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을속에서...

이바구아지매 2009. 9. 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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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올리비에의 책  <나는 걷는다 >

를  들고 아침부터 산에  올랐다.

9월의 날씨는 알맞게 선선한 날씨라 

 잠깐씩이라도 책속으로 걸어 가 보는 시간을 억지로 만들기로 작정했다.

 독서의 계절  가을이니까...

며칠전부터 남편이  읽기 시작한  좋은  책이 있어 눈독 들이며 기회를 노리고 았었는데 

남편이  출근하자마자 이때다 싶어  

당장  챙겨서 상쾌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아침산으로 오른 것이다.

올 가을에는   멋진 두 권의 책을 정독하여  읽어 볼 생각이다.

아주 많이 두꺼운 책이지만

긴 여정으로 실크로드를  걸어간다고 생각하며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걸어 간 길을 따라 간절한 설레임으로 책속에서  함께 걸어 볼 생각이다.

그가 걸었던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 느림,비움,침묵의1099일의 힘겨웠음을 나름대로 생각 해 보며...

 

언제부터인가 걷는 즐거움을 글속으로 녹여내는   사람들의 향기에 빨려들어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만

밉지 않다.

책을 펴서 막 읽기 시작했는데 눈 앞에 툭 하고 소리내며 떨어지는  빨간 담쟁이 한 잎,

 주워서 책속에 끼워 보니

 재미까지  느껴지며   유쾌해진다.

 

 

 

 

 

 

프랑스의 정치,경제부 기자출신이었던 베르나르 올리비에 ...

 

결코 젊지 않은 나이,

  예순이 훨씬 넘은 나이였다고 생각된다.

그가 목숨 걸고  걸었던 많은 시간들이 이  두 권의 책속에서  숨죽이며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주위의 만류가 대단했지만   혹 죽음이 달려든다해도   맞서겠다는

불굴의 각오로  도전한  베르나르 올리비에

그가 걸어낸  '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중국의 시안까지 '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는  호기심 가득찬 유럽의 한 사내가 

 고집 피워  끝없이 노력한 결과물이다.

 

올 가을에는 나도 그를 따라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 눈으로  걸어 볼 참이다.

 

 

 

 

 

 

 열심히  독서를  하는데  해방꾼 코스모스가

 곁에서 살랑대며 꽃바람을 일으키며

여심을   흔들어 녾는다.

 

 

 

그래 잠깐만  코스모스한테 홀려 보자  

  그 또한 좋지 않은가?

 

 

책을 덮고  이내 가을풍경속으로 푹  빠져...

 

 

이러면 안되는데 ...

그 놈은 멋있었다 .

코스모스 꽃길로 자전거 폐달을 힘껏 저어가는 그 놈 말이다. 

아 참 아름다운 분위기 ...

학교 가는 길인가 보다 .

자전거 폐달 밟는 소리가 명랑하게  딸깍대며 가을속으로  달아난다.

 

 

 

 

 코스모스 꽃길

 

정자,순애,덕임,일연,종순,말순이,복순이, 명자,둘자가 무더위에도 아랑곳 않고

  여름내내 가을을 심었던 노고로

가을꽃이 더 곱게 피어났다.

 

 

 

시간이란 놈은 참말로 빠른 촉새다 어느 새 쪼무래기들이 학교를 파하고

  학원에도 가지 않고  산에 올라 와서 땡땡거린다.

불러서 물어보니 학원은  다니지 않는단다.

노는 모습이  어린시절 내가 하고 놀았던  모습과도 얼추 비슷하다.

그래, 공부, 그딴거  별것 아니야 실컷 놀아 ...

그게 가장 어린이다운 모습이야  

 

 

 

 

정자로 우당탕탕 뛰어올라갔다가 다시  뛰어 내려 왔다가 ... 

 

 

 

 

학교를 파하고 곧장 집으로 달려 가긴 싫다는  악동들

저이들끼리 우루루 몰려 다니며   놀고 싶단다.

마음껏 놀 수 있는 적당한 놀이공간이 없는 아이들이라 이렇게

산책로가 있는 산으로 올라 온단다.

 

 

 

숙제걱정, 시험걱정도 하지 않는 악동들인 요만한  때가  맣이 부럽다.

다시 돌아 가 보고 싶은 유년의 뜨락....

 

 

 

떨어진  담쟁이를 보자 다시 허허로워진다.

하나는 외로워 둘을 짝 지워 빈 의자에 올려도 보고...

담쟁이가 이곳저곳에서 툭툭 떨어지면

쓸쓸해서 어쩔까???

 

 

 

 

강물은 유유히 흐른다.

늘 그자리에서 언제나 같은 속도로

하지만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시시각각으로 달라지는 것

언젠가는  빠르고 경쾌하게 흘러가다가

또 언젠가는 슬프거나 우울하게

변덕스런 인간의 마음빛깔에 따라 흐르는  물빛도 달라지는거다.

 

 

 

또 다른 아이들이  모여 들었다.

그러자 하하호호 웃음으로 넘치는 산이 되었다.  

산을 찾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산을 닮았다.

깔깔거리는 맑은 소리는  강물소리와도 잘 어울리는 고운소리가 아닌가?

 

 

 

 

예쁘고 고운 손들의 모임

호박이 함께 어울리니 또 다른 가을 풍경이 태어난다.

 

 

아이들도 마음대로 생긴 호박을 참 좋아한다.

 

 

 

 

 

둥글둥글 호박같은 세상에서 꿈을 펼치고 싶단다. 

 

 

 

 

귀여운 은지... 

 

 

친구들이 말하는 은지는 넘 예쁘고 착하다고

정말 그래 보인다.

아주 착한 모습으로 포즈도 취해주고... 

 

 

 

 다리가 넘 예뻐서 다리모델이 되고 싶다는  ...

그 애의  이름을 듣자마자  금방 까먹고 말았다.

빨강머리 앤 아지매가 톡 하고 까 먹었지 네 이름을  말이야.

 연초초등학교 5학년에 다니는 친구야,  넌 정말 다리가 이뻐 ....

 

 

 

 은지는 어떤 포즈를 잡아도 그림이 좋다 분위기가 살아나는 아이

인터넷속의    얼짱을 꿈 꾸는 아이 ...

친구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학교 얼짱인 은지...

 

 

전요 나는것이 꿈이거든요

그래서 날마다 훨훨 날으는  연습을 한답니다.

언젠가 새처럼 자유롭게 날아서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까지 날아갈겁니다.

그리고 원숭이빵나무도 만나고 돌무화과나무도 만나볼겁니다.

저 날아볼게요 아줌마~~  

 

 

 

 

 정말 예쁜 꿈을 가졌구나

다른 친구들이 샘낼까봐 말을  아꼈지만, 

 넌 정말 이쁘고 귀여운 소녀야

언젠가는 꼭 날 수 있을거야

이 세상은 너를 위해 존재하고 있단다. 

라고 말해도 좋을만큼 이쁜 아이다.

]

 

 

 

요즘 아이들은 다리가  쭉쭉빵빵이다

서구적인 체형을 가진 아이들

아이들이 쑥쑥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면  시시각각  정말 예쁘다.

꿈을 먹고 자라는 아이들  그들을 지켜 주어야 할  어른들....

 

 

 

어느 새 해가 늬엇늬엇  서산으로 기우는 시각

공간이동을 살짝하여  코스모스 둑길을 달리는 아를 따라 간다.

 

 

 

 

 

 

 

 예쁘다

코스모스 꽃길이...

내년에도 그 다음해도 이렇게 예쁜꽃으로 피어나는  꽃길었으면 참 좋겠다.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지 않은 사람들은 요기로 오세요

고운 꽃닢 날리는 날 ,둑방길을  걷다 보면  사랑도  꼬물꼬물  피어날것 아닌가여?

 

 

 

어둠이 내려도 좋다.

   그냥 이곳에  오래오래  머물고 싶다

바쁘게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도 잊은채 ...

이제 계절은 가을속으로  깊숙히 들어왔나보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처럼 나도 걷는다.

이스탄불에서 시안까지는 아니더라도

고향길인 연초에서 가을동화속을 나붓나붓 걸어본다 .

길 위에서 만나는   펄펄 살아  움직이는 가을을 꼭꼭  씹어 삼키며...

 

(연초면 열녀천 등산로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