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와현해수욕장,공곶이,서이말등대

이바구아지매 2009. 7. 26. 19:54

.여름의 빛깔은 아무래도 바다색인것 같다.

깔깔대며 하얀 파도를 몰고와서 해변가를 거니는 연인들의 발모가지에 훽 감기기도 하고

모래톱에 살짝 스며들기도 하고 ...

 

벌써 한달도 넘게 산에 가지 못했다.

남편의 다리부상으로  덩달아 산에 못간 아내  그래서 오늘은 가볍게 산과 바다를 함께 돌아보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차를 타고 동쪽에서 남쪽으로 30여분 달리니 와현해수욕장이 눈 앞에 나타난다.

와현해수욕장 근처 초소옆에다 차를 주차시켜 놓고 우리는 걸어서 물빛이 맑고 모래가 고운 와현해수욕장을 구경하며

바닷가의 왼쪽으로 걸어갔다.

예구마을을  지나고 곧 공곶이 뒷산으로 올라서며 맑은 바다에 둥둥 떠서 깔깔대는 여름 풍경을 땀 훔치며 보는 맛이란...

 

 

 

해마다 여름이면 "바다로,세계로,거제로" 해양스포츠가 이곳에서   열린다.

 

 

 

표지판을 보니 누우래재와 서이말등대가 눈에 확 박힌다.

고운 이름 지은이의  아름다운 생각이 훗날 이 길을 걸어가는 이의 마음을 기쁘게 할줄을 미리 알았을까?

 

 

 

 

거제도의 아름다움이 확실하게 펼쳐지는 곳 ...올 여름도 지극히 감성적인 여행자들이 이 곳을 사뿐히 즈려밟고 가겠지

그리고 글로,사진으로 ,참 아름다웠던 지난 여름이었노라고 철 지난 행복을 되새김질할테지.

 

 

 와현마을과   구조라해수욕장의 수정봉도 보이고  더 멀리로는 외도와 해금강이 연인처럼

여름을 즐기고 있다 언제나처럼 바다에 발 담그고 서 있는 환상의 섬들...

 

 

 

 

 와현해수욕장 입구

 

 

 

우리부부는 활활 타오르는 불꽃같은 와현해수욕장을  남겨두고 좌측으로 꺾어 공곶이로 쉬엄쉬엄 걸어간다.

지난 5월에 찾아 간  공곶이는 노랗고 하얀 수선화가 지고 있었지만 종려나무숲과 몽돌해변이 무척이나 아름다웠는데

오늘은 공곶이 뒷산으로  올라 가서  산길따라 서이말 등대로  가는 야트막한 산행을 경험 해 보기로. 또 다른 모습의 공곶이도

무척이나 기대된다.

 

 

공곶이 가는 길에 와현해수욕장에서 주차단속요원과 피서객이 언성높여 다투고 있는 풍경을 마딱드렸다.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보기좋은 모습이 아니라 속상하다 어쨋거나 거제를 찾는 피서객들에게 최대한의 편으리를  제공하였으면 좋겠다.

 

 

 

 

여름이면 언제나  바닷가는 불붙는듯한  풍경을 피워낸다.

 

 

 

가던 길 멈추고 바다로 뛰어 들고 싶지만 순식간에 변덕쟁이가 될 수는 없는 일  , 모래사장에서 낭만을 써내려가는  풍경도 운치있어

잠시 내 안의 갈등이 소용돌이치지만  더운 여름날 뙤약볕으로 걸어가는 인내의 무한도전도 해 볼 만한 일이다고 굳은 의지를 재차 확인하고.

 

 

 와현바다는 언제나 그랬듯이 젊음으로 피어오른다.

통바베큐를 하는 모습도 언듯 보이고..

 

 

 

 노란 튜브를 타고 바다로 동동 떠다니고 싶은 가벼운 충동도 일어나고.

 

 

 

파도가 유혹하는  여름바다를 뒤로 하고

 

 

 

예구마을을 지나 공곶이로 향하는 길에 아주 특별한 풍경도 만났다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고래모양 튜브를 차위에 매달고 와현해수욕장으로 달리다가 그 풍경이 재미나서 카메라를 들이대니

멋진 포즈를 취해 주기도 하였다  차창밖으로 날씬한 팔을 훠이훠이 내젖기도 하고  브이를 그려주기도 하던 상큼한 젊은이들 ...

 

 

작은 숲에서 상수리나무를  만나 도토리가 모자 쓴 모습이 하도 앙증맞아 오랜시간 눈을 떼지 못하고...  즐겁게 혹은 그리운 시절로

되돌아가 보기도 하고 , 고 작은 도토리가 챙겨주는 유년의 뜰, 그리고 고운 빛깔로 켜켜히 포개놓은 추억꾸러미를 한줄로

줄 세우는지라  수십개의 고개를 넘어버린  뒤 돌아보기하는 기분...그래도 싱그럽다, 유쾌하고.

도토리묵 만들어 먹고  떡도 만들어 먹으며 밥도 지어 먹는다는 도토리가 모자 쓰고 여름햇살을 피한다.ㅎㅎ 귀욘녀석들.

 

 

 

 

 야트막한 고갯길에 서서 예구의 여름바다를 바라보니 공곶이 앞 내도(안섬)을 다녀오는 고깃배들도 간간히 보인다.

내도섬에는 17가구가 살고 있다는데  아직 그 섬에 발 내딛지는 못하였다

거제의 60개의 섬 돌아보기를 계획 세웠지만 섬에 들어가는 사정은 정말이지 쉽지 않다.

우선 날씨가 좋아야하고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는 시간이 맞아야하고 또 시간이  넉넉해야 하고 ...그래도 내도에는 꼭 가 보고 싶다.

 

 

 

후박나무인가? 공곶이 가는 산길에 정말 많다.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도 예쁘고...

 

 

 

 

 

 

 

 

 

 

 

 이번에는 공곶이 뒷산길로 가려고 ...지난번에는 고운 펜션들이 즐비한 오른쪽 길을 택하였지만

이번에는 왼쪽길로 간다. 그 동안  장맛비로 산길 곳곳에서도 물소리와 새소리가 고운 화음으로 들리니 더 심한 갈증이 느껴진다.

물 한바가지   벌컥벌컥 들이키고 싶어진다. 오늘은 물도 많이 챙기지 않았는데..

 

 

 

 공곶이로 가는 오르막길에 불도저가 한창 공사판을 벌려놓아 샛길로 산으로 오르려니 넘 힘들다

나무밑에 앉아서 콩을 까는 할머니께 길을 묻고 싶은데 더위때문인지 묻는것도 힘이 든다. 그래서 포기하고 ...

 

 

 

 우리처럼 새 길을 찾아 산길로 오르는것이 아니라 이정표를 잘못보고 우리처럼 고생하는 젊은이들 공곶이를 찾아가는데

수월한 길을 찾지못해 비 온 뒤의 푸석한 흙탕길을 마구 쓰데다가 바르고 착한 길을 알려주자 제대로 찾아 오르다가 숲속에서

우리랑 또 만났다 부산에서 왔다는 젊은이들의  땀에 절은 모습으로 활짝 웃는 모습이 공곶이랑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며...

 

 

짧은 시간을 함께 걸으며 부산에서 온 예쁜 아가씨가

"공곶이는 다 와 가요?"

하고 묻자

"예 다와 갑니다 "

 하고 남편이 얼른 대답한다 

"아니요 이제 시작인데요  진실을 말해줘야지  산행길에서 물으면 힘들지 말라고 한시간도 더 남았는데

5분 남았어요 곧 정상이에요 라는 언듯 들으면 기분좋지만 그렇게 심하게 시간을 갖고 놀면 안되지..."

좀 힘든 코스가 남아있고 제법 가야 한다고 사실대로 말해주고 . 힘든 코스도 버티고 있다고 하였더니

각오를 새롭게 하는지 고개를 주억거린다.

 

 

 

 

 

 저 바다에 누워 있는 섬은 외도보타니아.

 

 

 

 질퍽이는 길을 쑥쑥 빠져들기도 하고 동백나무,후박나무가 가득한 숲속을 햇살도 끼어들지 못하는 산길을 얼마나 걸었을까?

시계를 보니 3시간째 걷고 있다  간간히 숲속에는 임도도 아닌곳에 군용차가 지나갔는지? 차바퀴가 힘있는 모습으로 흔적이 남아 있다.

 

 

 

 

 

 

 

 

이제 서이말 등대로 간다.

 

 

 

 

 

 

 내도(안섬) 딋편에서 바라 본 모습

 

 

 

 

때죽나무

 

 

 

드디어 서이말 등대에 도착  

 

 

 

 우리먼저 서이말 등대에 도착하여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고..

 

 

 

코발트색 바다물빛이, 파란 하늘이, 배가 그리고 사람이 ...한테 어우러진 서이말

 

 

 

 

 아무라도 좋다. 저 곳에 서면 모두가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오늘은 기어코 바닷가로 내려 가 보았다.우아~~감탄사만 연발~~

 

 

 

 잘했어 정말 선창가로 내려 가 보길...

 

 

 

 

 

 

 

지중해의 에게해 바다가 이만큼 아름다울까? NO~~

 

 

 

 외도,해금강, 그리고 소지맘

 

 

 

 

 

 

 

다시 찾은 서이말등대 ...  하얀 등대가 파란 하늘을 이고 섰다.

오늘 '파랑주위보'는 내리지 않았다.

 

 

 

 등대의 앞 계단에도  앉아 보고.

 

 

서이말의 소나무

 

 

 

 

 

연지봉에 꼭 올라봐야 하는데 고작 300m 남은 지점에서  남편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더 이상 산을 오르지 못하겠다고 한다.

통증은 허리까지 올라와서 힘이 드니   혼자 다녀 오라고 한다 그깟것 하고 혼자 오르려다 잠깐 생각 해 보고  포기했다.

혼자 남겨두고 가는 연지봉과 와현봉수대가 무슨 특별한  의미가 있을라고?

 

 

 

 다시 원점회귀 하면서.

 

 

 

 

 

 

그 동안 비가 하도 내려서 길위까지 흘러내리는 물속에도  하늘이 내비친다.

서이말 등대를 돌아 나오면서  길위에서 수 없이 만난 풍경 ...임도길에서

 

 

 

고라니가 출몰하는 지역이라  서행하란다.

숲속에서 부시럭대는 소리가 들리기도 하였지만 고라니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그 동안 내린 비로 길 위가 빤짝인다.

 

 

 

소지맘의 뒤로 보이는 구조라해수욕장과 수정봉이 펼쳐지고..

 

 

서이말 등대를 돌아 나오면서 언덕위에서 바라 본 와현해수욕장 , 다소 어두컴컴하지만 C 펠리스 호텔도 보인다.

저 호텔에서 묵으면서 외도,해금강,서이말등대를 바라 보면 아름다웠노라고 여행기를 남겼던 글을 읽고 와서 보니 정말이지

아름다움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와현마을 ...작년에는 이곳에 메밀꽃이 활짝  활짝 피어 마치 소금을 뿌려놓은 듯 고왔는데

올해는 통 보이지 않는다.장맛비로 개화시기가 늦어지는지?

 메밀꽃은 7월말에서 8,910월까지 핀다고 하더니만 따뜻한 남쪽나라가 올해는 조금 추웠나보다.

 

 

 

 길위에서 걸어 온 길을 생각한다

지금도 걷고 내일,모레 ...그리고 살아가는  날 동안은 언제고 또 걸을것이다.

남편과 함께 아름다운 관광지를 산행처럼 걸어 보았다.

왕사탕을  길위에다 놓고 탁탁 깨뜨려 그 달콤함을 맛보며 살아 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기를 바래본다.

  서로를 사랑하며 ,서로를  이해하며

검은 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함께 걷기를 약속하며 ...서이말 등대를 느릿느릿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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