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섬을 한바퀴 돌아 본다
해 떨어지는 시간의 어촌 풍경...서정적이고 낭만적이고 ...
일몰이 내리는 가조도, 어촌에서 만난 농촌같은 목가적인 풍경도 담담하게 좋고 ...
해가 하루 일과를 끝내고 바다로 돌아가는 시간 ,느릿느릿 걸어가면서 아주 오래전 기억속에 들어앉은
추억의 모습들도 만날 수 있어 즐거운 비명을 내지러기도 한다.
이 때 함께 간 남편은 언제나처럼 검프족이 되어 1km이상 떨어져 달아나고 있어도 개의치 않고 석양을 따라 가는 기분이란~~
가조도에 홀딱 반했다고 하는것이 딱 맞겠다.
바닷가에서 만난 사람들은 또 어찌그리 친절하던지, 하루 세번 다닌다는 시내버스도 혼자 걷는 작은 여인을 담박에 알아보고
차를 세워주려고 폼을 잡아 감동을 주었고, 타박타박 걸어가면서 깊은 밤을 만나도 겁나지 않을 그런 상쾌한 기분 ...
옥녀봉 하늘 귀퉁이에 뜬 낮달도 친구같고 , 칡넝쿨 가득한 풀밭에서 자식같은 송아지들을 품에 안아주며 좋아서 어쩔줄 모르는 가조도 할매
사진을 듬뿍 찍어달라고 소리치며 지난 6월 21일에 태어난 할매의 송아지들을 꼭 기억 해 달라고 요청하던 귀여운 할머니가 사는 가조도
큰 섬에 살다보니 섬에 산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고 사는지라 이렇게 작고 예쁜 섬을 걸어가는 기분은 말로,글로 표현함의 미미함이 아쉽기만..
계도마을을 지나면서 만난 풍경몇개는 어쩌면 나 살아가는 동안 가장 아릿한 느낌을 주는 풍경이 될지도 모르겠다.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풍경 (모깃불을 만들어 놓은건지? 불때서 밥 하는 풍경이었는지, 석쇠에 고기를 굽고 있었는지?
언덕 위의 작은 교회는 또 어떻고 유년의 뜰에 잠재워 놓았던 풍경을 다시 일깨워 놓은 풍경이라니...
곰방대 비슷한 걸 들고 언덕베기를 졸졸 타고 내려 오던 하얀 옷을 입은 백의민족 할배도 일몰에 물이 들고
"그거 운지버섯인데 보약 캐 오셨네요 달여 먹고 건강하고 더 예뻐지세요 " 라고 말씀하시던 육지에서 온 손님의 다정함까지...
가조도는 그런 섬이었다.
느릿한 걸음으로 밤새도록 걸어도 지루하지 않고 편안할것만 같은 섬을 그렇게 걸어보았다.
바다를 조금씩 떼어 씹어보며 짭쪼롬함을 맛 보는 기분이란...휴~우 바다를 그냥 꼴깍 삼켜버리고 마는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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