 하였지만

 망개떡이 맛있었다고 하자 할머니도

망개떡을  맛있게 만들 수 있다며 다음에 놀러 오면 망개떡을 아주 맛있게 만들어서 대접하겠다며

할미탈같이  활짝 웃으셨습니다.

의령을 품에 안은 자굴산, 달콤하고 말랑한 망개떡과 함께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습니다.

 

 

 

 

 

 

 

뽕나무와 오디 

 

 

 갯멧꽃과 망개떡

 

 

산딸

 

찔레꽃

 

 

 

 

 

싸리꽃

 

 

 

 

 

 

청미래덩쿨(망개나무)

 

 

 

 

 

 

 

 

 

 

 

 

족제비 똥?

 

 

산딸

 

 

내조마을

 

 

 

 

 

 

 

 

 

 

 

 

 

 

 

 

 

 

 

 

 

 

 

 

 

 

 

 

 

 

 

 

 

헬기장

 

 

정상을 앞 두고

희고 맑고, 투명한 꽃을 만났지만 이름 알지 못하고

그래서 더욱 신비스런 고운 꽃...

 

 

자굴산 정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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