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거제 천장산

이바구아지매 2009. 5. 17. 20:34

.왕조산만 올랐다 하산하여 그냥 집에 가려니 조금 아쉽다.

 땀한방울 안 흘리고 집에 가면

너무 편한 산행이어서 남편의 뱃살은 지방으로  올라붙어 유세를 떨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번에 찾은 산은 거제의 천장산 (275m) 너무 낮다고? 천만에 

"하늘에는 '천장산,'

땅에는"'바닥산'이 ...

남편의 반대말놀이...

ㅎㅎ 어쨋거나 하루에 두개의 산을 타는 재미도 흐뭇하고 맛있는 산행이 된다.

경남 거제시 남부면 다포리 산 21번지에 소재한 천장산은

해금강 서쪽에서 바라보면 남쪽으로 툭 튀어나온 반도의 끝에 터 잡은 산의 모습은

아프리카 최남단의 희망봉을 연상케 하는 기묘한 형상이라고 한다

동쪽으로는 해금강의 절경이  눈 앞에 펼쳐지고 ...

 

 

 

 천장산 입구에 서 있는 남부면을 지도로 살펴보니 온통  아름다운 관광명소다

다포리를 지나 여차해변쪽으로 가면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그대로 쏙 빼다 닮은 천장산이 반도 끝에 대롱대롱 달려 있다.

 

 

소병대도 대병대도가 바다위에 둥둥 떠 있는 그림같은 마을에 바람이 몹시도  분다.

지중해의 어느 마을이 이렇게 아름다울까?

 

 

다대마을

 

 

천장산을 알리는 낡은 표지판이 비바람에 부대껴서 흉한 모습인을 하고 있는 표지판 뒤쪽으로 난 작은 오솔길로

들어서니  어두컴컴한 빛깔로 우리를 맞이한다. 아주 가느다란 햇살이 거미줄처럼 숲으로  얼기설기  기어들고...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숲은 하얗게하얗게 팝콘을 튀겨 뿌려 놓은 듯

그러니까  이 아름다운 하얀팝콘은  거제의 예쁜  하얀별꽃이다

별꽃으로  수 놓은 숲 ...숨이 딱 멎을것 같다. ...저 숲 어디선가  하얀 꽃요정이 걸어 나올것만 같다.

 

 

조금 더 산길 걸어 올라가니

지난 겨울의 떨어진 잎새들과 태풍 매미가 그랬는지 뿌리째 뽑아 죽여버린 나무의 주검도 보여 준다.

 

 

앗 또 별꽃이 ...

숲 속에 별꽃이 후두룩후두룰 떨어진다

어깨위에도 머리에도 그 하얀 별모양이 꽃비가 되어    흘러 내리기도 하고

바람이  나무를 마구 흔드니 별이 유성이  채 되지도 못한채 불발로  쏟아져 내리는듯도 하고...

 

 

 

숨이 딱 멎어버릴것 같다

별꽃이 딩구는 숲속 , 소지맘 별꽃을 손바닥에 하나,둘,셋  올려 본다.

이러하였을 것 하늘에만 별

숲속에는 별꽃이... 태초의 자연 본래 모습도 이런 모습이었으리라.

 

 

 

밤 하늘로 별꽃이 올라가서 별로 떤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지구별이 좋아서 땅을 바라보고 하얀 꽃등 밝혀주다가

땅 위에 사는 사람들이 좋아서 땅으로 떨어져 내리는 별꽃 ...

바람이 부니 별꽃이 가슴속으로 마구 날아드는것 같은 기분이란...

 이곳에서 맛있는 점심도 챙겨 먹고

도시락에 툭툭 떨어지던 별꽃을 그대로  아삭아삭 씹어먹고 싶지만

때죽나무는 있는 나무라서  조심해야 한다

어린시절,  여름이면 이 때죽나무 잎을 돌에 비벼서 강물에 풀어 구정물을 쳐서 고기를 잡아 먹었다

때죽잎의 푸른 진액이 강물로 흘러들면 헤엄쳐 다니던 고기들이 금방 힘이 없어지고 이내 죽어버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넓은 강에는 고기가 죽어 둥둥 떠 오르고 사람들은 신이 나서 강에 뛰어들어 소쿠리에 가득 죽은 고기를 건져 담았다

한 소쿠리 죽은 고기를 건져 집에 가져가면 엄마는 맛 있는 민물매운탕을 끓여 주셨다.

때죽나무를 갈아 구정물을 치고 난 강물은 오랜 시간 고기 썪는 악취가 나고 한 동안 강에는 고기가 없었다

몽땅 때죽나무 액으로 독살당했기에...

그래서 그랬을까? 우리지역에서는 때독나무라고도 불렀다.

 

 

 

터키 옥빛 ?

에메럴드 빛?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듯 ... 어떤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릴까?

 해금강의 바다빛깔은 그랬다.

 

 

이 곳은 한려해상국립공원 해금강지구

 

 

 

한려해상의 그림이 펼쳐지는 바다...

 

소지맘의 모자 뒤로 멀리 보이는 곳에는 "해금강테마박물관"과  그 너머로 도장포의 "바람의 언덕 "

"신선대"등이 있다.

 

 

 

 

어느새 천장산 정상에 올랐다

낮은 산이라서 그런지 정상이 어딘지 표시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겨우 275m 

하지만 그 어느산보다 조망은 훌륭하다.

 

 

 

5월의 날씨에도 녹음이 우거지는 산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고 작은 성이 있었는지

성터 같은 곳도 남아 있었고 초피나무가 가득한 야트막한 산

 

 

 

장사도가  보이고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라도 된다면 ㅎㅎ 바다를 마음껏 소유할 수 있을까?

 

 

이 곳은 이국적인  분위기로 아열대지방의 식물들도 많이  분포하는 것 같다.특히 후박나무가 많은 산

    아직은 미지의     어느나라  띠뜻한 남쪽지방처럼...

 아  참  지도에서만 본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닮은 곳이라고 하였던가???

 

 

 

 

 

 

 

땅에 하얗게 툭툭 떨어지는 별꽃이  이렇게도 아름다운 산

그 곳은 천장산이었다.

내년 이 맘때 다시 팝콘같은 별꽃을 보러   천장산에  소풍 와야겠다

오늘은 두 개의  섬산을 올랐다

거제도가 숨겨놓은 보물 산 (왕조산,천장산)두개를 발견한 기쁨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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