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후 3시를 훌쩍 넘은 시간에 산달도를 향해 달려갔다
산달도는 거제시 거제면 법동리에 속한 작은 섬이다 아직은 만나보지 못한 ...
우리는 거제시의 동쪽끝인 능포에서 출발하여
연초,고현, 모래실,사곡삼거리를 지나 거제면의 , 귀목정,옥산, 내간,왜간을 거쳐
법동리로 가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마침 지나는 길에 거제면에서 갯벌이 드러 난 내간 앞바다를 만났다.
소설가 윤후명 선생님은 며칠전 소설낭독회에서
젊은 시절 거제면의" 오수바다"를 만난 느낌을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름철, 한 낮에 만난 "오수의 바다"에 태양이 이글거리자 그 빛깔이 하도 기괴하여 갑자기
살인을 저지르고 싶어지는 바다였다"
나 살아오는 동안
그렇게 섬뜩한 바다를 본 느낌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아직 만나 보지 못하였는데
하도 강력한 작가의 느낌인지라 메모하고 기억해 두었다
이 곳 바다를 나 역시도 그런 시각으로 보려고 아무리 애를 써봐도
그런 느낌은 애시당초 들지 않는다
오수의 바다가 아니라서 그런가???
작가의 느낌처럼 결국 그 오수의 바다는 사람들에게 무참히 난도질을 당하고 말았다.
오래전, 욕심많은 사람들이 오수의 바다를 파묻어버린 것이다.
참 보고 싶었던... 이제는 이 땅에 존재하지 않는" 오수의 바다 " 그 바다와 이웃한
"내간 바다"에 섰지만 매립되어 사라진 그 바다의 기괴함을 느껴 볼 수 없음이 영 아쉽다.
어라~~ 가조페리호가 이 곳에?
7월 13일 오전까지 이 배는 성포에서 가조도까지 운항되었던 배였다.
가조도연륙교가 개통되는 바람에 가조도 사람들의 발이 되어 주었던 멋진 배였는데
할일없어진 배는 묶여서 고독하게 바다에 떠 있다.
산달페리호
밥동리 고당마을
산달도에 가려면 이곳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고현으로 가는 시내버스가 막 도착하고 법동리 아주머니가 차를 탄다
아주 오래 전 거제면은 들이 넓고 바다가 넓어서 거제의 중심지였는데
조선시대에는 말이다 (너무 옛날인가?)
음지가 양지된다고 이제 거제의 중심은 서쪽의 도시 고현으로 굳어진지 오래
너무도 조용하고 한가해진 거제면
마치 가조도에서 할일이 없어져 밀려 온 가조페리호를 보는 느낌.
배를 타고 산달섬으로 들어가려는 아저씨를 만났다.
이곳 법동리에 사신다는 아저씨는 우리가 찾아가려는 산달섬을 자세하게 알려주셨고
거제의 역사를 훤히 꿰뚫고 계시는 아주 유식한 아저씨였는데
산달도를 돌아서 이곳으로 나올때까지 열심히 자신이 알고 있는 거제도이야기를 거진 다 해 주신것 같다.
낙도 오지 산달도의 초등학교에 근무하며 섬이야기를 열심히 쓰신 아동문학가
원순련선생님의 이야기며
섬에서 바라보이는 산방산은 보는 각도에 따라서 달라 보이는 멋진 산으로
동부쪽에서 바라보면 여자의 음기를 닮았다는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셨고
거제에서 민간인으로 가장 먼저 2층집을 멋지게 지었다는(1972) 원길상씨이야기까지 ...
듣도보도못한 특별한이야기를 리얼하게 들려주던 재미난 아저씨
자칭 김정일의 장남 김정남을 닮았다는 남표니 ...비스무리하다.
법동리아저씨는 산달도에 친구를 만나러 가신단다.
이제 배를 탄다.
사진모델이 되어 준 할머니
나를 불러서 차를 가져왔느냐고 물으신다
그렇다고 하자 실리마을까지 태워주면 안되겠느냐고
다리가 너무 아파서 걷기가 힘들다시며.
산달도의 실리마을로 가실 두 할머니와 할아버지
다행히 할아버지는 오토바이를 갖고 오셨단다.
자신은 오토바이를 타고 가면 되니 두 할머니 꼭 좀 태워달라고 부탁하신다.
산달도를 보고 싶어 안달이 난 시간들
오늘은 섬을 만나러 바닷길로 가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바다갈매기가 통 안 보인다
혹 어디로 갔을까???
아니면 갈매기가 날지 않는 바다?
산달페리호의 끝부분
차가 많으면 저끝까지 싣는다니 꼭 바다로 떨어져버릴것 같아 겁난다.
바닷길을 10분정도 달려서 산달도에 내렸고 섬입구인 새배지길을 지나고 산전경로당도 지나고...
"아이구 참말로 고맙소 고마 다 왔으니 요개다 내려 주이소"
하고 실리마을에 내린 할머니들 덕분에 편하게 왔다면서 등굽은 모습으로 인사를 몇번이나 하신다.
두 할머니는 17~18세에 둔덕과 동부에서 시집와서 여태 이곳에서 살고 계시다고.
남편도 따라 내려서 인사를 한다
실리마을 골목길로 들어가시던 할머니들 본섬에 가셔서 무슨 볼일을 보고 오셨을까?
산전경로당
산달보건소
섬을 따라 돌며 만나는 풍경들, 바다, 그리고 배
산달보건소는 섬의 유일한 병원같은 곳
섬에는 대부분 연로하신 분들이 살고 계시는데
위급한 상황일때 얼마나 불편할까?
부부인듯한 두 사람이 어선위에서 부지런히 손놀림을 하고 있다
굴을 따 왔는지 고기를 잡아왔는지 무척 바쁜 손놀림이다.
굴종패를 매달아 놓은 풍경
조개를 파는 아주머니
굴껍질
굴양식장 풍경
굴양식장은 맨처음 굴종패붙이기로 시작하는데 부자를 매달아서 굴씨가 있는 바다로
찾아가서 바다에 떠다니는 굴씨를 적셔 굴껍질에 붙으면 말뚝박아 심어서 키우는 것이다.
차를 태워준 할머니들께 들은 '굴종패붙이"기를 알고 보니 어찌나 신기하던지...
바다의 우유라고 강조하는 굴
건너편 거제면 송곡마을에는 '굴구이'가 유명하다고 한다.
실리마을회관
산달도에 갔다
조용한 어촌풍경이 바닷가에 나와 놀던 풍경
아직은 현대화에 물들지 않은 작은 섬 하나를 돌아보니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 것 같다.
곧 육지사람들이 이곳으로 많이 몰려 들것 같은 예감이 드는 곳 ...산달도에서...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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