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 오르면 그리움도 함께...

이바구아지매 2009. 9. 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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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햇살이 서산으로 달려가는 시각,

언제나처럼 낭만파 '빨강머리 앤' 서정적인 가을 풍경이 참 좋다고

감탄을 해대자 운전을 해 가던 선배님이 기어코 뚝방길로 차를 몰아 가신다

터덜터덜 앙살스런 차가 풀을 휘감고 도는   엔진소리를 들으니 스크류가 휘감기며

덜덜거리던 '타이타닉호'가 생각난다며 살짝  겁을 집어 먹으면서도  좋아서 박수를 쳐 대니

함께 타고 가던 친구가

"아이고 알라다 아무리 봐도 너는 알라같은기라..."

그러거나 말거나 좋으면 좋다고 표현한 것이 잘못인가?

코스모스 뚝방길로  달려가는 기분만해도 올 가을에 느끼는 최고의 기분일텐데

게다가 이렇게 특별한   풍경을  만날줄이야 ...

강물은  고고하게 흐르고 뚝방길에 가을꽃들이 하늘거리고

잘 익어서 영근 강아지풀도  고개 끄덕이며  가을속에 시인이 되어 선 날..

강 건너 또 하나의 뚝방길에 하얗게 연기가 피어오른다.

파르스름한 연기가 하늘로 오르고 번져나가는 풍경은 또 얼마나  아릿한지..

언제나 앤의 호주머니속에 볼록하게 들어있는 디카를

급하게 꺼내서  창문으로 살짝 찍어 본다.

선배님은  '  앤' 의 마음을 금새 읽어내고는 차를 세우고

살짝  빗방울 내리는 창문을 내려 주시고....

감동감동...앤의 감동은 끝없이 이어지고...

 

 

 

 

처음 뚝방길로 들어선건 예쁘게 핀 코스모스를 만끽하려고 왔는데

언제나처럼  생각도 못했던 멋진  풍경을 만나서 횡재를 하였다.

뚝방길에 연기를 피어올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바라만 봐도 눈물이 찔끔나는 연기속의 아득함

연기 피어오르는  저 뚝방길 너머 마을은 연초면 연사리 효촌마을..

저 마을만 보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다북하다.

어린시절 외할머니로 착각하고 졸졸 따라다녔던  큰 외숙모,

날마다 찾아가서 징징거렸어도   따뜻하게 안아주시던 외숙모.. 그녀의 큰 품이 언제나 그리워지는 작은 시골마을...

외가는 오래전 이 마을을 떠나갔지만 마음속의 외가는 저 연기속에서 아릿함으로  피어오른다.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어느 가을 날  오후 ,

 

 

 

 

왜 불을 피우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바라만 봐도  눈물이 살짝 볼 타고 내리는 아득함도  좋다.

외가와 마음 넓은 외숙모, 그리고 알콩달콩 유년을 수채화보다 더 곱게 수 놓아 준 외사촌들...

내가 기억하는 사람들은 이미 이 세상 소풍 끝낸 사람들이 더 많아 그냥 서럽다

보고 싶은 얼굴들이 연기속으로 둥둥 떠서 유영을 한다.

 

 

 

언제까지나 눈물을 찍으면 안되지 ...

앤은 언제나 웃어야 하거든 ...

뚝방길로 달리는 기분 ...소 달구지를 탔다면 더 멋진 영화가 되었을지도 ..

그 무엇이라도 언제나 아쉬움은 남는 법

그런데 눈 앞에 나타난 멋진 배우가 있네 ... 혹시 '브레드 피트'?우아 그 바쁜 시간에 어찌 짬 내서 오셨나?

 여기가' 보우'강인줄 알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우강 ....(옮긴 사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의 스틸사진인가? 

 검색하여 찾아 낸  낚시하는 풍경

.새피아색이 아득한 그리움을 더 자극한다.

아마도 저 강은 '보우'강이었을거야

앤도  저 강에 가봤거든 ㅎㅎ

요 다음에는 보우강에 가서 낚시도 한번 해 볼까나???

그럼 잘 생긴 '브레드 피트'가 찾아 와서 함께 낚시를 하자고 할지도  몰라 ㅋㅋ...

 

 

 

 

 

 

 

잠깐의 환상을 반납하고 다시 현실로 공간이동 ㅎㅎ

하지만 연사천이 보우강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인것 같은데...

낚시에 열중인 사내의 뒷 모습도 강이랑 무지 잘 어울리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 지겨워서 어찌할까 생각해 본 날들이 조금전까지만 해도

앤의 생각이었는뎅 ... 

오늘 보니 바라만 봐도 멋진 걸!!!!

 

 

 

 

 물은  똥물 비스무리한데 저기서 잡은 고기 오염되어 어찌 먹냐니

친구가 그런다

"똥붕어는 적당하게 꾸정물에서 사는거야 "

"오잉 똥붕어는 또 뭐지?"

"이름이지... 똥물에서 사니까 똥붕어라고 불러... 고것이 약이야 . 사람한테  얼마나 좋은데...."

어이똥붕어이야기에 비릿함이 슬핏거리며 몰려 와서 바람결에. 콧속으로 기어드는 느낌이 든다고...

 

 

 

 

 

저 사내는 아침부터 똥붕어를 잡고 있었을까?

바케스 속이 참 궁금하다 얼마나 잡았는지??? 

설령 많이 잡았다고 해도 몇 마리 달라고 할 생각은 없다

비린내가 역겨워서 싫다

설령 약이 된다해도....

 

 

 

 

순간 사내가 월척을 하였는데 그 멋진 순간을 놓쳤다

옆 자석에 앉은 친구가 그런다

"니 초상권 침해란것 알제  단디해라 잘못하면 욕 디지게 먹는다..."

그래서 그 절묘한 앞 모습을 놓치고 말았다

요럴 때를 대비하여 살짝 친구는 떨구고 왔어야 했는데...

....

 

코스모스 뚝방길을 끝없이 달려가기만 했어도 좋아서 환장하던 앤이

또 하나의 풍경으로 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보다 더 아릿한 낚시터의  풍경까지

카메라에 담았으니

오늘의  수확 ...찐하고,아릿하고 가슴뭉클한 그리움까지. 가득챙겼으니 ...

 

(연초면 연사리 뚝방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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